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3. 09:32ㆍ나의 의학소고
우리 님들 이번엔 구체적으로 피부병 환자 중 거의 1/3을 차지하는 습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습진도 생각보다는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입니다. 치료도 연고만 바른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고 다른 질환과 감별해야 할 것도 많지요.
여기서는 습진의 경과나 종류 등에 대해서 언급하고 치료에 대한 것은 다음 편에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님들 즐겁게 읽어보시고 습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피부병 이야기
제2편
습진에 대하여
피부는 사람의 가장 표면에 있어 외부 세계와 직접 접하므로 여러 종류의 공격 대상이 된다. 이런 공격 중에 병균이 아닌 자극성 물질이나 피부를 상하게 하기 쉬운 물질의 접촉에 의해 피부에 발적, 물집, 짓무름, 부종, 얼룩점, 부스럼, 피부가 두꺼워지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서 아주 심한 가려움증까지 겹치는 피부병이 바로 습진이다.
습진을 때로 피부염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과거에는 이들을 구분하여 습진(eczema)은 체질적인 원인에 의한 것으로, 또한 접촉성 피부염(irritant contact dermatitis)은 외부의 자극에 의한 것으로 생각했으나 요즘은 그 둘의 기전이 같다고 판명되어 구별 없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습진이라는 말이 많이 쓰인다.
- 손에 생긴 자극성 피부염(irritant dermatitis)입니다.
만성으로 진행되어 여러 개의 작은 수포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습진은 피부과 환자의 1/3을 차지할 정도로 흔한 병이지만 습진이 생기기 쉬운 사람도 있고, 반대로 좀처럼 잘 생기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 이유는 각 사람들의 피부 상태에 따라서 습진이 생기기도 하고 잘 안 생기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상태의 피부에 습진이 잘 생기는지 알아보기로 한다.
첫째, 습진은 원래 타고난 체질이 유전적인 알레르기 체질이어서 아토피성인 사람과 유전적이진 않지만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의 피부에서 잘 생긴다. 아기들의 피부가 빨갛고 얼룩덜룩한 상태를 흔히 ‘태열’이라고 하는데, 바로 이것이 아토피성 피부이다.
둘째, 피부는 피지라고 불리는 지방을 분해하여 피지막을 형성함으로써 외부로부터 해로운 물질이 침입하거나 우리 몸의 수분이 달아나는 것을 막고 있는데, 이 피지의 분비가 겨울철에 감소하거나, 노화로 쇠퇴되어 부족하면 습진이 일어난다. 또 이와는 반대로 피지의 분비가 너무 많아도 습진이 일어날 수 있다.
셋째, 땀이 많은 사람에게서 습진이 잘 생긴다. 원래 땀은 피지와 화학반응을 하여 산성의 물질로 변해서 외부의 여러 가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병원균의 번식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땀이 너무 많이 나오면 피부가 습해져서 땀띠를 일으키기도 하고, 세균의 공격을 받기 쉽게 만들며, 기왕에 습진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가려움이 심해지도록 만들어 2차적으로 악화된다.
이외에도 영양상태가 좋지 못하다거나, 장시간 물이나 독한 물질에 피부를 노출시킨다거나, 건조한 곳에서 오래 있다거나, 햇볕을 오래 쬐였거나, 자주 씻지 않았다거나, 피부를 꽉 끼는 상태로 오래 두었다거나, 피부를 심하게 긁었다거나, 벌레에 물렸다거나 하는 이유에 의해서 피부에 습진이 생기게 된다.
피부에 생기는 습진의 종류
1) 접촉성 피부염
자극적인 물질에 닿았을 때 생기는 습진이다. 예를 들어 향수, 화장품, 비누, 합성세제, 염색약, 귀걸이나 목걸이, 고무, 나일론, 시멘트, 가죽, 햇빛, 약가루, 나방 등이 피부에 닿으면 습진이 생기는 사람이 있다.
2) 아토피성 피부염
유전에 의해 선천적으로 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에게 일어나는 습진이다. 아토피성 습진은 나이에 따라 증세가 변하는데, 생후 2개월에서 3세 사이에는 머리에서 얼굴에 걸쳐 질척거리는 습진이 발생하여 전신으로 퍼진다. 흔히 태열이라고 부르는 이 시기의 아토피성 습진은 좀처럼 낫기 힘들다. 그러다가 4세에서 10세 사이에는 피부가 두꺼워져서 꺼칠꺼칠해지며 매우 가렵다. 그런데 아토피성 피부염은 12세 이후 사춘기가 되면 건조한 형태의 습진이 되었다가 나이가 들면서 사라진다.
3) 지루성 피부염
피부에 지방이 많이 분비되는 사람에게 생기기 쉬운 습진이다. 즉 피부에 지방이 많으면 피부 호흡도 어려워지고, 지방 그 자체가 염증의 원인이 되어서 습진이 쉽게 생기는 것이다. 대부분 머리(비듬이라고 함)나 얼굴(여드름이라고 함), 겨드랑이, 등, 앞가슴에 잘 생기는데, 붉은 기가 있고 경계가 뚜렷하며 피부가 비듬처럼 잘게 벗겨지는 특징이 있다.
- 얼굴에 생긴 여드름(Acne)입니다.
화농이 되어 농포를 형성하는 것이 보입니다. -
4) 주부습진
물을 많이 만지는 여성의 손에 많은 습진이다. 손은 여러 가지 물질에 가장 잘 닿는 부위이기 때문에 습진이 생기거나 헐기 쉽다. 특히 주부는 가사와 육아를 통해 물에 손을 담글 기회가 많은데, 따라서 합성세제나 물, 야채, 그 밖의 자극물에 항상 노출되기 쉽다. 그러한 자극물 특히 합성세제는 피부를 보호하고 있는 피지막을 벗기는 작용이 강하고 또한 피부를 건조시켜 피부의 저항력을 떨어뜨리는 작용이 있다. 이렇게 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갈라져서 몹시 가렵고 따끔거리게 된다. 주부습진은 손끝이 까칠까칠해지기 시작해서 차츰차츰 손 전체에 퍼진다고 하여 진행성 지장각피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부습진이 심한 사람들은 지문이 다 지워지는 경우도 있는데, 한번 걸리면 좀처럼 낫기 힘들다.
5) 벌레에 물린 피부병(곤충자상)
사람의 피부를 무는 벌레는 크게 두 종류로 모기, 벼룩, 이, 진드기처럼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성 벌레와 자기 방어를 위해 독침을 쏘는 벌 등이 그것이다. 흡혈성 벌레에 물리면 그 벌레가 분비하는 혈액응고방지의 기능이 있는 물질이 우리 피부에 침투하게 되는데, 그러한 물질을 무독화시키기 위하여 우리 몸이 대응하는 현상으로 가려움증, 부어오름과 빨갛게 되는 습진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한편 벌에 쏘이면 독침에서 나온 독이 쏘인 부위에만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로 퍼져, 피부 습진보다 훨씬 더 심각한 증세가 되기도 한다.
참고적으로 벌레에 물리거나 침투에 의한 몇 가지 피부염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 피부에 옴(scabies)을 일으키는 옴벌레의 확대 사진입니다. -
- 위의 옴벌레가 감염되어 어린애의 온몸이 옴에 걸려 있습니다. -
- 몸에 사는 이의 확대 사진입니다. -
- 목 부위를 이가 흡혈하면서 생긴 습진성 피부염입니다.-
-사람에게 매우 해로운 독거미(brown recluse spider)입니다.
이 거미의 등에는 검은 바이얼린 형태의 표시가 있습니다. -
- 위의 독거미에 물려 생긴 피부염인데, 피부 경색과, 출혈, 수포 등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
(참고 문헌)
1) Atlas of the Dermatology
2) 약이 되는 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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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읽어보셨나요?
이제 습진을 일으키는 기전이나 종류에 대해 이해하시겠죠? 일단 피부병도 일으키는 이유나 원인을 알면 대책이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습진의 치료방법은 제3편에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글은 약 이야기를 다소 참조하였습니다.
우리 님들 모두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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