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기원전 3500~3000년께 ‘비옥한 삼각지대’라고 불리던 메소포타미아 지방 에서 수메르 민족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다. 맥주의 시작은 ‘액체 빵’이었다.
옛날 사람들은 보리나 밀을 빻아 가루로 만든 다음, 물로 반죽하여 약한 불에 구워 빵을 만들었다. 그러고는 빵을 물에 불려 자연 발효시켜 맥주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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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트래펄가 광장 옆 조그마한 길가에 있는 ‘셜록 홈스 펍’. 간판에 셜록 홈스 얼굴이 그려져 있다(가운데). 영국의 펍들은 각자 개성있는 이름과 상징으로 간판을 장식한다(좌우).
맥주는 한마디로 ‘곡물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다. 몇 천 년 전에 만들어졌던 맥주 의 맛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필자가 추측건대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가까운 맛이었을 것 같다.
실제로 아프리카의 탄자니아나 레소토 등지에서 그 지역사람들이 전통 방식으로 만든 ‘맥주’를 여러 번 맛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 맛은 우리나라의 막걸리와 비슷한 맛이었다. 곡물의 일종인 기장을 재료로 만들어지는 아프리카의 전통 맥주는 먼 옛날 맥주의 원형을 생각나게 했다. 맥주는 유럽으로 건너가 다양한 모습으로 꽃피운다. 특히 유럽 나라들 가운데 영국 ·아일랜드·독일·벨기에·체코가 맥주의 종주국이자 강대국이다. 이들 나라가 속한 지역을 ‘비어벨트(Beer Belt)’라고 부른다. 주요 와인 생산 국가들이 속해 있는 ‘와인벨트(Wine Belt)’보다 위도가 조금 높다. 보리와 포도가 선호하는 기후와 풍토가 다르기 때문이다. 필자가 50일간 ‘유럽맥주순례’를 떠난 곳은 바로 ‘비어벨트’에 위치한 지역들 이었다. 이 ‘비어벨트’를 맥주 애호가가 걸으면 ‘비어로드(Beer Road)’가 된다.
< 보리... 강화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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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는 보리, 홉, 효모, 물로 만들어진다. 맥주의 주재료는 ‘싹튼 보리’, 즉 ‘맥아(麥芽)’다. 영어로는 ‘몰트(malt)’라고 부른다. 생(生) 보리 대신 맥아를 사용 하는 이유는 보리로부터 쉽게 전분을 추출하기 위해서다. 맥주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홉(hop)이다.
홉의 쓴맛은 맥아의 달콤함을 상쇄시켜 맥주 맛의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방부 효과가 있어 맥주를 보존하는 데 도움을 준다.물은 맥주의 95%를 차지한다. 물의 종류에 따라 맥주의 맛이 달라진다. 연수는 맥주의 색을 엷게 하고 깔끔한 맛을 만들어 내며, 경수(硬水)는 맥주의 색을 진하게 하고 깊은 맛을 낸다.
맥주는 효모의 작용으로 발효된다. 효모는 보리의 전분에서 만들어진 당을 먹고 알코올과 탄산가스 및 여러 가지 부산물을 만들어낸다. 알코올은 사람들에게 기분 좋은 취기를, 탄산가스는 상쾌한 청량감을, 그리고 여러 부산물은 맥주에 다양한 향과 맛을 더해준다.
맥주 효모는 맥주의 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맥주회사에서는 신주단지 모시듯 한다. 실제로 아일랜드의 기네스 맥주회사를 찾았을 때 과거에 기네스 회사에서 맥주 효모를 보관하던 묵직한 철제 금고를 본 적이 있다. 필자를 안내하던 직원의 말에 의하면, 그 금고의 열쇠는 단 두 사람만이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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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같은 람빅은 파티에 제격 맥주는 효모의 종류와 발효 방식에 따라 크게 ‘자연발효맥주’ ‘에일(Ale)’ ‘라거(Lager)’로 구분된다. 전 세계의 맥주는 이 세 가지에 속한다. 하지만 실제로 전 세계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맥주의 양으로 본다면 맥주는 크게 라거와 에일로 구분할 수 있다.
자연발효맥주는 벨기에의 브뤼셀 근처에서만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필자가 유럽 맥주여행에서 첫날 찾은 곳은 바로 브뤼셀의 람빅 전문 맥주카페였다. 자연발효 맥주의 맛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람빅’은 공중에 부유하고 있는 야생효모로 만든 ‘자연발효맥주’를 말한다.
람빅을 시키니 저그 컵처럼 생긴 커다란 사기 잔에 담겨 나왔다. 아마도 누구나 처음 이런 맥주를 마셔 보면 분명히 “이게 맥주야? 과일 주스지”라고 고개를 갸우 뚱거릴 것이 틀림없다. 달지 않은 과일주스를 마시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샴페인 맛에 가까운 드라이한 람빅은 여름날의 파티에 제격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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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에일’이라고 부르는 상면(上面) 발효맥주는 ‘맥주가 발효되면서 거품과 함께 발효통의 위쪽(상면)으로 떠오르는 성질을 가진 효모로 만든 맥주’ 를 말한다. 상면 발효효모, 즉 에일 이스트로 만들어진 맥주는 향긋하고 과일 향과 맛이 강하며 진하고 깊은 맛이 특징이다.
‘라거’, 즉 하면(下面) 발효맥주는 에일과 달리 과일 향이 없는 대신 부산물이 적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 라거 맥주 하면, 체코 플젠에 있는 필즈너 우르켈 공장이 생각난다.
필자는 맥주공장에서 제공하는 맥주투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견학 남았다. 동굴에 들어가니 한여름인데도 짧은 셔츠로는 몇 분 동안 견디기 힘들 정도로 싸늘했다. 옛날 냉장고가 없던 시절, 여름 동안 맥주를 저장하는 방법 그대로였다.
‘라거(lager)’라는 말 자체가 독일어로 ‘저장’을 뜻하는 말이다. 뮌헨의 양조자들은 맥주를 동굴에 저장하면서 차가운 온도에서는 효모가 저장통의 바닥에 가라앉는다 는 것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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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발효맥주는 이처럼 맥주의 발효가 끝나면서 아래로 가라앉는 효모를 사용해 서 만들어진 맥주다. 그래서 ‘하면 발효’라는 말이 붙여졌다.
영국의 펍에선 에일 마셔야
영국으로 건너가면 전통 에일을 만날 수 있다. 영국은 에일의 나라다. 영국 팝에서 마셔보아야 할 맥주는 ‘진짜 에일(Real Ale)’이라 불리는 ‘캐스크 비어(Cask Beer)’다.
리얼 에일은 맥주공장에서 여과 및 살균을 하지 않은 상태로 캐스크(cask), 즉 나무통에 넣어 팝의 지하에 있는 맥주 보관고인 셀러로 운반된다. 맥주는 양조장을 떠나면 최종적인 맛은 팝 주인의 선택에 달려 있다.
맥주가 팝의 셀러에 보관된 캐스크 안에서 2차 발효와 숙성을 거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리얼 에일, 즉 캐스크 맥주는 진짜 살아있는 ‘생맥주’라고 말할 수 있다.
영국의 에일을 맛보기 가장 좋은 곳은 영국 전역에 산재해 있는 8만여 개의 펍 (Pub). 필자가 영국 런던에서 찾아간 곳은 런던에서 ‘역사적인 펍’으로 꼽히는 곳 이었다. 펍에 들어가 런던 사람들이 캐스크 비어로 가장 즐겨 마시는 런던 프라이 드(London Pride)를 한 잔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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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프라이드를 한 모금 마시니 먼저 코와 입을 통해 몰트의 달콤한 맛과 과일 향 및 스파이스의 맛이 느껴진다. 역시 라거와는 달리 맛이 묵직하고 향이 진하다.
에일이 라거와 또 다른 점은 맥주의 온도다. 영국의 에일은 한국인처럼 차가운 라거 맥주의 맛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그렇게 시원하지 않다. 오히려 미지근하다고 느껴질 정도다.
에일은 라거보다 향이 진하기 때문에 라거보다 높은 온도에서 마신다. 여러모로 처음 에일을 마시는 사람에게는 그 맛이 조금 낯설게 느껴지지만 며칠 지나면 에일의 맛에 금방 익숙해지고 그 매력에 빠진다.
맥주 강대국들을 지도에 놓고 볼 때 체코 쪽으로 가면 라거의 전통이 강하고, 영국 및 아일랜드 쪽으로 가면 에일의 전통이 강하다. 생산량이나 소비량으로 볼 때는 전 세계적으로 라거가 대세다.
특히 라거 가운데 필즈너 계열의 맥주가 전 세계 맥주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국가에서 생산되고 소비되는 맥주는 거의 모두 라거다.
하지만 에일 계열 맥주의 전통이 보다 깊고 종류도 다양한 만큼 라거 맥주뿐 아니라 에일 맥주의 세계에 빠져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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