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비라 마디간
엘비라 마디간 (Elvira Madigan, 1967) 스웨덴
감독 : 보 비더버그
출연 : 피아 데게르마르크(엘비라 마디간),
토미 비르그렌(식스틴),
각본 : 보 비더버그
음악 : 울프 브욜린
서커스의 줄을 타는 아름다운 금발의 아가씨 엘비라와
두아이를 가진 탈영한 중년의 장교 식스틴과의
죽음에 이르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애절한 사랑이야기...
1889년 덴마크의 어느 숲에서 한 쌍의 연인이 시체로 발견된다.
남자는 스웨덴의 카운트 식스틴 스파레 중위였고,
여자는 서커스단의 줄타기 곡예사인
엘비라 마디간이었다.
그들은 왜 그곳에서 죽었을까?
하는 의문으로부터 이 영화는 시작된다.
군인이긴 하지만 전쟁에 대한 혐오감을 가진 식스틴
그리고 관중들의 환호를 받는 곡예사임에도
이상을 향한 영혼의 눈을 가진 아름다운 소녀 엘비라.
그들에게 사회관습과 제도는 부르조아 계급의 위선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군대라는 조직과 전통적인 가족의 답답한 틀을 깨고
사랑의 도피행을 택하지만,
두 사람은 사랑의 기쁨은
잠시 곧 생활의 어려움과 사회적 냉대에 직면한다.
굶주리던 엘비라와 식스틴은 잔디밭에서 최후의 만찬을 함께 하고
아름다웠던 그들의 사랑을 마감한다.
결국 오직 사랑만을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리고,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 살아 가기란
얼마나 험난한 일인지...
진실되고 아름다운 사랑을 위하여
목숨까지 버리는 지고 지순한 사랑 이야기가
유럽의 매혹적인 풍경과
그 위로 흐르는 애절한 선율의
모짜르트 음악이 가져다 주는 무한 감동은
지금 세태에는 있지도 않을,
진부한 그런 사랑 이야기라고 말하기엔 참 아름다운 영화다.
엘비라 마디간의 주제곡이라고 불릴 만큼
200년 전에 작곡된 모짜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21번이
미국의 빌보드 차트에서 탑 텐에 들었다.
이밖에도 비발디의 선율과 르느와르, 로트렉의 그림들이
이 두 연인의 사랑을 더 아름답게 빛내 주는 역할을 했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겨눈 총...
그러나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남자.
그때 그들 앞에 나타난 한마리 나비...
여인은 나비를 쫓아 달려가고
양손에 나비를 담아 올리는 순간...
화면은 멈추고 두 발의 총성이 들린다.
그들은 자유를 찾아 영원한 길을 떠난다.
총소리의 여운 속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