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수와 아파트

2011. 11. 4. 11:24님들의 시와 시조

글 / 모나리자 사진 = 



                         사진/ 청도 홍콩거리



누군가의 고향 故響을 지우러 가는 길은
인적이 아주 드문 새벽길이 제격이다
사는 게 급하다해도 편치만은 않아서

선택된 골조물이 하늘로 솟는 동안
이웃집 논밭에는 금화가 익어갔다
꽝꽝꽝 새 떼를 따라 망치소리 달려가고

최신식 고려장을 외면이야 하겠는가
쉬이는 썩지 않을 견고한 무덤인 걸
못이야 충분히 박지 천 년도 갈 명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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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파트 현장에서 목수로서 일을 하는 장 시인이 쓴 "목수와아파트"
는 그가 아끼는 작품중의 하나로 여겨진다
아파트 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공정이 골조를 올리는 것이고
이 골조를 올리는 작업에서 목수는 절대적 역할을 한다
평화로운 시골에 아파트가 들어서고 보면 고향은 없어지고 그 자리를
쉬 썩지도 않을 그런 건축물이 들어선다
시골 어디를 가도 고층아파트가 자리하여 경관을 해치고
자연의 아름다움이 손상 되어 감을 목격한다
아파트라는 괴물이 많은 것을 삼켜가고 있다
이러한 고층 아파트를 올리는 노동의 질은 힘들고 험하다고 할 수 있다
춥고 덥고 비가 오고 바람 불고 눈이 오고,

노동의 조건 또한 넉넉하지가 않다 든든한 아파트 골조가
세워지기 위해서 목수는 단단한 못을 수 없이 때려 박아야 한다
그러나 어쩌랴 모든 것을 인내하며 주어진 시간안에 수행해야 하는 일들
못 대가리를 망치로 치듯이 그렇게 가슴에 못질을 하는 것이 인생이다
장 시인 자신도 자신의 가슴에 수많은 못을 박을 자리가 없는 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제는 인생에 도통을 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의 얼굴을 보면 인생의 깊은 내면에 이미 닿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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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백지 2010.12.20  20:09 

고란초님

숲속눈길따라 왔습니다
그것도 방긋님 시를 업고서 말예요................................ㅎㅎ

 고란초 2010.12.22  10:15 

하얀백지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러셨군요. 숲속 눈길에 님께서 뒤따라오신 것도 모르고 혼자 걸었는데....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시까지 등에 업고 오실 줄이야.
정말 고맙고 눈물이 핑 도네요.
하얀백지님, 모나리자시인님 항상 건강하시고 오늘도 행복한 날 되시길 진심으로 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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