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蘭)과 아내

2011. 3. 9. 14:53나의 난수상록

 

 

                                        

 

                        - 저의 아내가 이처럼 난을 좋아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고란초도 이렇게 해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지만....

                            (고란초의 컴퓨터 마우스 그림집에서) -




                                                             蘭과 아내







 나는 언젠가부터 난에 빠지기 시작하여 이젠 너무나도 깊숙이 빠져 헤어나질 못하고 있는 처지가 된 상태이다. 난이란 풀꽃이 뭐가 그리도 좋은지 나도 모를 일이나, 하고 많은 화초 중에 하필이면 난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역시 알 수가 없다.
수많은 날들을 채란 한답시고 깡그리 산행에 쏟아 부었으며, 웬만한 난가게 주인도 하도 뻔질나게 찾아다니는 통에 곁을 스쳐만 지나가도 알아 볼 정도가 되었으니,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지만 자연히 마누라가 참견하지 않을 수 없게끔 되었다.
이건 비단 나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경우는 조금 도가 지나치게 된 것 같다.산채하거나 난가게서 사 모은 난들이 하나 둘씩 모여 난실 가득 차고 넘쳐흐를 즈음, 퇴근하기가 바쁘게 매일 같이 난의 시중을 드느라 난실 속에서 시간을 물 쓰듯 보내고, 멋쩍은 표정으로 한 밤중 잠든 마누라 옆으로 살그머니 기어 들어가니, 낭만적 접근은 고사하고라도 고이 잠든 마누라를 깨우게 되어 요즘은 마누라의 신경이 극도로 날카로워진 상태다.
“난이 그렇게도 좋으면 난과 결혼해 같이 살지 그래요?”
“난이 중요해요? 애들이나 아내가 더 중요해요?”
허구한 날 독기어린 핀잔을 들어가면서도 오늘도 또다시 발걸음은 난실로 향한다.

지난 어느 날이었다.
직장에서 퇴근하기가 바쁘게 난실로 직행하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니 마누라가 온데간데 없었다. 어딜 나갔나, 잘 됐구나 싶어 잽싸게 난실로 뛰다시피 들어갔다. 난실문을 열고 난을 살피는 순간 나는 하마터면 기절할 뻔했다. 나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뒤로 주춤 물러서며 가슴이 덜컹 내려앉은 것이다.
무슨 일이 난실 속에서 일어났을까? 모두가 궁금하리라 여겨진다. 난데없이 난실 속의 난에 파묻혀 웬 여자의 얼굴이 나의 망막 속에 맺힌 것이다. 그것도 빙긋이 웃으면서 말이다.
‘웬 여자였냐구요? 바로 내 마누라지 누구겠어요.’
그래서 시치미 딱 떼고 웬일로 난실을 다 왔느냐고 하니까, 자기도 이제부턴 난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무슨 소린고 했더니 난을 바라보듯 자기 얼굴을 바라봐 달라고 하는 게 아닌가? 순간 나는 뭔가에 뒤통수를 쾅 얻어맞은 듯 머릿속이 멍해짐을 느꼈다.
“당신이 하도 난에 빠져 내 얼굴은 아예 남의 집 똥개처럼 취급하니 이렇게라도 할 수 밖에 없잖아요?”
결국 그 날 나는 온갖 독기어린 비난의 화살을 집중적으로 받고 말았다. 이제부터라도 나도 반성 해야겠다 결심하고, 사실 마음에도 없지만 마누라를 한번이라도 껴안아주고 눈치를 살펴 쥐에게 접근하는 고양이마냥 소리 죽여 살금살금 난실로 올라가야만 했다.

산채를 가는 데도 역시 문제가 뒤따르게 된다.
산행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날씨나 독사나 독충, 덫 등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마누라의 바가지다. 이건 숫제 폭거이다. 애쓰게 캐온 난들을 박살내 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질 않나, 모처럼만에 이뤄진 다른 사람과의 산행 약속도 여지없이 파기시켜 버린다.
마누라에게 점수를 많이 따야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을 텐데... 으이구! 나는 점수를 따기는커녕 계속 잃고만 있으니 어디다가 하소연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차라리 독신으로 살았더라면 이런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수도 있을 텐데 ……
그래서 한 가지 꽤를 고안하였다. 산행에서 돌아오는 날에는 애들이 좋아하는 과자랑 아이스크림 등을 한 보따리 싸들고 들어가거나 집안 청소, 설거지 등 마누라가 시키지도 않은 일들을 손수 하는 것이다. 보통 때는 남의 일 보듯 하는 것이나, 산채만 갔다 오면 휘파람까지 불어대며 해대니 마누라가 웬일인가 하고 여길 수밖에.
그런 연후로 산채를 오히려 더 자주 내보내게 되는 듯 했고,처음엔 의아스러운 눈초리로 날 바라보더니 이제는 아에 당연히 해야 만 될 일로 여기는 듯 했다.그렇지만 막상 피곤한 몸을 이끌고 하고 싶지 않은 이런 일들을 해야만 하는 내 자신이 가련스럽게까지 느껴지고, 남이 들으면 별스런 놈 다 보겠다고 손가락질 받지나 않을까 두렵기까지 하다.
결국 마누라에게 아부를 많이 해야만 난들이 무사할 것이고 산채가 가능할 것 같으니 세상 살 맛이 안 나지만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산채 초기, 처음엔 아내에게 바치는 난이라는 둥, 난의 명명을 마누라의 이름자로 하겠다는 둥, 얼렁뚱땅 넘어가려해도 통했지만 이젠 이런 것은 어림 반 푼어치도 안 통한다.

그래서 두 번째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이것이다. 이것은 거의 성공을 거두었다. 그 방법이 무엇일까가 궁금할 것이다, 혹자는 마누라에게 밤 서비스를 잘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할 것이고,또 어떤 이는 마누라에게 관심이 많이 있어 보이도록 여우털 목도리라든가, 밍크 코트 내지는 때깔이 멋진 잠옷 따위 등을 결정적인 시기에 선물해주면 될 게 아니냐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노동뿐만 아니라 경제적 손실이 많아 나에겐 부적당하다. 혹시나 마누라가 밤 서비스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몰라도 … 그래서 이런 방법이 아니라 돈 안 들이고, 간편하며, 노동을 안 해도 되는 간단한 방법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사람마다 개인적으로 좋아서 하는 일이 있다. 내 마누라는 도가 지나쳐 그 일을 안 하면 못 베기는 상태인데 바로 그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직장에 있는 동안 마누라가 하고 있는 일들을 알아내게 되었다. 그건 밥 먹고,설거지하고, 빨래하고, 청소하는 등 집안의 자질구레한 일이 아닌 다른 일이다.

언제부터인가 자기가 마치 자선가나 되는 모양으로 피 땀 흘려 애쓰게 벌어다 준 돈을 가지고 고아원이다, 양로원이다, YMCA다 쏘다니며 씀씀이를 헤프게 하고 있었고, 자기가 아니면 이런 일을 할 만한 사람이 없다할 정도로 뻔질나게 돌아다니고 있었으며, 점심 식사 후 마누라가 보고 싶어(실은 난이 보고 싶어서 가는 경우가 많지만) 집에 와 보면 텅 빈 썰렁한 집안 분위기를 수시로 맛보았기에 때는 바로 이때다 하고 나도 참견하기 시작했다.
어디 그 뿐이랴? 자기가 외국에서 살 것인지 어떨 것인지는 몰라도 영어회화 교습이다, 엉뚱하게 필리핀 말인 따갈로그 교습이다, 뭐다 하여 이리 저리 나들이는 보통이고, 요즘은 아에 정신 나간 사람 같은 외국인까지 집에다 들여 놓고 영어강습 받느라 혀도 잘 돌아가지 않는 소리를 내고 있으니, 이젠 남편 바가지 맛도 좀 보여줘야만 되리라 여겨져 간섭을 하기 시작했다.
어찌나 만나기만 하면 들들 볶아 댔는지 나는 내 일을 하고 아내는 아내 일을 하는데 있어 일체 서로 참견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말았다. 이리하야 자연스럽게 난을 돌보고 난을 캐러 갈 수가 있게 된 것이다.
‘아무렴! 내가 언제 아내의 사생활을 간섭했던가? 이것을 이용하는 것은 남의 약점을 악용하는 것만 같아 좀 비열하게 여겨질지도 모르지만, 마누라에게 덜미를 잡혀 찍소리도 못하고 지내는 것 보단 백번 더 났지, 안 그래요?’
이 방법이 언제까지 성공을 거두려나는 두고봐야 되리라 여겨지지만 아무튼 괜찮은 방법임에 틀림없다.

난과 아내, 둘 중 하나만 선택하라면 물론 아내를 먼저 찍을 수밖엔 다른 도리가 없지만 이왕지사 내가 좋아서 하는 난을 마누라가 조금만이라도 이해해주는 것도 중요하리라 본다. 지금까지 솔직히 말해서 마누라에게 그것(고것이 무엇인지는 여러분 각자의 상상에 맡김) 하나 빼고 잘해 준 것도 없는 내가 별 것을 다 요구한다고 보는 이도 있겠지만, 역시나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세상에서 둘도 없는 마누라일 것이다.그 다음이 애첩(?)인 난이 아닐까 하고 여겨진다.
난은 죽어도 괜찮지만 마누라가 죽는다면 내 인생은 끝장 날 테니까 말이다.
(혹시 이글을 읽는 분들이 보면 표현이 너무 지나친 것 같다고 할 것만 같은디.)
이제부턴 마누라를 난보다 더 사랑하면서 지내리라고 작심해본다.
‘이건 농담이 아니라 나의 진정한 본심이니 여러분, 이 사람 말을 한번 믿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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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석연료절감 2008.11.23  21:15 

방문해 주시어 '고구마를 환자들에게 권한다'는 글을 보고 그리고 자신을 한껏 낮추시는 말씀에 이끌려 프로필을 보고 말았습니다. 죄송합니다. 프로필옆 사진은 젊어 보였었는데 저보다 선베이시더군요... 제가 오히려 많이 배워야할 것으로 생각됩니다만, 좋으신 덕담 감사합니다. 좋은 의술 펴시길 기대합니다. 자주 찾아 뵙겠습니다. 사모님 멋쟁이이실 것 같은데 너무 난만 좋아 하시지 마시구요...

 고란초 2008.11.24  12:19 

화석연료절감님, 또 뵈니 반갑습니다. 아울러 방문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의 프로필을 보셨군요. 어디 내놓을 만한 것도 없는 저를 너무 과대평가 하시는군요.
사실 저는 환자들 밖에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님께선 다방면에 다양하게 알고 계셔서 오히려 제가 배워야지요.
그럼 화석연료절김님, 님의 말씀 새겨듣겠습니다.
아울러 님께도 활기 찬 주일 되시길 빕니다.

 신바람 2008.12.11  09:14 

난에 대한 자별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고란초 2008.12.11  12:40 

신바람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님께서도 좋은 블로그를 운영하고 계시더군요.
서로 자주 찾아보면서 좋은 의견도 교환했으면 좋겠습니다.
전 아직은 블로그엔 초보 수준이라서 많이 지도도 좀 해주시고요...ㅎㅎ
신바람님, 예명이 참 좋군요. 오늘도 신바람 날 일만 가득하시길 빕니다.

 Catalina 2008.12.21  01:55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 백패...???ㅎㅎㅎㅎ
고란초님의 난 사랑은 아마도 님의 성품이 선비의 기품이신 것 같구여"
그림으로 표현하신 사모님의 아름다움은 난보다 더 귀하십니다.
그리고.남몰래 숨은 자선을 많이 하시고 계시는 현모이시구여"
한 편.취미생활이 같은 부부는 드문것 같습니다.해서
날마다 전쟁아닌 전쟁이구여"
삶의 진솔한 이야기들을 잘 들여다 보았습니다.
서로의 인생을 소중히 배려해 주는 삶이
정말 아름다운 삶이라고 생각합니다.카타리나는...요"

 고란초 2008.12.21  09:59 

카타리나님, 다시 뵈니 정말 반갑습니다.
그런데 마치 관전평을 하시는 것 같군요..ㅎㅎㅎ
그럴듯 합니다. 사실 저도 지난 이야기입니다만 난 때문에 마누라에게 많이 혼났지요.
지금은 그래도 많이 달라졌지만 말입니다.
난은 키우고 싶고, 마누라 비위는 맞춰야만 하고...정말 힘들더라구요.
카타리나님, 오늘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시길 빕니다.

 Catalina 2008.12.21  11:09 

[귓속말 입니다.]고란초님.그렇게 생각하세요..?ㅎㅎ
전 님께서 잠드신 시간에도 계속 글을 읽고 있습니다.
고란초님처럼 그냥. 삶의 진솔함이 깃든 글도 좋아 하구여"
여러가지 할 일은 태산같지만.그래도 컴에서의
시간은 밤을 새워도 좋을만큼 행복합니다.

 Catalina 2008.12.21  11:12 

[귓속말 입니다.]그리고
지난 시절엔 가난이 죄라서
학업의 끈을 놓치고 말았던게 한이 되어서리
지금은 남보다 더 부지런히 하려는 것 입니다.
이곳은 여러 경로로 공부를 하는 케이스가 있습니다.
우선 유학원에 등록된 학생의 신분을 유지하면서
사회생활을 함께 하는것 입니다.학교엔 목이(?) 안 잘릴 정도로
출석을 하면서요"궁금하신 '정식 대학원이 아닙니다.
영어공부는 개인지도를 받고 있습니다.
사업을 해야 하는 관계로...말하자면 사회대학 대학원이지요"ㅎㅎㅎ

 고란초 2008.12.23  16:49 

카타리나님, 그러셨군요.
사람은 기회가 있을 때 그걸 잘 포착하여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가 있어야만 합니다.
님께선 열성이 대단하시니까 뭐든지 잘 될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제 글이 마음에 드셨나요? 님께서 제 글을 계속 읽으시는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울러 님의 말씀대로 부부간에는 서로를 배려해주는 마음이 꼭 필요할 것입니다.
명심해서 잘 하도록 하겠습니다, 카타리나님. 그럼 즐겁고 기쁜 크리스마스 맞이 하세요.

 다영맘 2009.04.05  23:05 

수필 정말 잘 읽었답니다. 글도 참 맛깔스럽게 잘 쓰시구요. 읽다가 키득키득 웃기도 했답니다. 울 아이아빠도 난을 좋아하긴 하지만 입문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답니다. 거의 초보 수준이지만 난을 좋아하시는 분들 보니 다 좋아보여서 말리지 않지요. 주인의 발자욱 소리를 들어며 난이 자란다는 얘기에 공감을 하기도 했었지요

 고란초 2009.04.06  11:44 

다영맘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글이 재미있으셨나요?
난을 잘 기르고 계시더군요.
저도 자주 방문하도록 하겠습니다.
주일의 시작이네요. 항상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물방울 2009.04.17  15:53 

글을 읽으면서 '대체 못하는게 뭐야?' 질투가 느껴지고요 참 머리가 좋구나(지혜롭구나)하고 느껴지네요 요즘도 애란 편안히 돌보고계시죠?

 고란초 2009.04.18  23:31 

물방울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 글은 오래 전에 쓴 것이라서...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지요.
난은 지금도 열심히 잘 기르고 있습니다.
저의 취미는 여러가지라서 모두 다 잘하지는 못하지만 난은 꽤 오랫동안 공부했고,
잘 길러보려고 애를 쓰고 있지요.
물방울님,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맑음 2010.01.11  15:28 

난을 무척 좋아 하시는군요.
좋아하는 것 차지?하기 위해서
애쓰는 모습 눈에 선하게 그림이 그려집니다.
바로 앞에서 듣는 듯한 기분으로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ㅎ
맑음이 머리 위 하늘은
몹시 꾸무리합니다.
기분은 날씨따라 가지 않기를 바라며
이후시간도
보람되고
기쁘고
행복한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고란초 2010.01.12  11:40 

맑음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난은 제가 오래 전부터 기르기 시작했는데 이젠 난이 저를 기르길 기대해봅니다.ㅎ
무슨 말이냐구요? 난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껴야 하는데 난이 가르쳐줘야 가능하지요.
저도 깨우치길 기대하면서 아직도 난은 계속 기르고 있지요.
위의 글은 한창 난에 입문하였을 때의 일들을 좀 써본 것이구요.ㅎ
사실 난 때문에 가장 가까운 아내를 멀리할 수는 없었습니다.
난도 같이 즐기면 되리라 생각했는데 각자 좋아하는 것이 다르니 어쩔 수가 없더군요.
맑음님, 항상 건강하시고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시길 비옵니다.

 사비나 2011.01.24  11:48 

재주가 많으신 분이 난에 심취하셨군요.
그림도 그리시고 글도 잘 쓰시고,
난을 기르고 사랑함에도 뛰어나십니다.
그리고 글에 절절하게 아내사랑 역시 베어있어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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