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

2011. 11. 7. 10:29야후님들 방




深谷 = 깊은 골짜기  

極遠誰能倒那邊 = 깊고 먼 이 곳에 그 누가 이르리
극원수능도나변

片雲橫掛洞門前 = 조각 구름 한가로이 골의 입구에 걸렸는데
편운횡괘동문전

其中勝境無人識 = 이 가운데 뛰어난 경치를 아는 이 없어
기중승경무인식

明月淸風弄碧天 = 명월과 청풍이 푸른 하늘을 희롱하고 있다.
명월청풍롱벽턴

- 나옹혜근(懶翁惠勤) -

  나온(懶翁 1320~1376) 스님의 "깊은 골짜기(深谷)"라는 시다
말씀은 깊은 골짜기를 이야기 하고 있으나 내용인즉 자신만이 도달한

높고 깊은 선경(仙境)을 의미한다, 선사들의 선시는 언제나 그렇다,
사물과 풍경을 이야기 하고 있으나 그 말 속에는 언제나 자신이 터득

한 깨달음의 경지와 독보적 정신세계를 은근히 드러내고 있다,
만약 그것이 없으면 선사의 선시라 할 게 없다,

  나옹 스님은 우리 불교사에 자랑할만 한 매우 훌륭하신 도승이다
특별한 행적도 많다 문장과 지견이 남다르다,  그래서 좋은 시가 많이

전하며 스님의 토굴가(土窟歌)는 아직도 선불교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입에서 떠나지 않고 있다,

  깊고 먼 이 곳이 그냥 깊기만 한 것이 아니고 흰 구름 한 조각이 동구
에 가로걸려 있어서 풍경이 얼마나 깊은 지를 가늠할 길이 없다, 그 뛰

어난 경치를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 나옹 스님의 그 훌륭한 선의(禪
意)와 선기(禪機)를 누가 감히 짐작하겠는가, 그야말로 불불(佛佛)이 

불상견(不相見)이나 도인만이 도인을 알아본다, 그래서 명월과 청풍만
이 푸른 하늘을 희롱하고 있다고 하였다, 한 평생 자신의 생애를 다 바

쳐서 이르러 온 지극한 도의 경지를 이렇게 아름다운 시어를 통해서 그
리고 있다, 곰씹고 음미할수록 참으로 숨이 막히는 절창이다,


                                               110628     唯  心  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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