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자 하면 살 것(必死則生)...만물상에서 인용
히틀러가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2차 세계대전에 나서게 된 데엔 영국 체임벌린 내각이 히틀러에게 유화(宥和)정책을 편 탓이 컸다. 1939년 폴란드에 이어 프랑스· 벨기에·네덜란드가 순식간에 독일 손아귀에 들어가자 주영(駐英) 미국대사 조지프 P 케네디는 "영국도 가망 없다"는 전문을 본국에 보냈다.
협상에 매달리며 히틀러와의 전쟁을 피해 온 영국은 일전(一戰)을 치를 준비와 자세가 돼 있지 않았다. 체임벌린은 할 수 없이 처칠을 해군장관에 임명했다.
▶처칠은 히틀러가 등장했을 때부터 "유럽에 폭풍우가 몰려온다"며 나약한 정부와 국민에게 경각심을 일깨웠다. 예순네 살 처칠은 1차대전 때 이미 해군장관으로 산전수전을 다 겪었고, 히틀러와 싸우는 전쟁의 본질을 꿰뚫고 있었다.
그가 기용되자 영국 해군 병사들은 "원니(처칠의 애칭)가 돌아왔다!"고 외쳤다. 처칠은 "대가가 어떤 것이든 우리는 싸울 것"이라고 선언했다.
▶1940년 5월 영국 국민은 처칠을 수상 자리에 올렸다. 처칠은 의회에서 "나는 피, 수고, 눈물, 그리고 땀밖에 드릴 것이 없습니다. 이제 단합된 우리 힘을 믿고 앞으로 나갑시다"라는 유명한 연설을 했다.
그는 25명의 장관에게 "영국의 긴 역사가 끝내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면, 히틀러가 피 흘리고 숨이 막혀 죽은 뒤에야 그렇게 될 것"이라고 했다. 처칠이 단호한 의지와 용기로 앞장서면서 영국은 달라졌다. 5년 뒤 히틀러의 나치는 무릎을 꿇었다.
▶"전쟁을 막는 가장 확실한 길은 전쟁을 겁내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1962년 소련은 쿠바에 미사일 기지를 만들어 미국의 숨통을 노리려 했다. 그 위기에서 미국을 지켜낸 것은 핵전쟁을 각오하고 쿠바 해상을 봉쇄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용기였다.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들로 에워싸인 속에서 국가적 존엄을 유지하는 것도 어떤 침략과 위협도 용서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행동으로 보여 주기 때문이다.
▶전쟁은 누구나 싫어한다. 그러나 침략에 무너져 나라가 없어지면 전쟁이 싫고 좋고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엊그제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분명 전쟁 도발이다. 거기에 대한 청와대와 군(軍)의 판단과 대응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죽고자 하면 살 것(必死則生)'이라는 결의로 국민의 뜻을 모아 위기를 헤쳐나갈 지도자상(像), 처칠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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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시금치
시금치는 푸른 잎채소로는 드물게 겨울부터 이른 봄까지가 제철이다. 조상들은 그래서 겨울 비타민과 미네랄 섭취원으로 시금치를 즐겼다. 겨울 시금치는 추위·눈보라 속에서 자라 향이 강하고 당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금치의 원산지는 고대 페르시아(이란). 인도·중국을 거쳐 고려 말·조선 초에 한반도로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시금치는 완전식품에 가까울 만큼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다. 비타민 A·C·E·K·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 등 비타민과 칼륨·칼슘·셀레늄 등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다. 혈관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도 있다. 특히 빈혈 예방 성분인 철분은 100g당 2.5~3.7㎎이나 들어 있어 당근(0.7㎎)·고추(0.9㎎)·피망(0.5㎎)의 약 세 배에 달한다. 육류(햄버거 패티)보다도 많은 양이다.
과거엔 시금치의 철분 함량이 이보다 10배나 많은 것으로 알려졌었다. 독일의 분석학자가 1870년 시금치의 철분 함량을 산출할 때 소수점 하나를 잘못 찍는 실수를 했고 이 오류는 1930년에야 밝혀졌다. < 시금치 꽃... 강화도님>
시금치에 함유된 비타민 중 A·C·E는 비타민의 ‘에이스’이며 셋 다 유해(활성)산소를 없애는 항산화 성분이다. 암, 심혈관 질환, 백내장, 황반변성, 관절염 예방 식품으로 시금치를 추천하는 것은 이래서다. 시금치를 매일 꾸준히 섭취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은 35%, 대장암은 40%가량 발병률이 낮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시금치의 비타민 가운데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엽산이다. 엽산이 기형 예방을 돕는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폐암 등을 예방하고 호모시스테인의 생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은 덜 알려졌다. 혈중 호모시스테인 농도가 올라가면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엽산과 비타민 B12를 함께 섭취하면 암·동맥경화 예방 효과가 더욱 커진다. 시금치(엽산 풍부)와 쇠간·굴·조개·등푸른 생선(비타민 B12 풍부)을 ‘찰떡궁합’ 으로 보는 이유다.
시금치에 든 비타민 K는 혈액 응고·뼈 건강에 유용하다. 1차대전 때 부상당한 프랑스 병사에게 와인에 시금치 주스를 넣어 마시게 했는데 효과를 봤다. 시금치에 혈액 응고(상처 치유) 작용을 하는 비타민 K와 조혈 작용을 하는 엽산·철분이 넉넉히 들어 있어서였을 것이다.
단 아스피린 등 피를 묽게 하는 약이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이라면 비타민 K가 약효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웰빙식품에도 약점은 있다. < 보약, 겨울 시금치... 고락산성 >
떫은맛 성분인 수산이다. 수산은 체내에서 칼슘·철분과 결합해 두 미네랄의 체내 흡수율을 떨어뜨린다. 칼슘·철분보충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시금치의 과다 섭취는 피하는 게 좋다. 한때 시금치를 많이 먹으면 신장 결석이 유발된다고 해서 시금치 섭취를 꺼리는 사람도 있었다.
이는 시금치를 매일 500∼1000g 이상 섭취하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우리 국민이 나물이나 국을 통해 한 끼에 섭취하는 시금치의 양은 30∼40g에 불과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단 결석·통풍 환자에겐 시금치가 권장되지 않는다.
드물지만 일부 예민한 사람에게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칼륨 함량이 높은 편이어서 고혈압 환자에겐 유익하지만 신부전증 환자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유럽에선 데이트할 때 시금치 요리를 주문하지 않는다. 시금치가 치아 사이에 끼는 것을 꺼려서다. 서양에서 시금치는 한국 남성 치아의 고춧가루와 같은 존재다.
참깨·참기름은 시금치와 궁합이 잘 맞는다. 참깨에 풍부한 라이신(아미노산의 일종)이 결석 억제를 도우며 참기름 등 식용유를 사용하면 지용성인 시금치의 웰빙 성분(베타카로틴·루테인 등)을 더 많이 흡수할 수 있어서다.
시금치나물을 무칠 때 참깨·참기름을 첨가하면 시금치에 부족한 영양소인 단백질·지방까지 보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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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40%, 50대의 50%가 고생하는 그 병
날씨가 추워지면서 ‘오줌발’이 약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추운 날씨엔 유독 오줌 줄기가 가늘어지면서 발등을 적시고, 소변을 봐도 개운치 않다. “낮은 기온에선 요도 주변 괄약근이 수축되고 요로가 좁아져 오줌이 잘 나오지 않는다”
“날씨가 추워졌을 때 중·장년층이 병원을 많이 찾는 이유” 실제 대한전립선학회가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접수된 전립선 치료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매년 가을부터 늘기 시작해 12월에 가장 많았다.
전립선비대증은 노화의 결과이다. 40대부터 질환자가 크게 늘어난다. 오래 앉아있는 습관은 전립선비대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노화로 비대해진 전립선이 요도 압박
남성 요도는 밤톨 모양의 전립선으로 둘러싸여 있다. 전립선은 생식을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다. 정액의 3분의 1이 이곳에서 만들어지고, 정자가 활동하도록 도와주는 영양물질도 이곳에서 분비된다. 부수적으로 항염·항균 작용도 해 요로 감염을 막아주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도 노화한다. “40대 이후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어 여성호르몬 비율이 늘어나면 전립선이 점차 커진다” 전립선 비대증 유병률은 40대는 40%, 50대는 50%로 증가하다 60대에 60%에 이른다.
전립선 비대증은 노화에 따른 호르몬 변화가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음주, 흡연, 오래 앉아 있는 생활습관, 비만 등도 관련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감기약 복용, 추위도 일시적으로 비대증을 악화시킨다.
초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약물로도 치료 가능하지만 그대로 놔두면 소변 배출 능력을 완전히 상실할 수 있다. 압박된 요로로 소변을 내보내려 방광 근육이 계속 힘을 쓰다 한계점을 넘으면 근육이 늘어지기 때문. 이후엔 비대해진 전립선을 제거해도 방광 기능을 되살릴 수 없어 소변줄을 달아야 하는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쏘팔메토·라이코펜, 전립선 비대증 예방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 채식 위주의 식습관을 유지하며,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최근에는 전립선 비대증 예방에 도움 되는 여러 식품이 소개되고 있다. 토마토가 대표적이다. 토마토에 다량 함유된 ‘라이코펜’ 성분이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것은 많은 논문을 통해 입증됐다.
라이코펜은 전립선의 노화를 막고, 전립선 조직을 보호한다. 체내 라이코펜 함유량이 가장 많은 곳이 바로 전립선이다.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라이코펜을 토마토를 통해 보충하면 전립선 비대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연구진들의 설명이다.
2009년 전남대 응용생물공학부 연구진이 쥐에게 라이코펜이 함유된 토마토 추출물을 투여한 뒤 일정 기간이 지나 전립선 무게를 측정했더니 무게가 의미 있게 줄었다.
전립선암 발생률도 낮춰준다. 2007년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40세 이상 미국인을 대상으로 5년간 추적한 결과, 토마토 요리를 주 10회 이상 먹은 사람은 주 2회 이하 먹은 사람에 비해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45% 낮았다. < 토마토...강화도님 >
톱야자수 추출물인 ‘쏘팔메토’도 전립선 비대증 예방에 좋다. “체내 5-알파 리덕테이즈라는 효소가 활성화되면 전립선이 점점 커진다. 쏘팔메토 성분은 이 효소의 활성도를 낮춰 전립선이 커지는 정도를 줄여준다”고 말했다.
실제 2002년 유럽비뇨기과학회지에 따르면 전립선 비대증 환자 132명과 일반 남성 704명을 대상으로 쏘팔메토 추출물을 임상시험한 결과 국제전립선증상점수(IPSS)가 유의미하게 낮아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08년 쏘팔메토 성분이 전립선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기능성을 인증한 바 있다.
최근에는 라이코펜과 쏘팔메토 추출물을 동시 섭취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CJ뉴트라 ‘전립소’)도 출시됐다.
도움말 세브란스병원 비뇨기과 조강수 교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심봉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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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의노래 / 김동진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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