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6. 09:11ㆍ나의 정원
우리 님들 이젠 가장 무더운 여름인 말복이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더위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네요. 간간이 소나기가 쏟아지는 정원엔 곤충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잠자리들이 동족을 잡아먹기도 하고, 벌이 거미를 사냥하기도 합니다. 많은 방아깨비들이 탈피를 하다가 폭서에 말라죽기도 하고요. 마치 곤충들의 납량극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이번에는 곤충들의 먹고 먹히는 처참한 생활상을 좀 더 자세하게 담아보았습니다. 곤충들이 서로 사랑만 하면서 사는 것으로 알았는데 이런 이면이 있다는 것을 저도 처음 알았네요. 안타깝기도 하고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용기를 내어 올려드립니다.
우리 님들 저의 영농지 화단으로 가셔서 제4편에 이어 곤충들의 생활상을 재차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단, 심약자는 입장을 안 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름의 정원에서
제5편
곤충들의 생활상(3)
동족을 해치는 잠자리들과
말벌의 거미 사냥
사진 촬영 일자: 2010년 8월 6일 ~ 8월 7일
- 하늘엔 고추잠자리가 나르는 영농지의 오후입니다. -
- 맑던 하늘엔 점차 검은 구름이 끼기 시작하고... -
- 오늘의 끔찍한 일들을 예고하듯이 한바탕 소나기를 퍼부을 것만 같은 검은 구름이 서서히 몰려오고 있습니다. -
- 이무렵 정원의 한켠에서 말잠자리의 몸부림치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말잠자리 수컷을 잡아먹는 말잠자리 암컷. -
- 말잠자리는 간혹 사랑을 나눈 후에 암컷이 수컷을 잡아먹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군요. 그 말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사마귀도 그런 것을 종종 본 일이 있지요.-
- 열심히 몸통을 씹어먹고 있는 말잠자리 암컷. 사실 저는 말잠자리 암컷을 온순하고 예쁘다고만 여겨왔는데 이런 이면이 있을 줄이야...-
- 처참하게 뜯겨나간 말잠자리 가슴부위. 차마 눈 뜨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흐~ -
- 그러더니 먹고 남은 것은 방아깨비가 놀고 있던 풀위에다 던져두고 날아가버리더군요. 머리 없는 말잠자리 수컷을 바라보고 있는 방아깨비 수컷입니다. -
- "으~ 흑! 너무 불쌍해."
풀 아래로 내려와 눈물(?)을 닦는 방아깨비 수컷입니다. -
- 다음으로는 잔디밭에서 동족을 먹어치우는 풀잠자리 암컷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 녀석 풀잠자리야! 너 하필이면 그걸 다 먹고 앉았냐?"
"배가 고픈데 이거라도 먹어야지. 그럼 어떡해요?"-
- 벌써 머리를 다 먹은 것 같습니다. 정말 눈물나게 처참한 광경입니다. -
- 거미를 찾아 맴도는 말벌?(말벌 같은데 이름을 정확히 잘 모름). -
- 그런데 엉뚱하게 쑥부쟁이 위로 끌고 올라갑니다. -
- "애고, 잘못 올라갔네. 땅구멍 속으로 가야하는데..." -
- "그런데 내가 집구멍을 어디다가 파놓았다냐? 치매가 왔는지 도대체 생각이 안 나네." -
- 그렇다면 이 녀석도 쌍살벌처럼 땅속에다 구멍을 파놓았나?? -
- 허물벗기를 하다가 폭서에 타죽은 방아깨비 유충들. -
- " 그놈 참 예쁘게 생겼다. 몸매도 늘씬하게 빠졌네, 그려."
"주인님, 저 실은 처녀 방아깨비예요.ㅋㅋ 저기서 왕자님이 기다리고 있다네요." -
- 방아깨비 처녀와 총각의 만남.
"와~ 이 매끄럽고 탄력이 넘치는 살결 좀 봐! 너 정말 예쁘게 생겼구나. 히히! 나 오늘 너에게 뿅 갔거든."
"야! 좀 살살 만져. 얼굴에 기스 나."-
- "알았어, 살짝 보듬기만 할께."
서로 끌어안는 방아깨비 한 쌍이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보입니다. 앞에서 보던 장면과는 정말 판이하게 다르네요. 저도 이들을 쓰다듬으며 앞날에 축복이 깃들기를 간절히 빌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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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즐겁지는 못하셨다구요?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잔혹한 곤충들의 일면을 들여다보니 너무나도 안쓰럽고 마음까지 아프더군요.
그래도 2세를 위해서 살기 위한 그들만의 몸부림이니 자연의 순리로 받아드려야만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이보다 더 처참한 광경들이 얼마나 많은지 좀 더 파헤쳐봐야 할 것 같네요.
우리 님들 모두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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