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5. 18:50ㆍ나의 의학소고
우리 님들 학문에서의 진리가 인정되고 올바르게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건 물론 교육자의 양심에 따른 문제라서 함부로 거론하긴 힘듭니다만 저의 소견을 간단히 피력해보겠습니다.
다소 어려운 이야기지만 거짓없는 진리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모든 학문이 다 해당되는 것이지만 여기에선 의학의 학과 술에 대한 이야기를 사례를 들어 올려드립니다.
우리 님들 즐겁게 읽어보시고 진리란 어떻게 얻어져야 하는지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학(學)과 술(術)에서의 진리
학문의 교육과정에서 학과 술에는 항상 진리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학술에는 올바른 것을 밝혀내려는 용기와, 그릇된 짓을 하지 않으려는 양심이 있어야만 참된 진리가 바로 서게 됩니다. 죽음보다 더 소중히 여기는 인간의 정직이 없이는 영겁불멸(永劫不滅)의 진리라 할지라도 영원히 깃들지 못하게 됩니다.
요즘 들어 연구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거짓으로 만들어진 데이터를 용기 있게 밝혀내지도 못 한 체 학회에 보고되고 있고, 유명학자의 주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누구하나 검토해볼 경황도 없이 버젓이 새로운 학설로 행세하고 있는 것을 종종 보게 됩니다. 이건 한 마디로 학계의 말세를 고하는 일로 이런 현실은 폭로되어 바로잡아야만 합니다.
의학에서의 진리
일본 모 대학에 유명한 병리학자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병리학회의 대가였고, 의과대학 병리학교실의 주임교수였습니다. 그분의 주장이라면 모두가 신봉하였고, 그분의 학설이라면 정설로 인정되어 교육 자료로 사용되었습니다.
병리학 교실에서는 여러 약제사용에 의한 병리조직학적인 변화에 대한 쥐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그 곳 병리학교실에서 사용된 약제의 최종결과는 모든 쥐가 심장 근육에 영향을 주어 사망한다는 것이었고, 죽은 쥐에 대한 심근 조직검사를 하여 그런 약제의 영향을 평가하였는데, 이제 마지막 한 가지 약제만 남아 있었습니다. 주임교수의 주장이 맞다면 그 약제도 당연히 심근에 영향을 주어 모든 쥐가 죽어야만 했습니다.
병리학 교실에 있던 한 조수가 그 교수를 도와 열심히 실험에 참가하였는데, 마지막 약제를 투여하여 그 결과를 주임교수에게 보고해야할 임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마지막 약제를 투여한 쥐들이 한 마리도 죽지 않았습니다. 조수는 다음 날 그 약제는 쥐가 죽지 않는다고 보고했습니다. 주임교수의 정설은 그 약제도 쥐의 심장에 영향을 주어 쥐가 죽어주어야만 했는데도 죽지 않았던 것입니다.
주임교수는 조수에게 성질을 내며 다시 실험해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조수는 또다시 그 약제를 투여했지만 역시 한 마리도 죽지 않고 모조리 눈만 멀뚱멀뚱 떠있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죽지 않았다고 보고하자 주임교수는 극도로 화를 내면서 그럴 리가 없다고 고래고래 고함치는 것이었습니다. 기초학 분야의 석학이라 일컫는 주임교수의 꾸중으로 갑작스럽게 병리학교실의 분위기가 완전히 초상집 같이 변해버린 것입니다. 갈수록 분위기가 침울해지고 매일 같이 주임교수에게 시달리던 조수는 며칠 후 밤에 몰래 실험실로 들어가 모조리 쥐들의 목을 손으로 눌러 죽이고서, 다음 날 주임교수를 모시고 실험실로 들어가 그 약제 투여로 모두 죽었다고 거짓 보고를 하였습니다. 그때서야 주임교수의 얼굴이 밝아졌고, 그렇게 해서 얻은 결과의 데이터를 학회에다 발표하였던 것입니다. 그리고는 한동안 그 결과가 병리학교과서에 실려 교육 자료로 사용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그릇된 짓을 하고도 올바르게 밝혀내는 용기가 없이 보고되는 학(學)은 결코 진리가 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어찌하여 상아탑의 전당이라 일컫는 대학에서마저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그러나 작금의 실태를 보면 간간이 일어나고 있으며, 결국은 진리가 아님이 밝혀지게 되는 수모를 겪게 되는 것입니다.
의술에서의 진리
맹장염(급성 충수염) 수술의 달인이라 일컫는 유명한 외과의사가 있었습니다. 그는 수술이 5분도 채 걸리지 않았고 흉터도 거의 없이 깨끗하게 수술하였으므로 많은 맹장염 환자가 그 의사에게만 찾아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일약 유명한 의사가 된 것입니다. 그동안 돈도 많이 벌었고, 명예도 많이 올라 남부럽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름철이 되어 환자가 뜸해지고 거의 없는 날이 며칠 지속되자 갑자기 성깔이 거칠어지고, 심통을 부리며, 병원 기물을 부수고, 간호원들을 들들 볶아대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모두 수입이 떨어져서 저러나 싶었고, 돈도 벌만큼 번 사람이 해도 너무 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수술환자만 나타나면 언제 그랬느냐 싶을 정도로 체통을 갖추게 되고, 위엄 있는 원장으로 되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병원에는 외과의사와 같이 수술을 도와주는 조수가 한 사람 있었습니다. 그 조수는 한동안 그 의사를 유심히 관찰하였습니다. 그러다가 한 가지를 깨닫게 되었는데, 이 외과의사는 환자의 배를 칼로 가르는 찰라 흐르는 뻘건 피가 손에 묻는 순간, 그처럼 변덕스럽던 표정이 화사한 표정으로 바뀐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치 피에 굶주린 이리떼 마냥 피에 미쳐버린 이 의사의 치료를 위한 선지피를 얻기 위해서는 성한 환자의 배마저 자꾸만 갈라져야 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못내는 조수마저 수술대 위에 올라가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남의 골통을 밥 먹듯이 까 젖히는 신경외과 의사가 오랜만에 벗들과 어울려 밤새 과음한 탓인지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는데, 깨어나 보니 어느새 자기 골통이 까져있더라는 웃지 못 할 이야기도 있습니다.
이런 그릇된 짓은 의술이 될 수가 없는 것이며, 의술의 진리가 설 자리를 잃게 되는 것입니다. 오직 그릇된 짓을 하지 않으려는 양심이 있어야만 참다운 의술의 진리가 바로 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이 글은 은사님의 문집 내용을 극히 일부 참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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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잘 감상하셨나요?
이제 참된 진리가 서야 할 자리를 아시겠죠?
새로운 한해의 시작입니다.
이제 맞이하게 될 새해에는 거짓됨이 없는 학술이 바로서길 기대해봅니다.
아울러 우리 님들 모두 보람찬 오늘 하루가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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