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4. 14:23ㆍ나의 곤충일기
- 쑥갓꽃이 피고 있는 영농지입니다. -
- 쑥갓꽃 밑에 숨어서 꽃에 내려앉는 곤충들을 노리는 꽃게거미가 이번엔 난데없이 쉬파리를 잡아버렸네요.-
- 이 쉬파리는 꿀을 먹으려고 온 것은 아닐테고 정말 일진이 사나운 날이군요. -
- "꽃게거미야! 나 좀 살려주라. 꽃 좀 구경하려고 왔는데 이렇게 잡아버리면 어떡하냐?"
"나도 그러고 싶지만 오늘 쫄쫄이 굶었거든." -
- "못 살려주겠다, 이 말이지? 좋아, 그럼 나와 정정당당히 싸워보자. 몸집도 쬐그만한 것이 날 잡겠다고..."
"넌 이미 잡힌 몸이야. 내 이빨엔 독이 있거든. 한 번만 물려도 넌 못 살아."
"으앙! 난 몰라. 어쩐지 여긴 안 오고 싶더라니..." -
- 결국은 맥도 못 추고 꽃게거미에게 잡혀버린 불쌍한 쉬파리입니다. -
- 무당거미가 거미집을 지어놓고 겨우 먹잘 것도 없는 조그만 갈따귀 한 마리 밖에 못잡았는데 오늘은 운수대통입니다. 무당거미의 두 배에 가까운 몸집의 두점배허리노린재가 걸려들었으니까요.
"이런 왕재수가!! 히히! 집을 손 본 보람이 있네. 넌 어쩐다고 등치값도 못하냐? 나 같으면 집을 다 부셔놓고 도망갈 것 같은데... 힉! 내가 지금 뭔 말을 이리 헤프게 하고 앉은 거지? 큰일날 뻔했네. 너 내 말 못 들었지?"
"네가 거미줄로 모조리 가려놓아 아무 것도 안 보인다. 으이구! 이리 날아오고 싶지 않더라니..." -
- 결국 죽을 운명에 처한 두점배허리노린재입니다. -
- 꽃은 민들레처럼 피는데 쇠서나물 같습니다. -
- 위의 꽃을 급접해서 담은 것입니다. 거의 민들레꽃 같지요? -
- 마치 쐐기가 나오는 것처럼 보이는데 무당벌레의 변태과정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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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거미나 곤충들의 세계는 생존경쟁이 치열합니다.
제대로 살아보지도 못하고 죽음을 맞는 일이 허다하니까요.
우리 님들 모두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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