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4. 14:20ㆍ나의 곤충일기
우리 님들 큰허리노린재의 짝짓기를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큰허리노린재는 노린재 중에서 매우 큰 종류에 속합니다. 몸이 투구처럼 단단한데 다리도 매우 튼튼하게 생겼습니다.
엉겅퀴를 좋아하여 엉컹퀴의 꽃에서 짝을 짓는 모습을 간간이 볼 수가 있지요. 다소 시기가 지났지만 저의 개인 사정 때문에 이제야 그 모습을 올려드립니다.
우리 님들 정원으로 가셔서 큰허리노린재의 짝짓기 과정과 생활을 즐겁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여름의 정원에서
(2011년)
제 2 편
큰허리노린재의 짝짓기
사진 촬영 일자 :2011년 6월 14일
- 정원 한 쪽에 엉겅퀴가 멋지게 피어있습니다. 엉겅퀴도 제법 예쁜 야생초이지요. 그런데 유독 이 꽃을 좋아하는 큰허리노린재가 있습니다.-
- 지금부터 엉겅퀴 꽃에서 벌어지는 큰허리노린재의 짝짓기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면의 다리가 더 굵고 몸집이 더 큰 노린재가 수컷이고 뒷면의 배가 많이 부르나 약간 몸집이 작은 노린재가 암컷입니다.-
- 암컷 큰허리노린재가 요즘 배가 불러 2세를 낳아야 하는데 듬직한 수컷을 만났습니다.
"자기야, 오늘 시간 있어?"
"그럼, 그럼. 요즘 남아도는 스테미너 때문에 고민인데."
"혹시 이 근방에서 향기가 안 나?"
"너무 진해서 머리가 어지러워."
암컷이 수컷의 등에서 유혹의 몸짓을 보내는 것만 같네요.-
- "요상한 향기가 엉겅퀴에서 나는지 이 아가씨 노린재에게서 나는지 분간이 안 되네."
아무래도 수컷이 향에 취해 제 정신이 아닌가 봅니다.ㅎ -
- 잠시 후 다시 이 엉겅퀴꽃을 찾았을 땐 이미 그렇고 그런 일이 벌어지고 말더군요. -
- 그렇다면 기회는 한 번뿐이니 좀 더 자세히 관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 큰허리노린재도 일반 노린재와 유사한 형태의 짝짓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만 몸체가 우람하니 좀 더 자세히 볼 수가 있네요. -
- 어! 이거 디카도 자동으로 모자이크 처리를 해주는 것만 같습니다.ㅎ -
- 두 말이 필요없는 짝짓기의 진수1. 바삐 올리다보니 모자이크 처리를 못해서 죄송합니다요.ㅋ -
- 좀 더 눈이 현란해지는 짝짓기의 진수 2. 이것도 이하동문.ㅎ -
- 허! 이 녀석들은 너무나 당당하게 짝짓기를 하네요. 아님 둘 다 무아지경을 헤매는지도 모르겠고...ㅋ 다른 노린재는 도망다니느라 정신이 없던데... -
-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 이제 서서히 떨어질 시간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 -
- 지금부터는 짝짓기가 끝난 직후를 보시겠습니다.
"어때? 괜찮았어?"
"야, 그걸 말이라고 하냐?" -
- 이젠 거의 원상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암컷은 변화가 거의 없네요. -
- "아직도 스테미너가 남아 도는데 이대로 헤어지긴 넘 아쉽다."
"나도 그래."
"히히! 그렇담 우리 한번 더 어때?"
"그걸 일일이 다 말해야 알겠냐? 좋을대로 혀." -
- 바로 이때였습니다. 붕~ 하는 소리가 나더니만 수컷 큰허리노린재 한 마리가 잽싸게 날아와 앉았습니다. 그리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이었습니다.-
- "흠~ 향기도 좋을시고. 아니! 저녀석들 좀 봐! 저것들이 벌건 대낮부터 뭔 짓거리여?" -
- "내가 이대로 구경만 할 줄 알았지? 천만에 말씀 만만에 콩가루올씨다." -
- 새로 온 수컷 큰허리노린재가 아무래도 무슨 일을 벌릴 것만 같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저도 궁금하여 좀 더 관찰해보기로 했지요. -
- "야! 너 혼자서 재미보려고! 어림도 없지."
"넌 뭐야? 벌건 대낮에 왠 홍두깬가 모르겄네." -
- "히히! 노린재아가씨, 이거 노린재물이 훤하십니다요. 혹시 저랑 데이트 좀... 어떠신지요?"
"지금은 좀 쉬어야 하는디..." -
- "우리 한 번 더 어때요? 저 녀석은 깡패 같으니 나랑 같이..."
"이런 옴 붙을! 말하는 것 좀 봐." -
- 암컷 노린재따라 둥글게 둥글게...
"햐! 끝내주는 이 향기! 눈 튀어나오는 이 경치! 미치고 환장허겄네."
"너, 꽁무니를 어디다 대고 앉았어? 끽! 냄새 한번 지독하네." -
- "요녀석 어디 맛 좀 봐라. 나에게 잡힌 놈은 뼈도 못 추렸거든." -
- 새로 날아온 수컷 큰허리노린재가 다른 수컷의 등으로 올라갑니다. 그런데 올라가는 폼이 쬐끔 요상하네요. 수컷을 암컷으로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별 지저분한 놈 다 보겠네. 넌 목욕도 안 하고 사냐? 온몸에 파리가 득시글이네."
"너는 어떻고? 누가 사돈 아니랄까봐 별소리 다 듣겠네." -
- 결국 새로운 수컷에게 자리를 빼앗겼는데 암컷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네요. 암컷 큰허리노린재도 매너 좋고 깔끔한 수컷을 바라는 것만 같습니다. 혼자 다시 외톨이 신세가 된 무단침입자 수컷입니다. -
- 엉겅퀴에도 꿀이 많은 것 같습니다. 벌이나 나비도 간간이 찾아오지요. -
- 꿀독에 빠진 벌.
"둘이 먹다가 한 놈 죽어도 모를 이 꿀맛! 크~ 좋다. 큰허리노린재가 뭔 짓을 해도 내가 지금 한 눈 팔게 생겼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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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큰허리노랜재도 다소 요란하게 짝짓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신비해보이지만 종족번식을 위해 일조를 하는 셈이니 경건한 마음으로 바라봐야 할 것 같네요.
우리 님들 모두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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