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임시순서/벽보고 이야기 하다 - 제 10 편

2011. 10. 31. 14:16님들의 시와 시조

 

[스크랩] 임시순서/벽보고 이야기 하다 - 제 10 편

2011.08.07 20:21 | 님들의 시와 시조 | 고란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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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촬영클릭 - 모나리자


 

 

 

 

 

 









벽보고 이야기 하다

                                     혜민 김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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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민둥산
여인네 가슴팍 삼은 지 여러 해,
뚫어진 천정 사이로 보이는 별
백열등 삼은 지도 여러 달,    
달동네 그루터기처럼 남겨진 
판잣집 김 노인은 벽보고 이야기 한다
먼저 간 친구 하나 별똥별로 떨어지면
주어다 호롱불 달아주마
제 몸뚱이 다 가리지 못하고서
한 귀퉁이 변절된 신문지에 내주었건만
콜록대는 기침에도 지탱할 수 없어
흑백TV 화면처럼 심하게 흔들린다
퀭한 눈빛으로 가득 채운 
찌그러진 양은냄비에 
몇 푼의 동전이면 살 수 있는
라면을 끓이면서 벽보고 이야기 한다
세상아 잘 살아주지 못해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