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서편제 2 / 님의 침묵- 다음넷 이동

2011. 10. 31. 14:11님들의 시와 시조

 

[스크랩] 서편제 2 / 님의 침묵- 다음넷 이동

2011.07.20 12:16 | 님들의 시와 시조 | 고란초

http://kr.blog.yahoo.com/goran5006/4176 주소복사

사진 촬영 클릭 - 시냇물

 

 









서편제 / 님의 침묵

                               모나리자





내일은 해 뜨겠지 그 믿음 못 버리고
병든 몸 꿇어앉혀 시나리오 쓰다가
지쳐서 잠들었던가 꿈 속 길이 곱더라


둥지가 있었던가 아빠 새와 엄마 새
아기 새는 그 속에서 깃털 곱게 자라고
그러다 잠에서 깨면 난방 끊긴 월셋방


지인과 단절하고 세상과 단절하고
독방에 몸 가두어 지키려던 자존심
손익의 대차대조표만은 가려지지 않았다


칼바람 겨울 속에 가난에다 병마는
눈물도 말려 버린 지독한 재앙인데
生과 死 경계에 서면 문득문득 살고 싶다


숨처럼 쥐고 있던 자존심과 희망 대신
쌀과 김치 조금 그 자리에 간직하고
사람을 기다리는가 千年 보다 긴 시간


살아서 잠궜던 문 죽어서야 열더니
새가 된 女人이여 어느 하늘 나는가
살던 곳 뒤로 두고서 어디쯤을 가는가


그대 떠난 뒤를 우리들은 남아
문신 보다 진한 비문(碑文) 가슴 속에 새긴다
최고은 영혼의 소나타 찾아 먼 길을 떠나다.






최고은

1979 - 2011.1 <32세>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한국예술종합학교영상원 영화과 졸업

2006년 제 4 회 아시아 국제 단편 영화제에서
<단편의 얼굴상> 수상.

단편 12분 극 드라마 <격정 소나타> 발표






-아니면 말고 -



고 최고은 작가의 마지막 친필 쪽지가 공개되었다.

00 기자가 맨 처음 기사로 내보낸

' 남는 밥과 김치좀 있으면 문좀 두드려 주세요'라는 것과는
차원이 전혀 다른 내용이다.

-아니면 말고-식의 인기 위주 무책임한 기사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기사 안에서 놀아났던가.

한쪽은 자신들의 죄라 여기며 가슴으로 울었고
한쪽은 물 만난 고기 떼처럼 고인을 물어뜯었다.

꼭 여기에 어울릴 말은 아닐 지도 모르지만  문득

1939년. 영국의 작가 에드워드 리턴의 <아르망 리슐리 외>라는
작품 속 내용 중의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말과
어릴 적 어느 만화 속에서 읽었던가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사람은 감옥에 가둘 수 있어도 잉크는 가둘 수 없다>는 말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지금이야 자판을 두들겨 기사를 작성하겠지만
세상 그 무엇보다 강하고 무서운 힘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그것을 가지고 자신의 인기영합을 위해 기사를 쓴다면
또 한 번 슬프다.

늦게라도 고인의 쪽지가 공개되어
자신의 작품에 긍지를 가지고 생의 마지막까지
작가의 자존심을 지켜낸 고인의 명복을 기원 드린다.


                                                                   모나리자

고란초 2011.07.20  12:17 삭제

시가 너무 고와서 영상시화를 한번 만들어 볼 계획인데
시인님께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마침 좋은 음악(제클린의 눈물)이 있어 이 시와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만...
일단 모셔두고 원하시는대로 해드리겠습니다.
모나리자 시인님, 항상 건강하시길 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