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1. 모나리자 편 목련 시리즈 퇴고.

2011. 10. 29. 18:30님들의 시와 시조

[스크랩] 1. 모나리자 편 목련 시리즈 퇴고.

2011.05.02 09:17 | 님들의 시와 시조 | 고란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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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1

        모나리자    




한겨울 목련 보자

雲門寺 뜰에 서다


가지 어디에도

꽃 필 생각 없는데


비구니

뒷모습 보다

마음 눈 뜨고 있다





목련 2

        모나리자




겨울 독경 멈춘 밤에

둥근 달이 뜨다

돌담도 경계라고

속세 연을 막았어도

잠 못 든

비구니 마음

가지 위에 앉았다








목련 3

        모나리자




오늘일까 내일일까 빈 가지 바라보네

가끔은 구름 불러 꽃인 양 피워 놓고








목련 4

       모나리자




쉬이도 검을 곳에 살자 하는 너를 본다

나는 이곳에서 달아나자 하거늘

올해도 

표백의 네 앞에서

나만이 검으리라








목련 5

       모나리자




보일 듯 보일 듯이

저마다 들고 있는

봉오리 속 사연들은

훔쳐보지 않으려네


남이나 

알지 못하게

꼭꼭 감춰 놓게나










목련 6

       모나리자




뜰에 핀 목련을 바라보다

하얀 나비 떼로 착각하고

지나던 바람

가지를 흔들면

행여 네가 날아갈까

마음 졸인다









목련 7

      모나리자




올해도 난

너의 화병이 될 수밖에






목련 8

      모나리자




수줍은 듯하면서도

눈부신 자태

방금 욕실을 나온 여인처럼

한 점 티끌도 없구나

칭찬에 인색한 사람들마저도

오죽하면 너를

봄의 여왕이라 했으랴











목련 9

       모나리자




달빛 고운 오늘 밤이다

춤사위에 취해도 좋을









목련 10

       모나리자




그녀의 실어증(失語症)엔 묘약이 없다

사랑의 기적만을 바랄 뿐










목련 11

       모나리자




불 켜줄 이 누구인가

사월이 가기 전에 꽃등을 켜고 싶다









목련 12

       모나리자




정토가 어디 있어

너는 꿈을 꾸는가


바람이 먼저 가고

구름 먼저 가고 있네


千 年 道

닦는다 해도

蓮華 아닌 너를 두고







목련 13

         모나리자




사월과 오월 사이

경계에서 지는 꽃잎


가신 님 모습인양

가만히 주워들고


하늘을 바라만보다

가슴속에 묻는다









 

                 

목련 14

        모나리자





연서를 드리려고 뜰로 나갔었네

사월이 지난 줄은 바보처럼 모른 체










목련 15

         모나리자




혼자 남을 모습만은

차마 볼 수 없었나


해마다 사월이면

눈부셨던 꽃송이들이


문 꼭꼭 걸어 잠그고

나오지를 않더라









목련 16

         모나리자




이젠 간다기에

아차 싶어 달려갔네


살다보니 잊었다고

변명이나 하려해도


흔적 다

지우고 갔네

바람만 두고 갔네









목련 17
          모나리자




4월이 가기 전에

너는 떠나고

오늘은 비에 젖는 빈자리

내 마음도 함께 젖는데

영원으로 가는 길이라지만

그리 서둘러야 했는지,

내 사랑 저버린 너를

이렇게 못 잊는 것은

생의 단 한 순간도

추한 모습 보이지 않았던 네가,

네가 너무 좋아서










목련 18

         모나리자




주고받던 얘기들이

빗소리로 떠도는가


가도 아주 가고

집은 텅 비었는데


아직도 

곁에 있는 양

들리는 목소리는











목련 19

         모나리자




꽃잎 다 떠났어도

나 이제 볼 수 있네


빈 가지 가지마다

안길 듯한 그대 모습


숱한 날 사무치더니

계절 없이 보이네









목련 20

         모나리자





그대 손인 양 빈 가지 흔들리네

어디 쯤 가시는가. 사월 하늘만 바라보고











목련 21

         모나리자




한 평 반 흔적조차

남기를 마다하고

내 속의 생명 되어

머물자 애쓴 그대


어떻게 

지켜야 할지

믿은 님만 가엾다












목련 22

         모나리자





그녀는 

히픈 웃음 대신 언제나

미소를 간직했었다


그녀는 

히픈 수다 대신 언제나

생각이 많았었다


어느 한 곳 꾸미지 않았어도

꽃 중의

꽃이었던 그녀가


생과 사 갈림길에서 두려움 하나 없이

혼자 

이별을 준비한 걸 보면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독한 여자였다

그녀는 














목련 23

         모나리자




그대와 

꼭 닮은 사람을                             

이 세상에서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도 몰라


어쩌면 

세상 

비웃음의 화살을

모두

맞으려 할지도 모르지.











목련 24
       모나리자




다 쓰지 못한 이생에서의 이야기

來世로 가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