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 <즉흥시 지어보기 3>

2011. 10. 31. 13:02나의 습작 시조집

아버지 - <즉흥시 지어보기 3>2011.02.24 19:22 | 나의 행시 시조 습작 | 고란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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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 클릭 - 맑음

 

 

 









횡계 아리랑 / 아버지

                            張  文




집 한 채
벌판 외길가에 서있다
저마다 잘난 집들과 어울리지 못해
이 곳까지 밀려와야 했나 보다


강풍이 전투기 소리를 내며 
융단폭격을 하고 있었다
은폐, 엄폐를 위해 몸을 피한 곳 그 집 앞이었다
평소에는 별 볼 일 없어 무시했었는데
그런 나를
한겨울의 강풍으로부터 지켜 주고 있었다
잠시의 만남 속에서 모습을 살핀다


형편 없는 의복
머리는 언제 했는지 거칠다
끼니도 못 챙겨 먹는지 혈색은 형편 없다
팔과 다리는 부상을 입어 온전치가 못하다
가슴엔 다림질로도 사라지지 않을 숱한 금이 가 있다
여시상(如是相)을 보면 대략의 내면을 알 수가 있다던데
아무리 봐도 지적인 흔적이라고는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럼에도 바람막이가 되어 주며
그 자릴 사명(使命)처럼 지키고 있는데,


문득
내 가슴 속에 서있는 
꼭 닮은 모습을 만난다




아버지

            yellowday@Y




머리에 내린
서릿발
눈가에 패인
주름살
영락없는 탁본이니
그 그림잔 어디 갈까.




아버지
         
julia072602




아들, 우리 할머니의 아들인 아버지
남편, 우리 어머니의 남편인 아버지
사랑, 가족과이웃을 사랑하는 아버지
삼촌, 조카들의 삼촌인 아버지
이웃집 아저씨, 동네사람들의 아저씨인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의 자녀인 나의 아버지
할아버지, 나의 자녀들의 할아버지인 아버지
증조할아버지, 나의 자녀들의 자녀의 증조할아버지인 아버지

이런 나의 아버지
고통을 홀로 이겨냈어야 했던 세월들
기쁨을 함께 나누었던 세월들
희망을 심어주며
교육에 힘써주심
그러나 우린 아버지의 건강을
얼마나 챙겼으며
그 분을 얼마나 외롭게 만들었나
다시금 아버지를 생각해 보면
나의 두 눈에 눈물만 흐르게 한다.
아버지, 그 위엄에 늘 멀리만 느껴졌는데
주름지고 허리굽은 모습에
이젠 등에 업고 아버지의 발이 되어 드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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