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사랑은 동사다_서 안 나

2011. 10. 29. 13:54시화자료 모음

 

[스크랩] 사랑은 동사다_서 안 나

2011.10.29 13:29 | 님들의 휴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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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본 : Timeless_f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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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동사다 _서 안 나


쓰다.

어깨에 지느러미가 돋았다
어항 속 애인의 머리를 만지면 물풀이 자라났다
애인은 가늘고 길게 흔들렸다
나는 납작한 애인의 꼬리에 집착했다
사랑한다는 것은 미끄러운 애인을 따라잡는 것이었다
모든 풍경들이 물거품처럼 사라지곤 했다
하루는 인간이었고 하루는 어족 이었다
봄이 되면 지상의 한쪽에 얼굴을 드러내
가끔 숨을 쉬곤 했다


뱉다

애인도 나를 뱉어냈다
어느 저녁 어항 속에서 걸어 나가 버렸다
애인과 나는 분수처럼 나뉘어버렸다
나는 어항 속에서 밤 새 애인 흉내를 냈다
물 담배를 피웠다
떠나간 애인이 돌아온다면,
허벅지를 열어 뜨거운 바다를 보여준다면,
애인은 연어가 되어 나를 습관적으로 찾아온다면,
내가 큰소리로 웃는다면, 지루한건 우리들뿐이었다
나는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할 권리가 있었다


흔들리다

달라진 건 하나도 없었다
피를 찍어 시를 쓴다던 랭보의 말은 유물이 되어
어항 깊숙이 가라앉았다
떠나간 애인들을 그리워했다
누군가 불을 켜면 여러 곳으로 흩어져 숨기도 하였다
우리는 한가했으며 고독한 얼굴들이 찾아와
젖은 시를 읽고 가곤 했다
나는 물풀처럼 늘 붉게 흔들리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