
내 가을은 아직도 머플러 속에 숨어 있다
허기처럼 오고 있었던 거야 하룻밤 안부가 왜 길었는지 모른채 바람파도에 휩쓸리며 열아홉의 가을날을 움켜쥐고 아직도 10월의 거리로 못 나간 내 가을이 서글피 울고 있었어 맞아, 아직도 내 열아홉의 가을이 환영처럼 울고 있었던 거야 환청처럼 들렸던 거야 아직도 그 길모퉁이에 서성거리고 있었던 거야 그러게 나만 몰랐어 그 거리에 나만 없다는 걸 핑크빛 시절에 갇혀 있던 내 열아홉이 얼굴을 파묻은 머풀러 속에 아직도 그리움으로 숨어 있다는 걸 이 불혹의 가을에 그 축축했던 기억들을 끌어안고 갈참나무 낙엽이 되어 아주 무겁게 흔들리고 있었던 거야
그래 맞아 내 가을은 아직도 머플러 속에 숨어 잇었던 거야
- 글, 가향 朴東月 / 우울증 잠 못 이루는 밤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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