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앞둔 환자 이야기 제2편: 죽음을 앞둔 환자와의 대화

2011. 3. 5. 18:37나의 의학소고

 우리 님들 죽음을 앞둔 환자에 대한 이야기 두번째로 이러한 환자와의 대화 원칙에 대해서 피력해보겠습니다. 이글도 역시 '환자와의 대화'에 나오는 내용을 비교적 많이 참조하였습니다.
여기서는 주로 죽음을 앞둔 환자의 알 권리에 대해서 기술했습니다. 
 우리 님들, 다소 글이 이해하시기 힘드시더라도 끝까지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겁니다.



 

 

 








                                  죽음을 앞둔 환자 이야기 
                                                    



                                                                제2편


 

                죽음을 앞둔 환자와의 대화




 대화 원칙에서 중요한 것은 상황을 현실적으로 파악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환자의 주변정리가 되었나를 살펴보는 일입니다. 유언장 준비에서부터 사업관계, 집안 문제 등이 잘 정리되어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이는 가족이나 친구, 변호사를 통해 쉽사리 알 수 있는 일들이지만 만약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환자에게 주변정리를 권유하도록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곧 죽는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서 의사를 전달하도록 합니다.
 그렇지만 주변을 정리하기를 몹시 주저하는 환자들도 있습니다. 이런 일을 서두른다는 것은 곧 죽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라 하더라도 의사는 잠자코 있기보다 꼭 필요한 일은 할 수 있도록 환자를 격려해야 합니다.
 아직도 문제는 남아 있습니다. 환자에게 무엇이라 말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이에 관해서는 찬반양론이 많습니다. 어떤 의사는 솔직히 이야기해주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들의 주장은 환자들은 아는 것을 감사히 여기며, 어떤 경우에도 사실을 감추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또 한편 그런 이야기를 환자에게 해선 안 된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절충형으로 환자의 의사에 따르자는 의견도 있습니다. 즉, 환자가 꼭 알고 싶어 할 경우에는 이야기해주고, 그렇지 않을 때는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쨌든 추세는 숨기는 것보다는 이야기하는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습니다. 일단 이야기하고 나면 쉬쉬하고 숨길 때보다 오히려 환자와 대화하기 쉬워진다는 결론 때문입니다. 이런 추세는 죽어가는 환자도 합당한 대우를 해주고, 더 이상 버려진 채로 두어서는 안 된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이제 환자는 구석방에 버림 받은 사람도 아니요, 마치 죽은 사람처럼 취급 받지 않아도 됩니다. 이러한 접근은 마치 환자도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 권리(right to know)’가 있다는 것을 옹호하는 입장인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알 권리가 곧 ‘반드시 알아야 한다(should know)’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이것은 마치 환자가 알 권리가 있는 이상, 반드시 알기를 선택할 것으로 간주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러한 오해는 권리라는 개념을 잘못 아는 데서 출발합니다. 알 권리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몰라도 될 권리(right not to know)’를 인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알 권리가 있다고 모든 환자에게 그가 곧 죽을 것이란 이야기를 하거나, 그래서 죽음에 직면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환자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가지면 은연중에 환자 스스로가 앞으로 다가올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할 때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언젠가는 다가올 자기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에 대한 여러 가지 마음의 자세도 이야기할 것입니다. 그 죽음을 용감히, 그리고 조용히 위엄을 가지고 맞이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알고 싶어 할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환자와의 대화에서 중요한 것은 그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줄 수 있는 마음의 자세일 것입니다. 죽음에 대한 환상, 미신, 온갖 의문이나 불안 등 그들의 이야기는 끝이 없습니다.

 단순히 들어주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환자가 괴로웠던 일, 후회되는 일, 화가 난 일 등 죽고 나면 아쉬워할 일들에 대해 실컷 이야기하도록 격려해주는 것은 더욱 중요합니다. 그리고 환자가 알고 싶어 하지 않을 때는 죽음에 대한 생각마저 하지 않도록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의사뿐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다시 말해 의사는 죽는다는 사실에 직면하지 않을 수 있는 환자의 권리를 지지하는 역할도 해야 하는 것입니다.

 또한 죽어가는 환자에 대해 보다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도움을 주려면 의사 자신도 도움이 필요합니다. 막연히 의사더러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에게 보다 친절하게 대하고, 그들을 이해하고, 또 인간적인 대우를 하라고 말하는 것은 환자를 대하는 의사에게 큰 도움이 못 됩니다.

 의사들에게는 우선 죽음에 임박한 환자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진료적 기술이 필요합니다. 그런 환자와 대화를 나눌 때에는 의사 자신부터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을 들어야 하고, 또 그게 무슨 뜻이며, 무어라 말해야 할 것인가를 잘 알아야 합니다. 즉, 의사는 대화에서 어떤 자세로 임하는 것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만일 의사가 이러한 치료적 합리성을 가지고 환자를 대한다면 죽음에 대한 불안이나 당혹감도 줄고 그런 환자들을 포기해 버리는 일도 없어질 것입니다.

 이것은 임종을 앞둔 환자와 함께 일하는 사람이나 친척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이 이들 환자를 위한 최선일까를 생각하기에 앞서, 의사는 환자 주변 사람들의 죽음에 대한 공포, 혐오감, 죄책감, 혼란 등을 직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만으로도 환자에게는 큰 도움을 준 셈이 되니까요.

............................
우리 님들 즐겁게 읽어보셨나요?
이 글도 역시 의학적인 것이 많고 의사에게 해당되는 전문적인 내용이 많아
이해하시기 힘드실 것 같습니다.
그래도 환자의 알 권리에 대해서는 이해가 되시죠?
 우리 님들 오늘도 보람찬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