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정원에서(2010년) 제3편: 곤충들의 생활상

2011. 3. 24. 13:50나의 정원

 우리 님들 이젠 가장 무더운 여름철로 접어들었습니다. 아직도 장마가 끝나지 않았는지 하늘엔 먹구름이 잔뜩 끼었고, 한바탕 소나기라도 퍼부을 것만 같습니다. 폭염이 내리쬐는 저의 화단에는 그동안 많은 꽃들이 피고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수많은 곤충들이 찾아오고 있고, 잡초들 속에는 풀벌레들의 유충들이 한창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곤충을 노리는 벌이나 거미들도 있군요. 아울러 이곳은 곤충들의 생존경쟁도 치열합니다. 마치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자세하게 쌍살벌(?)이 곤충을 잡아서 땅에 판 구멍으로 옮겨 유충이 크도록 하는 과정과 거미줄에 걸린 말잠자리를 꽁무니실을 뽑아 묶어서 옮기는 과정들을 담아보았습니다. 
  우리 님들 저의 영농지 화단으로 가셔서 이곳 곤충들의 생활상을 한번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여름의 정원에서



                                           제3편
 





                                
곤충들의 생활상







                                        사진 촬영 일자: 2010년 7월 22일 ~ 7월 25일



- 잔뜩 먹구름이 낀 영암 월출산 쪽의 하늘입니다. 오늘 일어날 일들을 예견하듯 다소 암울한 분위기네요. -


- 한바탕 소나기라도 내릴 것만 같은 어두운 하늘 아래 멀리 중앙에 보이는 화강암으로 덮힌 산이 월출산입니다. 실제로 이날 오후 늦은 시각엔 장대비 같은 소나기가 쏟아지더군요.-


- 이와는 대조적으로 흰구름만 낀 목포 앞바다입니다. -

- 흰구름이 시원하게 깔린 영농지 풍경. -


- 화단과 텃밭은 온통 꽃들로 물들었고... -


- 앞면에 있는 것이 화환국과 천인국이고, 뒷면에 금계국, 패랭이꽃, 달맞이꽃 등이 보입니다. -

 

- 도라지꽃을 파고드는 줄점팔랑나비. -


- 잔디밭에 숨어있는 귀뚜라미 유충. -


- "저 많이 컸지요?" -


- 잡초에 앉아 쉬고있는 말썽꾸러기 풍뎅이. -

- "어디 꿀맛나는 거 좀 없나?" -


- "전 무화과를 엄청나게 좋아해요. ㅋㅋ" -

 

- 지금부터 쌍살벌(?)이 알을 부화시켜 먹일 곤충을 잡아 나르는 과정을 좀 더 자세히 보도록 하겠습니다. 영농지의 법면 여기저기에다 이 벌이 사전에 땅굴을 뚫어 놓았습니다. 중앙부 구멍 쪽으로 곤충을 잡아 다리로 움켜쥐고 들어가려는 벌이 보이네요.-

 

-오늘의 희생자는 여치입니다. -


- 여치가 들어갈 수 있도록 구멍 입구를 더 넓히고... -

- "애고~ 무거워라."
 여치의 몸집이 거의 벌만 하니 들어 옮기기도 힘이 들겠죠. -


- 겨우 입구까지 옮기고서 다시 구멍을 더 파고... 욕심 많게 너무 큰 걸 잡아왔나 봅니다. -

- "너 한번 들어가볼래?" -


- 어! 이런!! 그만 여치가 바람에 날려 아래로 굴러가버렸습니다. -

- "으이구! 이거 엄청 무거운데..." -


- 다시 발로 붙들고 날아서 입구까지 옮기는데 성공. -


- "야! 너, 좋은 말할 때 들어와." -


- "여치 살려!!" -


- 생매장? -


- "휴~ 겨우 다 막았네."
 이렇게 하여 여치의 몸속에다 알을 까고 땅속에 묻어두면 벌의 알이 부화되어 여치의 몸을 먹으며 자란다고 합니다. 대개는 몸집이 가볍고 작은 곤충을 잡아오던데 이 벌은 너무 큰 걸 잡아 고생을 많이 했군요. 그래도 벌의 유충은 배불리 먹고 잘 자랄 것만 같습니다. -


- 다음으로는 거미가 거미줄의 잠자리를 잡아 옮기는 과정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일진 사납게 거미줄에 걸려버린 말잠자리 암컷입니다. -


- "허! 이런 왕재수가...ㅎㅎ" -


- "네가 감히 내 거미집을 다 망가뜨려."
 잠자리가 탈출하려고 몸부림을 치는 바람에 거미줄이 많이 망가졌네요. 사실은 저를 잘 따르던(?) 말잠자리 암컷인데... 흐~ 이거 너무나 불쌍하고 마음까지 아픕니다.-


- 그런 속사정(?)을 알 길 없는 이 거미는 입으로 콱 물어 잠자리를 마비시키고... -


- 잠자리 날개를 중점적으로 묶어놓습니다. -


- 꼬리까지 묶어놓아야 옮기기 편한데... -


- "애라, 모르겠다. 그냥 옮기자."
 꽁무니에서 뺀 실로 단단히 묶여 끌려가는 말잠자리 암컷입니다. 
  "불쌍한 말잠자리야, 삼가 명복을 빈다." -

 

- 그런데 메리골드꽃에 앉은 풀잠자리 한 마리가 이걸 모두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


- "주인님, 말잠자리보단 제가 더 귀엽고 예뻐요."
 갑자기 날아와 저의 손가락에 살며시 내려앉으며 한 마디 하는 것 같네요. -


- 말잠자리 암컷이 거미에게 잡혀 죽자 이젠 이 풀잠자리가 저의 안타까운 심정을 알아주는 듯하네요.
 "주인님, 슬픔을 제가 달래드릴께요."
 으이구! 이거 눈물나게 고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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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즐겁진 못하셨다구요?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그동안 말잠자리 암컷이 저를 많이 따른 것 같은데 영농지에서 안타까운 이별의 슬픔도 맛봐야 하니.... 애효~
 이렇게 정원의 하루가 또 지나갑니다. 곤충들의 세계는 치열한 생존경쟁과 먹이사슬이 항상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 님들 모두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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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채화 2010.07.30  09:41
 
 
[귓속말 입니다.]자연의 여백에 아름다운것을 채울수있는 그런 여유로움을 전해 주는 듯 합니다. 잘 지내시죠
무지 덥습니다. 방학과 휴가,,,,,,지나고나면 가을바람을 기다립니다....어제부터 이곳에서 세계 타악축제가 시작했습니다. 여름밤의 타악의 축제 참 좋습니다..건강 잘 챙기시고 즐거운 여름날 되십시오
 고란초 2010.08.01  11:11
 
[귓속말 입니다.]수채화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자연의 모습은 정말 아름답게 보입니다.
좋은 일도 있고 안타까운 일도 보여주지요.
세계타악축제라면 정말 대단할 것 같습니다.
가보고 싶지만 시간이 허락치 않군요.
수채화님,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주말되시길 비옵니다.
 태양의딸 2010.07.30  13:33
 
오늘도 어제처럼 즐건 하루 보내셔요 ^^
 고란초 2010.08.01  11:12
 
태양의딸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무더운 날씨네요.
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고 즐거운 주말되시길 비옵니다.
 탄곡 2010.07.30  13:41
 
파브르곤충기, 아니 고란초님곤충기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먹고 먹히도록 조물주가 만들어 놓았으니 불쌍하기는해도 순리인데 어떡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는 탐구정신이 대단하십니다.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것 같이 정말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무더운 날씨 이겨내시고 오늘도 즐거운 날 되세요.
 고란초 2010.08.01  11:21
 
탄곡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애고~ 이건 곤충기 범주에 들어가지 못해요.
그냥 곤충들의 생활 일부를 상황에 맞춰 설명해본 것인데...ㅎㅎ
사실은 매우 더운 날 이 사진 찍느라 다소 힘이 들었어요.
그리고 이 말벌이 매우 사나워 접근하면 달려들더군요.
피해가면서 다시 접근해서 찍었는데 근접촬영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차라리 동영상을 찍어서 올렸으면 좋았을 뻔했네요.
미처 그걸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또한 순식간에 이뤄지는 일들이라서 연속촬영을 해야만 했습니다.
탄곡님, 재미있게 봐주셔서 저도 기쁩니다.
다음엔 동영상을 찍어서 보여주도록 해보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오늘도 행복한 주말 되시길 비옵니다.
 고락산성 2010.07.30  23:30
 
농장이 넓으시니 갖은 야생화를 가꾸시고
곤충들을 모아서 사진 촬영장소가 되였어요.ㅎㅎ
잘 보고 갑니다.
낚시터에서 보인 밀집모자를 쓴 사람은 낚시지기이고
전 디카를 들고있으니 나올수가 없지요.ㅎㅎ
외출하고 이제 들어왔습니다.
편안한 잠자리되시기 바랍니다.
 고란초 2010.08.03  12:29
 
산성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영농지엔 곤충들이 많이 오더군요,
자연스럽게 놔두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참, 밀짚모자 쓰고 낚시하시던 분이 다른 분이셨군요.
제가 님께서 디카를 담고 계신 걸 잠시 착각했던 것 같습니다.
어쩐지 늠름하신 모습이 아니신 것 같더라니...ㅎㅎ
요즘도 밤낚시 자주 가시나요?
낮엔 너무 더우니 그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산성님, 항상 건강하시고 오늘도 행복이 넘치는 하루 되시길 빕니다.
 화석 2010.07.31  07:31
 
실제 오늘은 부탁 드리러 왔는데 다행히 스크랩이 됩니다.
모십니다.

이런 큰 농장에 세세하게 시기별로 이렇게 잘 기록해 놓는 글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만 보기가 안타까워 스크랩 부탁을 하려 했는데
스크랩이 되군요. 이웃들과 함께 감상하겠습니다.
 고란초 2010.08.03  12:32
 
화석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애고~ 미천한 저의 포스트를 스크랩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아직도 수준미달인데 너무 과찬하신 것은 아니신지...??
저의 사진글들은 스크랩이 가능하도록 바꿔놓았거든요.
화석님, 항상 건강하시고 오늘도 좋은 날 되시길 빕니다.
 태양의딸 2010.07.31  11:46
 
Happy Saturday!!
 
 
 고란초 2010.08.03  14:03
 
태양의딸님, 방문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은 소나기가 내리고 있습니다.
너무 무더웠는데 다소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님께서도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 되시길 비옵니다.
 다영맘 2010.07.31  17:51
 
잘 지내시죠^^ 일주일 휴가 받아 여기저기 돌아 다니고 있답니다. 사진 정말 잘 찍어셨구요. 한편의 다큐를 보는 것 같아요.

무더위에 건강 유의하시길요
 고란초 2010.08.03  14:11
 
다영맘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온가족이 휴가를 멋지게 보내고 계시더군요.
사진을 길게 찍어 설명을 붙여보면 재미있는 글이 되기도 합니다.
다영맘님, 항상 건강하시고 더욱 멋진 휴가 되시길 비옵니다.
 태양의딸 2010.08.01  12:37
 
Have a Nice Weekend Go~!!
 고란초 2010.08.03  14:18
 
태양의딸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은 영어로 안 쓰셔도 되는데...ㅋ
혹시 외국에 사시면 모르지만...
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날만 있으시길 비옵니다.
 강화도 2010.08.03  22:29
 
네에. 고란초님의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그 많은시간 관찰하시느라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을지 미뤄 짐작이 됩니다.
여간 인내심 아니면 쉽지않은일임을 저도 아니까요
한편의 다큐입니다. 수고 많으셨어요.
무더운 날씨 건강관리 잘 하시고 좋은시간 되셔요.
 고란초 2010.08.05  09:23
 
강화도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실제 이런 사진 작업은 생각보다는 힘이 들어요.
특히 곤충들은 자주 움직이므로 포즈도 잡기가 어렵고 촛점 맞추기도 힘이 드니까요.
저는 먼저 연속사진을 많이 찍어 사진 선별을 합니다.
그러고나서 간단한 시나리오를 구상하여 사진을 배열하고 그럴듯한 설명을 붙여보지요.
그러니 마치 다큐나 곤충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강화도님께선 정말 사진을 꼼꼼하게 잘 찍으시더군요.
저는 님을 따라가려면 아직 멀었습니다.ㅎㅎ
더 많은 연습이 필요하겠지요.
벌써 말복이 다가오네요.
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고 오늘도 행복이 넘치는 하루 되시길 비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