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9. 18:53ㆍ님들의 시와 시조
[스크랩] 소중한 분들께 카네이션 달아드립니다~~<음원장치>
2011.05.18 21:06 | 님들의 시와 시조 |http://kr.blog.yahoo.com/goran5006/3792
어머니 귀뚜리 울며 새는 기나긴 가을밤을 합죽선 펼쳐놓고 국화를 그려봐도 애잔한 그리움만이 내 가슴을 조르네.
초가집 왕골자리 손톱 밑 파고들어 우렁이 가슴으로 화농한 못난 자식 긴 세월 멍에를 지고 앓으셨을 어머니
오늘을 살아가는 고삐 없는 당나귀 당신이 등에 진건 가족이란 멍에뿐 쓸쓸히 돌아누운 잔등이 나무 등만 같다 아버지
머리에 내린 서릿발 눈가에 패인 주름살 영락없는 탁본이니 어머니 머나먼 시공 속으로 가슴 깊이 불러보는 어머니 핏빛으로 젖은 사랑 나, 어미 되어 당신을 찾습니다 모든 것 다 주고도 모자란 마음 내 것 하나 없는데 새벽이 오기 전 당신이 가는 길은 왜 이리도 먼지 당신의 한숨 소리 문풍지를 찢고 강물 되어 흐른 눈물 모진 세월 뒤에 묻어 버린 당신의 설움 이제야 거두어 가렵니다 아직 머물고 있는 따듯한 숨결 한세상 다하는 순간까지 당신이 주신 그 이름으로 살아가리다 가슴 깊이 박혀 있는 그 이름 석 자 어머니. 어머니
한 마리 우렁이로 이 세상에 태어나 우리 속 새끼들 제살 먹여 키우면 껍질만 남아진다해도 마다 않고 다 준다 푸름어머니
거리가 온화한 풍경을 지니는 것은 온화한 사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전곡우체국 앞 노점에서 붕어빵을 굽고 있는 푸름 어머니의 떡밥은 언제나 잔잔한 미소! 이 조그만 동네사람들은 넘치지 않게 밀물과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짬짬이 놓고 가는 일상은 노곤함의 위안이다 멀리서 바라보아도 단박에 사랑에 빠져버리는 결코 비릿하지도 않게 향기에 취해 떠있는 어촌 촌장님 손놀림이 빨라진다. 자식농사 잘 지어서 월척이라며 덤으로 얹혀 주는 붕어가 뉘엿뉘엿 타 들어가는 하루를 헤엄치게 한다. 어머니
고향집 화단에 매화가 피었습니다 생전의 당신 모습, 꽃잎마다 앉았습니다 아버지
집안 받침기둥 뿌리째 뽑힌다면 튼튼한 집 일순간에 와르르 무너지니 단단한 기둥역할은 아버지의 몫이었지 등 굽고 백발성성 아버지 간 곳 없고 이제야 느끼고 있네 내 몰랐던 그 고통 아버지 아들, 우리 할머니의 아들인 아버지 남편, 우리 어머니의 남편인 아버지 사랑, 가족과 이웃을 사랑하는 아버지 삼촌, 조카들의 삼촌인 아버지 이웃집 아저씨, 동네사람들의 아저씨인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의 자녀인 나의 아버지 할아버지, 나의 자녀들의 할아버지인 아버지 증조할아버지, 나의 자녀들의 자녀의 증조할아버지인 아버지 이런 나의 아버지 고통을 홀로 이겨냈어야 했던 세월들 기쁨을 함께 나누었던 세월들 희망을 심어주며 교육에 힘써주심 그러나 우린 아버지의 건강을 얼마나 챙겼으며 그 분을 얼마나 외롭게 만들었나 다시금 아버지를 생각해 보면 나의 두 눈에 눈물만 흐르게 한다. 아버지, 그 위엄에 늘 멀리만 느껴졌는데 주름지고 허리 굽은 모습에 이젠 등에 업고 아버지의 발이 되어 드리리 어버이날 말하지 않아도 보지 않아도 듣지 않아도 마음속을 훤히 알고 계신 당신은 감추어 놓은 쌈짓돈을 요긴하게 쓰라며 건네신다. 당신은 허리가 굽고 뼈마디가 아파오면서도 한사코 괜찮다 하시고 행여 제 손이 닿지 않을까봐 가방 속에 얼른 집어 넣어주신다. 쌈짓돈 받아오면서 얼마나, 얼마나 울었는지요. 그 돈 그냥 두고 오면 당신 마음 아플까봐 못내 들고 나온 저는 불효를 했는지 효도를 했는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제가 가는 모습 끝내 바라보지 못하고 몰래 눈시울 적신 당신의 모습 저는 기억하고 가슴에 아로 새겼습니다. 오랜 만에 아버지의 품에 안기어 작별을 고하니 그 품과 둘레가 어찌 그리 야위었는지요. 다리가 그토록 휘어버린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한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훔치느라 엄마가 절 부르는 소리에도 눈물을 머금느라 대답을 못했답니다. 어머님의 품은 제게 생명이요 아버님의 품은 제게 자신감입니다. 부모님께 카네이션은 못 달아 드리지만 이내 마음 다 바쳐드립니다. 이억만리 떨어져 나가는 제게 얼른 다시 돌아오라고 눈물 훔치시는 그 모습 부모님 부디 제가 다시 뵈올 때까지 만수무강 하옵소서 무게 / 아버지 손에는 회초리 마음엔 근심과 사랑이 눈에는 눈물이 주름 속엔 세월이 아버지 이름 위에 눌렸던 천 근 무게 내려놓고 보니 남은 것은 바지저고리 한 벌에 다 낡은 지게 위의 빈 바소쿠리 빈 마음 북망산천 갈 빈 배낭에 담아보는 자 식 걱 정 하나
카네이션 2 금년에도 엄마의 방에는 육 남매 꽃바구니가 하나같이 닮았네 천안, 대천, 부산, 사는 곳이 모두 다르니 어느 하나쯤 다를 법도 하건만 조금 더 싼 꽃을 찾아 저마다 몇 곳이나 되는 꽃집을 들렸을까 집 앞이 가까워지고서야 하나씩 들고 왔을 오천 원짜리 육 남매의 정성이 한데 모여 있는데 꽃인 듯 아닌 듯이 생긴 막내 손녀가 만들어 준 종이 카네이션을 훈장처럼 단 엄마는 이 꽃바구니는 우리 큰아들 것 이 꽃바구니는 우리 셋째 딸 것 이 꽃바구니는 우리 막내 딸 것 그동안 못 찾아 뵌 사이 도사님이라도 되셨나 용하다는 점쟁이보다 용한 우리 엄마 바구니를 이리저리 뒤섞어 놓아도 척척 알아맞히시네 바구니 어딘가 혼자만 아는 표시라도 해놓은 걸까 엄마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 아무리 찾아보아도 우리 육 남매 눈에는 보이지를 않는
올해도 못 간다고 전화를 하려는데 수화기 혼자 울고 어머니가 안 계신다 중랑천 카네이션 115 / 죄인
어머니 또 하루도 건강하게 살았습니다 애들은 잘 크고요 하는 일도 잘 됩니다 그러나 웬 일일까요 행복도 죄가 되는 아버지 세파에 시달려도 가족이란 빽 하나로 생계의 운동장을 누빌 것만 같았는데 몰랐다 공기 빠진 공 하나가 버려진 걸 보기 전엔 어머니 혼자 남은 시간 걸레질 하다보면 작은 살림집도 마당인 듯 넓은데 당신은 문 앞쯤에서 무슨 생각 하실지
얼룩도 없는 방을 자꾸만 닦습니다 오늘도 찾아 올 이 없다는 걸 알면서 걸레질 닿는 곳마다 떠올리는 얼굴들. 달력엔 동그라미가 두 개밖에 없습니다 당신의 생일날은 흔적도 아예 없고 달아난 세월보다 먼 추석과 설날뿐인. 색 바랜 사진 속의 색동옷 신부 모습 당신이 아닌 것 같아 쓴웃음 남겨 놓고 자식들 사진을 들어 눈을 뗄 줄 모릅니다. 주워온 화분마다 화초가 자랍니다 사랑을 아는 것이 유정무정 생명인 줄 당신은 믿었습니다 그러기에 사시지요. 횡계 아리랑 / 아버지
집 한 채 벌판 외길 가에 서있다 저마다 잘난 집들과 어울리지 못해 이곳까지 밀려와야 했나 보다 강풍이 전투기 소리를 내며 융단폭격을 하고 있었다 은폐, 엄폐를 위해 몸을 피한 곳 그 집 앞이었다 평소에는 별 볼 일 없어 무시했었는데 그런 나를 한겨울의 강풍으로부터 지켜 주고 있었다 잠시의 만남 속에서 모습을 살핀다 형편없는 의복 머리는 언제 했는지 거칠다 끼니도 못 챙겨 먹는지 혈색은 형편없다 팔과 다리는 부상을 입어 온전치가 못하다 가슴엔 다림질로도 사라지지 않을 숱한 금이 가 있다 여시상(如是相)을 보면 대략의 내면을 알 수가 있다던데 아무리 봐도 지적인 흔적이라고는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럼에도 바람막이가 되어 주며 그 자릴 사명(使命)처럼 지키고 있는데, 문득 내 가슴 속에 서있는 꼭 닮은 모습을 만난다 시인님과 고란초선생님 옐로우데이님 제이배중진님 백목련님 플로라님 소담님 바람꽃님 녹현님 맑음님 하얀백지님~~또 우리 시꽃마을의 모든 님들께 마음의 카네이션을 달아 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늘 즐거우시고 행복이 가득한 어버이날이 되시기를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벙글~~ 백목련 2011.05.05 10:11 방긋^^ 저도 카네이션 달아드려요 ^^
비록 객지에서 맞는 어버이날일망정 행복하시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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