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6. 10:18ㆍ나의 곤충일기
쌍살벌들의 알까기 대회
우리 님들 쌍살벌이 알을 까서 유충을 어떻게 기르는지 아신지요?
쌍살벌은 땅에다 굴을 파고 곤충을 잡아와 그 곳에 알을 낳고 땅속에 묻어둡니다. 그러면 알이 부화해 유충은 그 곤충을 먹고 자라나게 되지요.
저의 영농지 법면에는 많은 쌍살벌들이 날아와 땅에 구멍을 파고 곤충을 묻어두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동영상으로 담아보았습니다. 마치 많은 쌍살벌들이 알까기 대회를 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ㅎ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동영상 촬영 일자 : 2011년 7월 23일
사진 촬영 일자 :2011년 7월 22일 ~ 7월 23일
- 쌍살벌입니다. 다소 무섭게 생겼는데 공격성도 강하고 침이 매우 독성이 강합니다. 실제로 이 벌을 잡아서 꽁무니를 건들였더니만 침끝에서 독물이 분수처럼 품어져 나오더군요. 그러니 이 벌에 쏘였다간 제 명에 못 살 것만 같네요.-
- 이 벌은 입이 매우 튼튼하게 생겼습니다. 입으로 땅굴을 파고 흙을 모두 물어나르니까요. 마치 개미가 집을 짓는 것만 같았습니다. 땅굴을 파느라 입이 흙으로 뒤덮였네요. 저도 이 접사 사진 담느라 간담이 서늘해져 더위도 까맣게 잊어버릴 정도였지요. ㅎ -
- 이미 동영상으로 그 과정을 보았지만 지금부터 쌍살벌이 알을 낳기 위해 곤충을 잡아오고 땅에 묻는 과정을 사진으로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 오늘 잡혀온 것은 여치의 유충입니다. 침을 한 방 맞고는 마비가 온 듯 죽은 듯이 엎드려 있더군요. 쌍살벌은 더 구멍을 넓고 깊게 파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
- "어휴~ 날씨도 푹푹 찌고 징그럽게 더운데 땅굴 파느라 죽을 뻔했네." -
- "야! 너, 저 땅굴 속으로 좀 들어가 볼래? 난 힘이 다 팔려서 꼼짝을 못 하겠거든."
"....... " -
- "뭔가 말을 해야 내가 알아듣지! 애고~ 이거 참, 요놈은 정신을 잃어서 말을 못하지. 요즘 날씨가 염천지하인데 나도 더위 먹어 머리가 어떻게 된 건 아닐까??" -
- "그렇다면 직접 물어서 나르는 수밖에 없네."
결국 쌍살벌이 직접 여치를 물고 땅굴로 들어갑니다. -
- 눈 깜짝할 사이에 물고 들어가더군요. 그리고는 몸속에다 알을 낳고 나오는 것 같습니다. -
- 다시 나오는 쌍살벌의 꽁무니를 담았습니다. 지독한 침이 나오고 있으니 손이 다 떨리네요. -
- 이번엔 다른 쌍살벌이 곤충을 물어나르는 과정입니다. 좋아하는 곤충은 여치, 베짱이, 귀뚜라미 유충이 대부분이더군요. -
- 이건 베짱이 성충인 것 같습니다. 몸집이 쌍살벌 보다 더 큰 것 같은데 꼼짝 못하고 잡혀왔네요. -
- "애고~ 무거워라. 겨우 들고서 여기까지 날아왔는데 물고 들어가기도 힘드네." -
- "야! 너, 머리를 땅속에다 처박으면 어떡하냐? 좋은 말할 때 못 나와!"
이녀석은 자기가 땅을 파면서 흙으로 묻어놓고서 베짱이에게 화풀이를 하는 것 같네요. -
- 이제 땅굴을 막을 차례네요. 발로 흙을 밀어 집어넣더군요. -
- "알들아, 무사히 잘 부화해서 모두 살아나와야 한다." -
- 영농지 법면에 이런 쌍살벌의 땅굴이 수없이 많더군요. 비가 많이 내리면 모두 막혀버릴텐데 그래도 모두 잘 살아나려나 모르겠습니다. -
..................................................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쌍살벌은 여름철에 알을 많이 깝니다. 곤충들의 유충이 많기 때문이지요. 나나니벌에 속하는 벌들은 대부분 이런 형태로 부화되어 나온다고 하네요.
동영상과 사진을 담으면서 오금이 저려 혼쭐이 났습니다. 곤충들의 새끼 보호 본능 때문인지 접근하면 떼로 달려들어 위협하니 말입니다. 그 대신 염천지하에도 피서는 갈 필요가 없었지요.ㅎㅎ
우리 님들 모두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
- yellowday 2011.07.26 06:52
- 담번엔 망을 쓰시고 사진을~~~~~~~정말 등골이 오싹합니다.
감사합니다. 고샘 덕분에 잘 보았습니다. 잘 보고 도망 갑니다. ㅎㅎ -
- 데이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ㅎㅎ 벌을 무서워하시네요.
저도 그렇습니다만 목을 내놓고 담았지요.ㅋ
동영상 찍다가 마지막에 한꺼번에 달려들어 제대로 못 찍었네요.
그런데 데이님, 혼자만 도망가시면 어떡해요?ㅎㅎㅎ
항상 건강하시고... 만수무강에 지장이 있으니 쌍살벌 곁에는 가지 마시길... -
- 저는 중학생때 벌떼한테 기습공격을 당한적이 있기때매
벌만 보면 벌벌 떤답니다. 온통 머릿속을 고놈들이 헤집어 놓았거든여~~~~~~~
그 때부터 아마도 머리가 좋아진것 같아요. 믿거나 말거나요~~~~~ㅎㅎㅎㅎ -
- 데이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ㅎㅎ 그런 안 좋은 추억이 있으셨군요.
그런디 벌에 쏘이고 머리가 좋아졌다는 말씀은 금시초문올씨다.ㅋ
아마도 원래부터 머리가 좋으셨을 것만 같구요.
사람을 벌벌 떨게 만드니 이름도 벌인 것 같아요.
한 여름엔 이 곳에 있으면 더운 줄 모르니... 바로 저의 피서지입니다요.ㅎㅎㅎ
혹시 너무 더우시면 이 곳에 놀러오시길...
데이님,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주말 되시길 간절히 비옵니다. - 강화도 2011.07.27 23:55
- 대단하십니다. 고란초님
어떻게 저리 상세히 관찰을 하셨는지 관찰력 정말 대단하세요
그리고 저 무서운 쌍살벌을.
보는것만으로도 더위가 삭 가시는듯합니다.
늘 감사 드리며 고란초님도 7월 남은 시간 뜻깊게 보내세요 -
- 강화도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엔 제대로 담아보려고 다소 무리를 했지요.
저 녀석들 독침에 신경쓰느라 더위도 못 느꼈습니다.
피서지로는 적격인 것만 같구요.ㅎ
강화도님, 항상 건강하시고 늘 행복하시길 간절히 비옵니다. - 탄곡 2011.07.28 14:15
- 쌍살벌이 이렇게 집단 마을을 형성하고 있는줄 첨 알았습니다.
땅굴 파는 모습, 유충 잡아다 그 속에 넣고 알 낳는것, 그리고 메우기까지...
모든 과정을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깊이 빠져 감상 잘 했습니다.
대단한 관찰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
- 탄곡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의 영농지 법면에는 수백 개가 넘는 이런 구멍이 있어요.
최근엔 거미들만 잡아서 땅속에 묻어두는 나나니벌들을 담았는데 아직 못 올렸습니다.
동영상으로 담으니 조금은 실감이 나지요.
하지만 아직도 동영상은 잘 못 찍어 보여드리기가 민망합니다.
곱게 봐주셔서 감사드리구요.
탄곡님, 항상 건강하시고 늘 행복한 날만 되십시오.
'나의 곤충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마귀의 아파트 나들이 (0) | 2011.10.14 |
---|---|
파리매와 함께 (0) | 2011.10.14 |
꽃게거미에게 잡힌 쉬파리 (0) | 2011.10.14 |
여름의 정원에서(2011년) 제2편: 큰허리노린재의 짝짓기 (0) | 2011.10.14 |
여름의 정원에서(2011년) 제1편: 십자무늬긴노린재와 오이잎벌레의 짝짓기 (0) | 2011.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