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분은 81세 할머니인데 전문적인 도우미 선생님의 소개로 그 집을 찾게 된다. 매우 폐쇄적이고 속에 있는 말을 잘 꺼내 놓지 않는다고 들었다.
도움을 원하는 것이... 58세된 아들이 있는데 정신장애 3급인데 말동무를 좀 했으면 하고 두번째로 할머니가 넘어져 허리와 팔을 다쳤는데 당분간 이동이 힘드니 시장이나 집안에 급한 일들을 좀 거들어 주었으면 했다. 도우미 선생님은 30곳 되는 독거노인들을 돌보는데 그냥 문제 있는지 없는지 안부만 챙기는 상태로 보면 된다. < 수국... 고락산성님 >
▶일단 만나보니 우선 급한 것이 일상 가정생활용품구입과 집안의 정리문제인데... 사달라는 것이 많다. 아들에게 시키면 구멍가게 가서 본인이 먹고 싶은 것만 잔뜩 사들고 온다는데... 라면 몇봉지 과자... 이런 것들만..
부탁하는 것이 간고등어, 라면, 스프 들어 있는 삼호 어묵(봉지를 보여 주면서...), 사과, 돼지고기, 화장지, 모기장, 소염·진통 습포제(제놀), 그리고 적절한 생선... 그간 장을 못보아 먹는 것이 제일 급하다.
→ 여기서 남의 부탁을 그대로 들어주면 되지만 기초생활 수급자인고로 그리 넉넉치 못한 살림이라 생각되어 '아끼는 방안' 그리고 남의 물건이라 더욱 신중해진 마음에 몇가지 질문을 드려보았다.
→ 홈플러스의 안동 간고등어는 크지만 좀 비싸다(대략 한손에 6,000원). 그래서 부전시장의 전문상점에서 한손에 4000원 하는 것이 좋아 보인다.
라면은 취향따라 다르니 무슨 라면을 원하는지? 수퍼보단 개당 250원정도 싸다.
사과는 부전시장에서 좋고 싼 것을 살수 있는데 몇개 정도? 모기장도... 돼지고기도 부전시장의 전문 매장에서 암퇘지 전지로 구입하여 하루 숙성시켜 먹으면 일반 정육점, 마틍의 1/2수준으로 고급 돼지를 먹을 수 있다.
습포제도 동네약국은 2000원한다 한다. 그러면 부전시장의 대형약국은 거의 반값일 것이다. 몇개 정도?
화장지와 생선(굴비가 보관하기 좋을 것이다.)은 홈플러스에서 할인 시점에 구입하면 싸고 좋다.
삼호어묵보다는 부전시장의 '海참오뎅(스프 있는 것)'이 맛있고 값도 훨씬 싸다. 등등에 대해 설명을 드렸더니 까무러친다. '안그래도 남자분이 도와주신다기에 최고 걱정되는 것이 시장 장보기였는데...' 은근히 믿는 눈치다.
▶이렇게 준비하여 방문을 하니 좋아라 하며 이것저것 고민되는 사생활을 털어 놓는다. 그리고는 집안에 고장난 것... (밥솥) 세탁기... 등도 바꿀 것은 바꾸어 주고 세탁기 작동법도 가르쳐 주고... 아들 정신병원에도 대신 가서 상담도 해 주고... 그러는 사이에 많은 신뢰가 쌓였는지...
→ 집에 부군은 30여년전 돌아가시고 아들 셋인데 첫째 아들이 군대가서 얼마나 심하게 지냈는지 제대하고선 몰랐지만 갈수록 제 정신이 아니어 3개월간 정신 병원에 입원시켰는데 면회를 가보니 아들 잡는 것 같아...
내 몸이 살아 있는 한 내가 돌본다는 심정으로 지금껏 끼고 산다고 하고 둘째 셋째는 그런대로 살고는 있지만 자기들을 돌볼만큼 넉넉지는 못하여 이렇게 기초수급생활자로... 장애등급으로... 정부의 보조금으로 그럭저럭 지낸다 한다.
→ 요는 기초수급생활자를 대상으로 한 '영구임대주택'을 배정받고 싶다는 것이다. 현재의 주택은 무허가이며 땅만 본인명의로 7.5평정도인데 몇푼 나가지도 않아 팔아서는 일반 전셋값도 못된다는게 문제라 한다. < 연꽃지 (蓮花池)... 꽃송이님 >
▶동사무소에 가니 지난번 그 할머니와 같은 담당자이다. 자세한 입장을 설명하고 임대주택신청이 가능한지 물어 보니... 잘난(?) 7.5평 주택이 문제이다.
→ 결론은 어차피 물려주기로 한 토지... 손녀명의로 이전해 주고 임대주택을 신청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선...
법무사에 의뢰하면 그 수고비가 35만원. 그래서 기꺼이 내가 대해해 주기로 했다. 서류는 광주에 있는 큰 며느리가 준비를 한단다. 내가 필요한 서류 목록을 적어 주고선 주말까지 준비 해 달라고 하고선...
→ 광주에 사는 며느리로부터 전화가 왔다. 겉치레로 고맙다는 인사만 하고선 바로 집값이 얼마나 가는지를 묻는다. 그리고 시숙의 장애등급을 1등급으로 올릴순 없는지... 참... 속이 들여다 보였다.
자기 부모를 잘 못 모셔 이렇게 신세진다는 이야기는 못할망정 오히혀 그 몇 평 안되는 땅에...
야멸차게 필요한 서류만 보내달라고 하고선...
→ 얼마후 그 며느리가 올라오겠다는 둥, 교회에서 심야 기도 드리다 걱정되어 인감과 딸주민증을 맡겨 놓으면 안된다는 생각이 스치어 새벽2시에 시어머니께 전화하여 빨리 보내 달라 한다. ㅎㅎㅎ
왜냐하면 법원(등기소)에 서류를 제출하고 나면 3일간 적부를 심사한다. 문제가 있으면 다시 인감과 주민증으로 가지고 가서 수정해야 하니... 할머니 자원봉사만 아니었으면 다 던져 주고 법무사를 이용해라 하였을 것이지만...
쌍팔년도도 아니고 인터넷 전산으로 세상이 움직이는 이 시대에 나이가 50이 넘은 며느리가 81세 된 시어머니보다 생각이 짧아...
취득세 46만원, 등록세등 제반 비용이 30여만원... 약 76만원 들여 명의 이전 해 주고선 서류 일체를 광주 큰 며느리 앞으로 보내 주었더니 그제서야 어쩔줄 모른다. 할머니는 이 이야기를 다 해주면서 고부간 저간의 사정도 다 이야기 하신다.
며느리는 시어머니 마음을 참 모르고 혼자 잘났다고 사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그리고는 동사무소에 가서 영구임대아파트를 신청해 드렸다. 하지만 동사무소 직원의 행태가 좀처럼 맘에 안들고 석연찮은 구석이 있어 구청을 직접 찾았다.
→ 영구임대아파트는 지은 지가 오래되고 구석지고 후미진 곳에 위치하여 사람들이 입주후 불편이 많다 한다. 그래서 병행하여 '전세임대'라는 제도를 병행하는데 1년에 한번 3월에 입주 신청의 기회가 주어진다.
독거 노인은 대상이 안되고 두명이상 가족단위로 거주해야 자격이 있는데 이 할머니 부자가 대상이다. 주택이든 아파드이건 5000만원 법위내에서 95% 전세금이 지원된다. 지역도 해당 지역에서만... 할머니가 무척 기뻐한다. 내년에 입주신청시 꼭 도와달라며 당부하신다.
너무 길어 내일 마무리합니다. 지난번 할머니와 이번 할머니 허리 수술문제로 병원 진료 시킨 건에 대해서... 몇백만원이 들어 가는 허리 수술건으로 제가 동분서주한 이야기입니다. 친구와 의논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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