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6. 16:57ㆍ나의 영농수첩
우리 님들 이제 저의 2009년도 영농 수첩 두번째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사실상 올해의 영농은 지금까지 최악의 조건이었습니다. 한 달 이상 봄 가뭄이 지속되는 바람에 작년에 심었던 농작물들이 상당수가 말라죽거나 크지를 못하고 시들어가고 있습니다.
그간 제대로 관리를 못한 탓도 있지만 날씨까지 변덕이 심해 많이 망쳐놓았네요. 이 사진들은 진작 찍어두었지만 그간 포스트 제작을 못하고 있다가 이제야 꺼내서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그간의 상황들을 사진 촬영 날짜에 맞추어 제작하는대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소 시기가 지나버린 것들이지만 그간의 변화 과정을 올려드립니다.
우리 님들께 차마 이걸 보이기가 쑥스럽고 죄송스럽지만 그래도 즐겁게 감상해보세요.
2009년 나의 영농 수첩
제2편
1. 봄 가뭄에 농작물은 말라가고
사진 촬영 날짜: 2009년 3월 27일
- 저의 영농지인 무안군 망월리 비로촌으로 들어가는 도로에서 바라 본 정경입니다. 멀리 제일 높은 언덕 위로 작년도에 신축했던 하얀 집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제 건물도 준공검사가 떨어져 전체 토지가 임야에서 대지로 전환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 웬 조경석들이 이렇게 많이 쌓여 있냐구요? 사실 이 조경석은 토지의 기반조성을 하고 남은 것들인데 이것을 이용하여 암석원과 연못, 정원 등을 예쁘게 꾸며야 될 것 같습니다. -
- 저의 영농지 바로 앞에 있는 소류지 쪽에서 전체적인 기반공사가 끝난 지역을 바라본 것입니다. 하단의 옹벽 기반공사가 철저히 이뤄졌고 자연석을 이용해 계단처럼 쌓은 석축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소유주 말로는 야산을 밀어서 이런 공사만 하는데도 3년이나 걸렸다고 하더군요. 앞쪽으로 조립식 주택, 콘테이너집 등 다른 집들 일부가 보이네요. 언덕의 제일 위에 있는 조립식 주택이 저의 하얀 집이지요-
- 저의 영농지 경계에다 작년에 심었던 감나무와 모과나무입니다. 올해는 모과꽃이 많이 피어서 다소의 수확이 기대됩니다.-
- 이제 언덕 위의 하얀 집에 도착했습니다. 자연석으로 석축을 쌓았는데 올해는 돌틈에다 철쭉이나 화초 등을 심을 계획입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시간이 많지 않아 일일이 신경을 못 쓰고 있네요. -
- 이제 집 앞에 들어섰습니다. 준공검사 때문에 작년 늦가을에 국산잔디인 뗏장을 사다가 건물 주위에다 심었는데 다행히 모두 살아서 싹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땅이 너무 바짝 말라 크지를 못하고 있군요. 간간이 찾아와 물을 뿌려주었는데 그래도 먼지가 날릴 정도입니다. -
- 건물의 앞면입니다. 100T 사이딩 판넬로 지었고 창은 하이샤시, 복층유리를 사용했습니다. 앞면의 외등이 보이고 있군요. 건물은 40 제곱미터(12평)인데 9평 정도의 바닥엔 인조잔디가 깔려 있고, 현관 쪽에 3평 정도의 주거용 방과 욕실이 있습니다. -
- 이제 텃밭의 주인공들을 만나보러 가야겠습니다. 작년에 조성한 텃밭에는 얼갈이 배추, 무우, 시금치, 상추, 양파 등이 심어져 있는데 몰골이 말이 아닙니다. 시금치와 상추 등은 많이 말라죽었네요. -
- 얼갈이 배추밭입니다. 허! 이런, 수확을 않고 놔두었더니만 보시다시피 모조리 꽃대가 올라오고 있네요. 이거 모두 씨를 받으면 올해 배추 씨앗은 안 사도 될 것 같습니다. -
- 이건 여수 돌산 갓김치 만들려고 했는데... 꽃대만 계속 자라고 있군요. 너무나 가뭄이 심해 잎도 전혀 생기가 없습니다. 물이라도 흠뻑 주고 가야겠네요. 그런데 비가 안 와서 물을 주어도 하루만 지나면 땅이 갈라집니다. -
- 바짝바짝 말라가는 시금치들입니다. 좀 더 키워서 먹어보려고 했는데 너무 안쓰러울 정도이네요. 이미 말라죽은 것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하늘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으휴~ 농사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부지런히 일해야 하는데 저는 게을러 터져서...
"시금치야, 미안하다. 너희들이 주인을 잘 못 만난 것 같구나." -
- 양파들도 시들거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죽지 못해 사는 것만 같습니다. -
- 무우는 자체에서 수분조달을 하고 있는지 그래도 제일 잘 견디고 있군요. 그런데 덩이뿌리가 그만큼 작아져버릴 텐데... 차라리 지금 캐서 먹는 것이 더 나을 지도 모르겠네요. -
- 이렇게 보면 말라죽은 시금치들이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가뭄을 못 견디고 말라죽는 것이지요. 겨울엔 제법 싱싱했는데... 차라리 그때 수확을 했어야 하는데 후회막급입니다. 농사도 수확 시기를 놓치면 말짱 꽝이올시다. ㅎㅎ -
- 맛좋고 영양가 높은 배추 봄동을 안 캐고 놔두었더니 벌써 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이거 오늘 입맛이 씁스름하군요. 그렇다면 배추 씨나 좀 받아서 씨앗값을 벌어야겠습니다. -
- 작년에 몇 그루 얻어다 심어둔 딸기도 꽃이 필 준비를 하고 있군요. -
- 작년에 씨를 뿌려서 나온 카네이션꽃이 겨울에도 안 죽고 살더니만 싱싱하게 자라고 있네요. 채소보다는 꽃들이나 가꾸고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
- 접시꽃도 새싹을 내밀었습니다. 텃밭에 채소는 잘 안 되니 모조리 화초밭이나 만들어야 될 것 같기도 하고... -
2. 꽃이 피는 채소들
사진 촬영 날짜: 2009년 4월 7일
- 근간에 비구경을 못 했는지 소류지의 물도 많이 말라붙었습니다. 봄이 와서 수초들이 나오고 있네요. 붕어들도 걱정이 태산일 것 같습니다. 물이 마르면 살 수가 없을 테니까요. -
- 봄꽃들은 길가에서 다투어 피어나고 있네요. 민들레는 벌써 씨를 날리고 있고, 큰개불알풀의 파란 꽃도 보입니다. 길가에 심은 완두콩도 잘 자라나고 있네요. -
- 들판의 잡초인 쑥도 싹이 나오고, 각시취들이 많이 나옵니다. 잎이 두메분취와 유사합니다.-
- 이제 다시 텃밭으로 가보겠습니다. 시금치들이 가뭄에 못 견디는 것 같습니다. 얼갈이 배추, 배추 봄동, 갓, 무우 등등 모조리 꽃이 피고 있네요. 너무 비가 안 와서 물을 뿌려주었는데도 생기가 거의 없습니다. -
- 얼갈이배추는 올해 엄청 많은 씨가 나올 것 같습니다. 키가 쑥쑥 크고 있군요. -
- 배추꽃은 그래도 꽃이라도 많이 피니 보기가 좋군요. 채소를 가꾸는 것이 아니라 꽃을 즐기고 앉았으니 저, 이거 농사꾼 맞는지 모르겠네요. ㅎㅎㅎ
"채소들아! 꽃만 예쁘게 피면 못 먹어도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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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저는 아무래도 농사꾼이 되긴 틀렸나 봅니다. 채소꽃을 보고 좋아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이게 다 사람 사는 재미가 아닌가 여겨지기도 합니다.
저는 영농 경험이 전무상태라서 그저 재미삼아 텃밭을 일구고, 수확할 것이 없어도 즐겁습니다.
사실상 수확의 즐거움을 느끼면서 영농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 엄청 부럽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수확도 할 날이 오리라는 희망을 안고 확신하면서 살아갈 생각입니다.
우리 님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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