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1. 14:57ㆍ화가의 인생이야기
우리 님들 화가들의 인생 이야기 이번엔 빈센트 반 고호의 두번째 인생 이야기를 올려드립니다. 이제 화가의 길을 걷게 되는 초창기인데 그의 연애시절에 대한 것입니다. 그가 결혼을 하고 싶어하는 여자와도 뜻대로 잘 이뤄지지가 않습니다.
우리 님들 이제 그의 인생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시기 바랍니다.
빈센트 반 고호의 인생 이야기
제2편
- 빈센트 반 고호의 작품인 '농부의 얼굴'입니다.-
빈센트는 이제 28세가 되었다. 그는 이 세상에서 가장 고독한 인간이었다.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림을 시작해서 전에 벨기에의 광부들을 그린 스케치를 완성하려 했다. 화법이나 기술적인 지식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마치 열두 살짜리 소년 같은 어색한 필치로 종이를 메워 나갔다.
아우 테오는 그의 그림이 좋다면서 계속해보도록 격려해주었다. 벨기에의 광부들은 빈센트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비천하고, 더럽고, 가엾은 사람들, 몽매한 인간쓰레기들. 테오는 빈센트가 가장 잘 알고 있는 이 사람들을 그리라고 했다.
빈센트의 눈앞에는 밀레의 ‘추수하는 사람’이 떠올랐다. 그 그림은 그를 이끌어 주는 영감이었다. 아우 테오에게 자기는 그리스의 창녀 프린느나 비너스 같은 아름다운 그림보다 '에두아르 프레르가 그린 노파나 이스라엘스, 혹은 밀레가 그린 못 생긴 여인네의 그림'이 훨씬 더 보기 좋다고 했다. 빈센트는 이렇게 말했다.
“프린느같이 아름다운 육체가 무슨 소용이 있겠니? 그런 건 동물에게도 있는 것이고 사실이지 동물의 육체가 사람보다 더 아름다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스와 밀레, 프레르가 그린 인물 안에는 영혼이 살아있다. 그런 건 동물들에겐 절대로 없는 것이지.”
이 무렵 빈센트는 영혼의 신비를 심사숙고하는 한편으로 암스테르담의 한 친척 여인을 만나 첫사랑에 빠졌다. 이 여자는 아이까지 있는 과수댁으로 나이도 반 고호보다 많았는데다 그의 구애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다.
거기다 여자의 아버지 또한 서른이 다 되도록 허랑하게 떠돌아다니며 생활비 한 푼 못 벌게 생긴 남자의 구혼이 괘씸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는 딸을 방에 가둬놓고 빈센트가 가까이 가지도 못하게 했다. 절망에 빠진 빈센트는 활활 타오르는 촛불 위에 손을 올려놓았다. “내 손을 불꽃 속에 넣고 견딜 수 있는 동안만큼이라도 그녀를 만나게 해주십시오.”하고 애걸했으나 아버지는 촛불을 끄고 빈센트를 내쫓았다.
“작업을 하고 예술가가 되기 위해선 사랑이 필요한 법이다.”하고 그는 아우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 썼다. 그가 소중히 여긴 것은 육체적인 사랑만이 아니었다. 자기를 이해해주고 이 거대한 고독의 수렁에서 해방시켜 줄 사람이 필요했다. 암중모색으로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나가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양친을 떠나서 헤이그에 나와 화실을 차렸는데 여기서 그는 안톤 모브의 친구이자 제자가 되었다. 그러나 모브와의 친교는 불행하게 끝났다. 모브가 빈센트에게 회화 기법을 연마하기 위해 석고 데생을 해보라고 권했는데, 빈센트는 남의 것을 흉내 내는 건 딱 질색이라고 거절했던 것이다. 거친 솜씨나마 자기 나름대로 자기 것을 그리지 않을 바에야 아예 안 그리고 말겠다고 했다. 그는 모브의 석고상들을 내동댕이치고 화실을 뛰쳐나갔다.
그러나 그는 비록 당분간이나마 사랑을 찾았다. “드디어 그녀를 찾았다.”하고 빈센트는 테오에게 편지했다. 편지 내용은 이러했다.
“그 여자는 젊지도 아름답지도 않다. 키가 큰 편이고, 체격이 좋다. 손도 K(반 고호의 사촌)처럼 여자다운 손이 아니라 열심히 일하는 사람의 손이다. … 그녀는 빨래통 앞에 서 있었다. 우리는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 그녀의 생활이랑 걱정거리, 고민, 건강 …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고,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는 게 죄악일까? 내 생각엔 사랑이 없는 삶이야말로 죄악이고 부도덕한 것 같다.”
빈센트는 비너스 같은 화사한 미가 아니라 새로운 의미의 아름다움, “인생이란 현실이 여기 이렇게 흔적을 남겼노라”하고 얼굴에 씌어있는 듯한 반쯤 사그라진 여인의 애잔한 미를 추구했다. 어쩌면 그의 내면 어디엔가 막달라 마리아같이 타락한 인생을 갱신시키고 싶은 영적 충동이 숨어 있는지도 몰랐다.
어쨌거나 이 막달라 마리아는 얼마 동안 그의 사랑에 응답해왔으나 결국 둘은 헤어지고 말았다. 빈센트는 화실로 돌아가 도달할 수 없는 목표를 추구하는 외로운 노력을 다시금 계속했다. 그는 화실에서 하루에 열네 시간씩 작업했다. 테오가 구필의 화랑에 일자리를 구했으므로 물감과 모델료로 매월 얼마씩 보내왔다.
아이를 모델로 쓸 때는 사과를 한 개씩 주고 노인은 담배를 조금씩 주곤 했다. 그는 지저분한 푸른 윗도리를 걸치고 일했다. 수염이란 것을 깎은 적도 없고 그 빨간 머리칼에 빗이 닿은 적도 없었다. 과로로 눈이 언제나 충혈되고 뻐근했다.
그는 수채화를 시도하고 신문에 난 삽화를 분석했다. 그는 삽화에서 오랫동안 찾고 있던 생동감과 개성을 발견했다. 만화는 선과 색체로 된 짜릿한 풍속도였다. 구필에게 팔아 볼 양으로 테오에게 소묘를 보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미술 권위자인 테어세그는 반 고호에게 성공 못할 게 뻔하니까 일찌감치 그만두라고 충고했다. 지저분하고 거친 필치로 낙서같이 끄적거린 그의 작품에 나타난 무참한 생활상에 사람들은 진저리를 쳤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응접실에 걸어 놓을 예쁘장한 초상화나 세련된 풍경화이지 청승스런 풍자화가 아니었다.
- 고호가 그린 창녀 '시엔'의 소묘입니다.-
언젠가 한 멋쟁이 여인이 반 고호의 작품을 들여다보고 있자 옆에 있던 화가가 “이 사람의 예술을 좋아합니까?”하고 물었다. “이런 것도 예술이라고 부르는군요, 가브리엘씨.”하는 것이 그 젊은 여성의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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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고호의 결혼도 쉽지만은 않군요.
이 글은 '위대한 화가들'을 다소 참조하였습니다,
우리 님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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