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연시 모음> - 애련

2011. 10. 31. 13:44나의 습작 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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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련

      국보급고려청자-淸虛齋主人 초림김수창 


그대가 보고 싶어

잠들 수 없었네

생각만 하여도

눈앞이 아득해지는

멀미 같은 사람아    


이대로 주저 앉아

통곡이라도 하고 싶은

서러움이 솟아나는

가슴 시린 내 사랑  


세상의 끝에 서서

기억의 모든 것이

다 지워질 때

죽음으로도 잊을 리야

내 사랑하는 그대여













애련 

        朴今來 (Bear)  




조각 난 가슴으로

세상을 호흡하기란

씨비스킷 등장에

다 닳아빠진 안장을 씌우고

레드 폴라드의 복장에

멋들어진 말 장화를 신고

경마에 나서는 것이다


식을 줄 모르는

그대를 향한 불멸의 불꽃은

어쩌면 천벌 일지라도

어이 하리 인연을


그저 어느 한 나절 만이라도

그대를 향한 연정에서

나를 자유롭게 해 주오


이 한 나절에서 마저도

네가 보고 싶을까봐

가던 길마저 달아나버렸다.











 

 

애련

        맑음


 

기다린다는 것은 또 다른 그리움 같은 것인가

해시계 되어 있는 나, 오지 않는 사람







애련 

         신디님

                 


잊었는가 하면 아슴프레 다가오고

미움 위로 놓이는 고혹한 모습 하나







애련 

          무정세월



뱃전의 파도 소리 멀어지고

포구의 파도는 저 혼자서 우네.








애련 

         고란초



이제는 정녕 그대를 잊었다고 말할까

남몰래 흘리던 눈물도 말랐다고 말할까








애련

        바람꽃



이별의 시린 가슴 숨어 우는 못난 정

목울대 뜨거운데 흘린 눈물 백설 꽃


빈가지 덮어주며 못 떠나던 마음도

한설 이긴 자리마다 망울망울 눈물 되는








애련

         시냇물


                

거울 속에 있는 나는 그대 생각 중입니다.

거울 속 그대, 내 생각 하실까요







 애련
          시냇물



다정히 부르면 내게로 올 것 같은 모습

그대 이미 내 가슴에 와 있는 줄은 모르고








애련

         하얀백지




잠시 눈빛으로만 주고받았던 인연이었더라면

아니면, 스치고 지나친 인연이었다거나










애련
        하얀백지



바닷가에 이르자 배는 떠나고

멀어지는 우리 사이 파도로 운다







애련 

       늘푸른 




구름은 발이 없어도 잘도 오고 가는데

님 가신 길 장맞이하다 저무는 또 하루









애련

       늘푸른 




텅 빈 이내 가슴에 그대 모습 넘치다보면

어느 새 구름 타고 날아가네








 애련(愛戀)

               모나리자




민둥산 지나 푸른 언덕길인데 행여 길 잃으셨을까

오늘도 장맞이 하는








 애련

          모나리자




오늘도 독작하다 비설로 오는 밤을

마음결 가는 대로 절룩이며 걷습니다


어쩌자 

만삭으로 자라는

이름 하나 간직한 채


가절을 꿈꾸면서 추상하는 밤입니다

그러다 깨어보면 애상만 남는 것을


영겁의 

세월입니까 

이름만 불러보는







 

애련

     모나리자





시드니의 밤하늘에

작은 별 하나가 뜨면


서울의 하늘에도

꼭 닮은 별이 뜬다


우리가

멀리 있어도

그리움이 같으니까.









애련     

       모나리자




감당할 수 없는 바람이었다


얼레에는 더 이상의 연줄이 남아 있지 않았다

돌아올 수도 다가갈 수도 없는 거리를 두고

엉성한 매듭만이 마지막 희망이었다

바람의 정체가 무엇일까

한 순간에 마음을 흔들어 버린


서로에게 변명하기 좋은 날


툭! 

연줄이 끊겨나간다








 

애련

     모나리자





잠시 다녀올 듯

말없이 떠나간 임


스무 해 지나도록

기별조차 없더란다


까치밥

썩어 들어가듯

나는 기다리는데.








애련

    모나리자





빗줄기들이

파도 위로 꽂히고 있었다


우산 하나로

둘의 몸을 가리기에는

하늘이 너무 넓었다


울부짖고도

속이 풀리지 않을 땐

갯바위에 배를 찢어서라도

순백의 속을 보여주고야 마는

바다 앞에서


나 또한 그런

바다가 되어야만 했다

이별이란

말 대신








 

애련

     모나리자




때도 아니건만 꽃잎은 떨어지고

영영 가는 모습만 허공에 처연하다









애련

     모나리자





둘이 함께 있을 때

그렇게 좋아하고도

그대 없는 오랜 후에까지

이리 못 잊는 것은

그대는 아마도

좋은 사람이었나 봅니다


방금 전에 했던 약속도

쉬이 저버리는 요즘

지키지 않아도

따져 물을 사람 없는 데

이리 오랜 후에까지 간직해 온 몸부림은

아마도 우리가

슬픔을 만들기도 하는

사람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애련

    모나리자




오늘도  허공 속에 맴도는

그대 모습

허상인 줄 알면서도

반가움에 손을 내밀면

간발의 차이에서 사라져 버리고

베갯잇에 흘린 눈물로

두 줄기 수를 놓으며

난 또 다시

혼자가 된다.








애련

     모나리자




대학가 찻집에 우리는 마주 앉았다

이른 시간이라지만

이상하도록 조용한 곳이었다

손님이라곤 우리뿐인데 그녀마저 입을 봉한 채

길다란 대형 어항만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녀를 따라 내 입도 봉해졌다

어항 반쪽엔 마흔 일곱 마리의 금붕어들이

데모라도 하듯 모여 있었고

나머지 반쪽 어항엔 금붕어 한 마리가

눈썹만한 새끼들을 지키며 버티고 있었다

가끔 씩

도전적인 금붕어 몇 마리가

중앙을 넘어 가지만 바로 쫓겨났고

벌써 몇 시간 째 같은 상황이었다

나로서는 그저 재미있는 구경거리 일 뿐인데

그녀가 왜 그렇게 정신을 빼앗겨야 했는지

알지 못했다

찻집 전체를 차지한 값으로

두 잔씩의 커피를 마시고 나서야

우리는 일어섰다

마르지 않은 이슬이 그녀의 눈동자를 흔들었다

슬픈 눈빛

그 이유를 내가 안 것은

그녀가 아주 먼

세계여행을 떠난 후의 일이었다.







 

애련

     모나리자





떨어진 꽃잎을 적시며

비가 내린다.


그대 이미 떠나고 내 곁에 없는 걸

어떤 미련에 이 길을 걸어가고 있는 걸까

이젠 잊을 때도 되었다고 달려가는 세월은 말하는데

이 세상 어느 한 곳

그대 모습 배이지 않은 곳 없어


나는 언제까지라도

추억 속을 떠돌 수밖에






 

애련

     모나리자




겨울 파도 달려와 갯바위를 때리면

반항 없이 참아내는 고통 위로

춤추는 포말


바다가 생긴 이래 어쩌다 여기까지 나와

파도의 밥이 되어 온 모습이

떠난 사람을 지우지 못한 마음마냥 가엾다


그래도 나야 흔적이라도 붙들고

여기 이렇게 서있다지만

저 묵묵한 갯바위는 어떤 사연 간직했기에

사색이 다 되고서도 돌아설 줄 모르는지









애련

     모나리자




오월이면 찾아 가던 양수리의 보리밭. 지난날의 추억이

알알이 여무는 밭 사이를 오가며, 입술이 아리도록 하모

니카를 불었다. 혼자 이렇게 남아 핑계만 만드느라 드물

게도 찾아 주지 못하는 게 너무 미안해 해 지도록 돌아

서지 못하고, 그대 좋아하던 노래만 보리밭에 맘껏 뿌렸다








애련

      모나리자



                 

이 길인가 저 길인가 모습을 찾아보네

잊은 듯 살다가도 문득문득 생각이 나

언제나 따스했던 그대 사랑 깊던 그대


깊은 밤 끌어안고 곰곰이 생각하네

마음 줄 곳 없는 것이 살아 산 게 아니어

아무리 노 저어 가도 밤바다는 끝없네


만나는 꿈길마다 말이 없는 그대

어제는 차림마저 못 견디게 초라했네

차라리 보이지나 않으면 잊은 듯이 살 것을


계절은 가을 가고 겨울 다시 오네

창밖엔 겨울나비 떼 지어 날아들고

그대가 어디 오신다 까치소리 들리는가


사는 게 꿈이거든 지금 깨워 주소서

오실 날 언제냐고 손꼽는 이 있으니

때 아직 멀었더라도 지금 깨워 주소서


그리운 사람끼리 만나지게 하소서

하루를 살다 가도 아픔 없게 하소서

풀잎과 뿌리라도 좋으니 한 몸 되게 하소서



........................................

 모나리자 2011.05.10  13:19
 
애련을 제목으로 해서는
엘로우데이님과 제이님의 즉흥시가 한 편도 없으시네요.~~
아마도 시 짓기 하던 날에 땡땡이를 치셧던 것 같아요. ㅎㅎ~~
 
 모나리자 2011.05.10  13:21
 
옐로우데이님과 제이님의 연시는 다른 제목으로 올려졋을 수도 있으니
사랑. 님. 임. 이별. 만남 등으로 해서 찾아볼게요.~~
 
 yellowday 2011.05.10  14:29
 
그러네요 시인님!
둘이 손잡고 놀러 간것도 아닌데 그참! 저도 쓴 기억이 없답니다.
사랑도 해 보질 못하고 임도 없고 특히나 만남도 이별도 헤 보질 못했으니까요........... 에구
 
 모나리자 2011.05.10  14:59
 
그래서 지금 개인별로 멋지게 지어진 즉흥시만 어제 날짜까지로 해서
한 곳에 모으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꼭 해놓고 가야 할 작업인데 마침 시간이 편할 때 해드리려고요~~
근데 분량이 엄청 많네요. ㅎㅎ~~그래 개인 별로 작품을 추려서 모아드린답니다. ~~
 
 yellowday 2011.05.10  15:04
 
에구 본인들이 거의 해 놓았을껄요. 그렇게 힘든 작업을~~~~~~~~걍 좀 쉬세요! 시인님!
 모나리자 2011.05.10  15:06
 
나중에라도 개인 별로 한눈에 감상하실 수 있게 해놓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커피나 한 양동이 타주세요~~

 

 

 고란초 2011.05.10  15:33 
 
애련이 슬플 애의 애련이면 이뤄지지 않거나 헤어지는 사랑이 됩니다만
사랑 애의 애련이면 불붙는 듯한 사랑을 노래해야 할 것 같아요.
사랑이 항상 기쁜 사랑만 있는 것은 아니고 슬픈 사랑도 있는 법이지요.
혼자서 끙끙대다 허무하게 끝나는 짝사랑도 있을 것 같구요.
망각의 늪속에다 깊이 감추어 넣고만 싶은 마음 아픈 사랑도....
그래도 많은 시가 모였네요.
좀 더 많이 모이면 멋진 시화를 꾸밀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ㅎ
시인님, 항상 건강하시길...
 
 모나리자 2011.05.11  09:08
 
여럿이 함께 하는 애련을 모아보니 또 다른 감상의 맛이 느껴집니다.
우선은 이리 해놓고 계속 모아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고란초 선생님.~~
 bear 2011.05.10  15:37
 
 
연정

조각 난 가슴으로
세상을 호흡하기 란

씨비스켙 등장에
다 닳아빠진 안장을 씌우고
레드 폴라드의 복장에
멋 들어진 말 장화를 신고
경마에 나서는 것이다

식을 줄 모르는
그대를 향한 불멸의 불꽃은
어쩌면 천벌 일지라도
어이하리 인연을

그저 어느 한 나절 만 이라도
그대를 향한 연정에서
나를 자유롭게 해주오

이 한 나절에서 마 저도
네가 보고 싶을까 봐
가던 길 마저 달아나버렸다
 
 bear 2011.05.11  04:10
 
애련 ㅎㅎㅎ
 
 모나리자 2011.05.11  09:27
 
베어님께서 그냥 연시도 아니고
아주 통 큰 연시를 멋지게 잘 지으시네요~~ㅎㅎ

 

 고란초 2011.05.10  16:09
 
애련:
차라리 남남처럼 지내고픈 마음이라
이제는 잊어야지 다짐 굳게 했건만
망각의 늪 저편에서 손짓하는 그대여
 고란초 2011.05.10  16:21
 
우리 사랑은 따스한 물이어라
어름 같던 마음마저 불꽃에 녹아내리니
 초림김수창/청허재주인 2011.05.10  20:54
 
애련
혼자서 오셨다가
혼자서 떠나신 길
몇 천년이 지나도
오늘이면 오시네

연꽃 등불 밝혀서
어둠을 깨치지만
그 뜻 헤아리는 자
얼마나 되었던가

혼자만의 사랑으로
한 평생 다 바치니
님이시여
오시었던 그 마음
다시 한 번 보이소서
 
초림김수창/청허재주인 2011.05.10  21:10
 
哀戀
5월을 기다리는 차를 사랑하는 사람이여
꽃 시샘에 얼어붙은 차 이파리 어찌할꼬
신비롭고 고운 햇차는 짝사랑이 되었는데
 bear 2011.05.12  09:55
 
간이 부었 답니다 ㅎㅎㅎ
 모나리자 2011.05.13  21:31
 
 
다, 통이 크셔서 그렇습니다 베어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