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0. 14:36ㆍ님들의 시와 시조
어버이 날 속에서 행복하게 지내시어요
http://blog.naver.com/goran5006/20157402584
사진촬영클릭 - joongjinbae
이젠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노라고
한 번쯤 얼굴이라도 보고싶다던 그 말씀
꿈이어서 정말로 다행이었네
어머님, 불효자는 지금 달려갑니다
초가집 왕골자리
손톱 밑 파고들어
우렁이 가슴으로
화농한 못난 자식
긴 세월
멍에를 지고
앓으셨을 어머니
카네이션 2
금년에도 엄마의 방에는 육 남매 꽃바구니가
하나같이 닮았네
천안, 대천, 부산, 사는 곳이 모두 다르니
어느 하나쯤 다를 법도 하건만
조금 더 싼 꽃을 찾아 저마다
몇 곳이나 되는 꽃집을 들렸을까
집 앞이 가까워지고서야 하나씩 들고 왔을
오천 원짜리 육 남매의 정성이 한데 모여 있는데
꽃인 듯 아닌 듯이 생긴
막내 손녀가 만들어 준 종이 카네이션을
훈장처럼 단 엄마는
이 꽃바구니는 우리 큰아들 것
이 꽃바구니는 우리 셋째 딸 것
이 꽃바구니는 우리 막내 딸 것
그동안 못 찾아 뵌 사이 도사님이라도 되셨나
용하다는 점쟁이보다 용한 우리 엄마
바구니를 이리저리 뒤섞어 놓아도 척척 알아맞히시네
바구니 어딘가 혼자만 아는 표시라도 해놓은 걸까
엄마가 잠깐 화장실 간 사이 아무리 찾아보아도
우리 육 남매 눈에는 보이지를 않는
사진촬영클릭 - 백목련
어매 입던 적삼 같은 금낭화가
어린 목청 울리는 내 뜨락에도 피었습니다.
카네이션 15 / 죄인
어머니
또 하루도
건강하게 살았습니다
애들은 잘 크고요
하는 일도 잘 됩니다
그러나
웬 일일까요
행복도 죄가 되는
얼룩도 없는 방을 자꾸만 닦습니다
오늘도 찾아 올 이 없다는 걸 알면서
걸레질 닿는 곳마다 떠올리는 얼굴들.
달력엔 동그라미가 두 개밖에 없습니다
당신의 생일날은 흔적도 아예 없고
달아난 세월보다 먼 추석과 설날뿐인.
색 바랜 사진 속의 색동옷 신부 모습
당신이 아닌 것 같아 쓴웃음 남겨 놓고
자식들 사진을 들어 눈을 뗄 줄 모릅니다.
주워온 화분마다 화초가 자랍니다
사랑을 아는 것이 유정무정 생명인 줄
당신은 믿었습니다 그러기에 사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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