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8. 11:58ㆍ나의 의학소고
비타민 이야기
제1편
비타민의 역사
비타민이란 수용성 혹은 지용성 유기물질로써 인체의 정상적인 성장, 발달 및 건강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여러 보조효소(coenzyme)의 구성성분으로 인체가 매우 정교한 대사 작용을 하는데 극히 소량이지만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질이다. 사람은 일 년 동안 평균적으로 820kg 정도의 음식물을 섭취하는데, 그 중 약 350g의 비타민을 섭취하고 있다.
때때로 비타민은 부수적인 영양소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에너지를 내지도 않고, 신체골격을 형성하지도 않으며, 체중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비타민을 오랫동안 섭취하지 못하면 결핍증이 나타나며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 수도 있다.
예를 들면 티아민(비타민 B1)을 제거한 식사를 2주 동안 하면 곧바로 각기병 증세가 나타나며, 비타민 C의 경우, 3 ~ 4주 동안 섭취하지 않으면 괴혈병 증세가 나타난다. 반면에 어떤 지용성 비타민을 과잉으로 섭취하면 탈모, 비정상적인 골격형성, 출혈, 간 기능 이상, 때로는 사망에 까지 이르는 중독증(intoxication)을 유발하기도 한다.
비타민의 역사
비타민이 발견되기 이전부터 고대 중국, 그리스, 로마, 이집트에서는 어떤 물질의 중요성이 인정되어 왔다. 그 당시의 의사나 치료사들은 야맹증, 괴혈병, 구루병, 펠라그라, 신경 이상 등의 증세에 대해 기록하였으며, 그들의 치료 중 어떤 처방은 성공을 하기도 하였다. 예를 들면 고대 그리스에서는 야맹증 환자에게 간을 익혀 짠 즙을 눈에 넣어줌으로써 그 병을 치료하기도 하였다. 그 당시 그리스 사람들은 그 성공의 이유를 몰랐지만 우리는 지금 그것이 바로 비타민 A이고, 비타민 A는 야맹증을 치료하는 기능을 가졌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른 예로써 괴혈병의 치료를 들 수 있는데, 괴혈병은 3주 동안만 비타민 C가 결핍된 식사를 하면 나타나는 증상이다. 괴혈병은 군인들의 장기훈련이나 항해 도중에 싱싱한 과일을 섭취하지 못함으로 발생하였다. 사실 비타민 C가 우리 몸에서 모자라게 되면 괴혈병이 생긴다는 사실은 비타민 C의 존재가 밝혀진 1930년대보다 무려 수백 년 전부터 어렴풋이나마 알고 있었다. 유명한 해양 탐험가인 바스코 다가마(Vasco da Gama)는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 인디아로 가는 2년간의 긴 항해 동안 그의 선원 가운데 반을 괴혈병으로 잃었다. 그 후 다른 항해사인 카티에(Jacqes Cartier)는 다행스럽게도 그의 선원들이 소나무 잎 삶은 물을 마심으로 회복되는 것을 경험하였다. 특히 장기간 항해를 하는 선원들에게서 많이 발생했던 괴혈병을 치료하기 위해 1536년 카티에는 솔잎의 침출액을 사용했던 것이었다.
몇 세기 후인 1742년, 영국 의사인 린드(James Lind)는 괴혈병 치료를 규명하기 위한 실험에서 괴혈병에 걸린 선원에게 과일과 레몬 주스를 보충하였는데, 보충하지 못한 선원들은 괴혈병을 앓다가 사망하였다. 1747년 린드가 이러한 실험을 통해, 괴혈병이 감귤류로 치료된다고 밝힌 몇 년 후, 영국 해군에서는 배에 충분한 감귤류(lime)와 주스를 싣도록 요구하였다. 이러한 연유로 영국해군을 “Limey'로 불렀고 오늘까지도 그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비타민 C를 화학적으로 규명하고 오렌지와 양배추 주스로부터 추출한 것은 한참 뒤인 1928년의 일이다.
요즘은 비타민 C가 모자라면 괴혈병이 걸린다는 사실을 거의 모두가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구하기도 쉬워져서 그리 큰 관심을 끌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노벨상을 두 개나 받은 폴링 박사에 의해 이 비타민 C의 효과가 새롭게 대두되었고 많은 양을 사용하는 대량요법까지 나타나게 되었다.
사실 비타민은 1900년 이전까지 그 존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었다. 처음으로 영양소라는 화학적 존재를 발견했던 1800년경에는 동물과 인간의 영양소를 단백질, 당질, 그리고 지방질로만 분류해 내고, 그에 의한 에너지양만을 중요하게 여겼다. 물론 지금도 그 세 영양소는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식량이 풍부해지면서 에너지의 양보다는 에너지를 활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비타민이나 미네랄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비타민이나 미네랄의 중요성이 부각되기 전의 영양학자들은 오늘날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식품을 불량식품으로 단정하는 경우가 흔했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스프나 야채는 단백질이나 열량이 적어서 좋지 않은 식품이라고 했다. 단지 야채가 필요한 것은 섬유질과 무기염을 공급해서 맛을 좋게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1907년에 롱워시라는 영양학자는 가난한 집안에서 비싼 오렌지를 먹지 않아도 그 영양가에는 실제로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며, 단지 오렌지는 식사에 식욕을 돋우고 야채도 음식을 맛있게 하는데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선원의 괴혈병이나 해군의 각기병 그리고 어린이의 구루병(곱추병)을 연구하던 과학자들에 의해서 이러한 질병들은 병원균이나 독소 같은 외부요인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먹는 음식 중에 어떤 미량의 물질이 결핍되면 생긴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실질적으로 비타민의 존재를 규명한 것은 20세기 초반으로, 영국의 생화학자인 홉킨스(Frederic Hopkins)경이 식품에는 당질, 지질, 단백질 이외에 어떤 다른 요소가 있음을 밝혔다. 1911년 폴란드의 생화학자인 푼크(Casimir Funk)는 처음으로 쌀겨에서 추출한 amine성분(질소를 포함하는 유기물질)이 퇴행성 신경질환인 각기병을 치료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 수용성 물질이 생명에 필수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푼크는 이 amine 물질을 ‘vitamine(vita는 생명력이라는 뜻임)’이라 명명하였다. 그리고 그는 ‘우리 몸에서 결핍되면 질병을 일으키는 미량의 물질을 비타민이라고 부르자’는 주장으로까지 이어졌다. 그 후 다른 비타민이 연이어 발견되면서 모든 비타민이 amine이 아닌 것이 밝혀져 vitamine에서 마지막 'e'를 제거하여 vitamin으로 쓰게 되었다.
비타민 B군은 1916년 미국의 영양화학자인 맥컬럼이 지용성인 비타민과 수용성인 비타민을 구분하는 과정에서 지용성을 A로 수용성을 B로 나누는 과정에서 공식화되었다. 이렇게 비타민이 우리에게 인식되고 이용되기 시작한 초기에 이미 비타민 B군이 발견되었는데, 수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B군에는 사실 별다른 유사성이나 관련성이 없는 십 수 가지의 비타민이 포함되어 있었다. 즉 그 하나하나는 별로 닮지 않은 것들이지만 발견할 당시 비타민에 대한 인식이 낮았고 또 하나의 화합물이라고 생각되었던 것에서 각각을 분리하는 과정에 의해 발견되었으므로 하나의 군으로 엮어 놓게 되었다. 항 각기 물질(지금은 티아민이라고 함)이 발견된 지 10년 후 4개의 비타민이 추가로 더 발견되었으며 마지막으로 1941년에 엽산(folic acid)이 발견되었다.
각종 비타민의 발견자와 발견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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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자 연도 비타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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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k 1911 Thiamine( vitamine B1)
McCollum 1915 Vitamin A(retinol)
Riches, Folkers 1918 Cobalamin(vitamin B12)
McCollum 1922 Vitamin D
Evans, Bishop 1922 Vitamin E
Szent - Gyorgyi 1928 Vitamin C(ascorbic acid)
Kuhn,Gyorgy,Wagner-Januergy 1933 Riboflavin(vitamin B2)
Willwarms 1933 Pantothenic acid
Dam 1935 Vitamin K
Elvehjem 1937 Niacin(nicotinic acid)
Gyorgy, Kuhu 1938 Vitamin B6(pyridoxin)
Gyorgy 1940 Biotin
Mitchell 1941 Folacin(folic ac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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