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입술 속의 새

2011. 10. 29. 21:14님들과 대화방

 

 





입술 속의 새 

류시화



내 입술 속의 새는 너의 입맞춤으로
숨막혀 죽기를 원한다







내가 찾는 것은
너의 입술
그입술 속의 새
길고 긴 입맞춤으로 숨 막혀 죽는 새
나는 슬픔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너를 껴안는다
내 모든 것을 잊기 위해







삶은 다만 그림자
실낱 같은 여름 태양 아래 어른거리는
하나의 환영
그리고 얼만큼의 몸짓
그것이 전부
나는 고통 없는 세계를 꿈꾸진 않았다
다만 더 이상 상처받는 일이 없기를








내가 찾는 것은 너의 입술
단 한 번의 입맞춤으로
입술 속에서
날개를 파닥이며 숨 막혀 죽는 새
밤이면 나는 너를 껴안고
잠이 든다 나 자신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온 몸으로 너를 껴안고
내 모든 걸 잊기 위해











-시집'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50-5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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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란초 2010.05.12  12:39
 
디지님, 입술 속에다 새 한 마리 기르고 싶네요.
입맞춤으로 숨이 막혀 죽을 수만 있다면...
와!! 제가 좋아하는 바이올린 소리입니다.
저도 이거 한번 켜보고 싶네요.
요 바이올린곡을 찾아 연습 좀 해보고 생음악으로 들으신다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고...
디지님, 항상 건강하시고 늘 즐겁고 행복하시길 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