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8. 20:03ㆍ나의 단상집
우리 님들 암으로 판정된 환자의 초기 심리 변화는 몇가지 단계를 거치게 됩니다. 이제 환자는 분노의 단계를 거쳤습니다. 그런데 또 다음 단계가 기다리고 있게 됩니다. 바로 우울의 단계입니다.
이제 우울의 단계에 접어든 환자를 어떻게 대처해야만 하는지에 대해서 피력해보겠습니다.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시고 주위의 암환자에게 다소나마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암환자는 우울하다
암환자의 심리적 변화 과정은 극단적인 일면을 보여줍니다.
마치 용광로처럼 끓어오르던 분노의 단계가 지나면 우울의 단계를 맞게 됩니다. 환자는 분노에 차 고함을 지르고, 주위 사람들을 들들 볶으면서 잠도 제대로 못 자던 환자가 일순간 갑자기 힘이 없어지면서 멍하니 앉아 있게 됩니다. 그리고는 사람을 만나려고 하지도 않고, 혼자 있고 싶어 합니다.
환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내가 죽으면 어떡하나?”
“앞으로 난 몇 년이나 살 수 있을까?”
“약물치료가 힘들다고 하던데 내가 잘 버틸 수 있을까?” 등등.
일단 우울의 단계에 접어든 환자는 온갖 걱정을 다 하게 됩니다. 아울러 앞으로 진행될 과정들이 모두 짐으로 다가옵니다. 하루 종일 침울한 표정으로 가족을 피하기도 하고, 집을 나가거나 여행을 하거나 자살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환자는 자신이 한없이 외롭고, 그 동안의 삶이 너무나도 허무하며, 자신이 한없이 나약하다고 느끼게 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모든 가족이 환자와 같이 있으려는 노력을 해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혼자 있으면 우울의 깊이와 폭이 더해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심리적 공황상태로 자살의 유혹도 많이 느끼기 때문입니다.
이런 우울한 암환자를 어떻게 해주어야만 할까요?
환자가 우울할 때는 가만히 옆에 있어 주는 것이나, 손을 잡아주는 것만으로도 환자에게 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해 주면 좋습니다.
“힘들죠? 나도 당신만큼은 아니지만 당신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고 있어요.”
환자와 동질감을 느끼게 해주고, 이심전심이라는 것을 전해주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가족들이 환자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느끼면 환자의 우울의 단계는 그만큼 짧아지니까요. 이때 가족들은 격려해주는 것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당신이 그동안 이뤄놓은 것이 많잖아요. 이 아이들을 보세요. 잘 자라주지 않았습니까? 그간 당신 고생 많이 하셨어요.”
“아버님, 존경합니다. 늘 아버님께 감사드려요.”
“당신이 없으면 우리 가족이 어떻게 살겠어요? 힘을 내세요.” 등등.
이와 같이 ‘당신은 귀한 존재다’라는 자존심을 느낄 수 있는 말들을 아낌없이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울러 이런 말은 꼭 해주어야 합니다. 환자에게는 존재 의미를 확신할 수 있는 말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당신은 내 가족에게 매우 소중한 존재이고, 가족 모두가 당신을 사랑해요.”
이렇게 함으로써 환자는 용기를 내게 되고, 우울의 단계를 쉽게 지나갈 수 있게 되며 투병이 가능하게 됩니다.
그래도 환자가 우울해하고 의기소침해 한다면 환자가 가족의 일원임을 강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야만 합니다.
다음은 이때 가족이 해야 할 일들입니다.
* 아침저녁으로 잠은 잘 잤는지, 기분은 어떤지를 챙겨야 합니다.
* 아이들이 학교에 가거나 외출 후 돌아왔을 때는 환자에게 반드시 인사를 하도록 합니다.
* 환자를 피하거나 부담스러워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게 잘 보살펴야 합니다.
* 마치 아기나 상처받기 쉬운 노인처럼 보살펴야 합니다.
* 외식을 할 때도 환자가 가기 싫다고 하더라도 가급적 함께 동반하고, 식사는 항상 가족과 같이 하며, 환자에게 무엇을 먹고 싶은지 우선적으로 물어보아야 합니다.
* 집안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환자도 알게 해서 환자와 모든 것을 공유해야 합니다.
* 나쁜 일이나 환자가 스트레스를 받을 만한 것은 알리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경제적인 어려움 같은 것은 환자 앞에서 내색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환자는 가뜩이나 예민한 상태이므로 자신을 ‘짐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할 수 있고, 또한 ‘나만 없다면 식구들이 고생하지 않아도 될 텐데’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추가적으로 가족이 준비해야할 사항들입니다.
가족들은 항상 환자를 웃길 준비를 해놓는 것이 좋습니다. 유머러스한 말을 항상 준비해두어야 합니다.
이 시기의 환자들은 특히 암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데, ‘얼마나 아플까? 앞으로 어떤 일이 닥칠까?’같은 생각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그러므로 이런 생각들을 잊을 수 있도록 순간순간 재치 있게 웃기도록 합니다. 웃다보면 순간적으로 근심들을 잊을 수가 있습니다.
근심의 고리를 자주 끊어주고, 근심의 고리에 집착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추가적으로 가족이 함께 즐거웠던 때를 자주 상기시키고, 감사한 경험을 이야기 하는 등 행복한 순간을 늘 붙들어두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간혹 여행을 가는 등 특별한 경험을 함께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환자가 가정 안에서 행복을 발견하도록 끊임없는 자극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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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이제 우울한 암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아시겠지요?
저의 조언에 관한 글이 모든 암환자 경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암환자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계속해서 암환자에 관한 글들을 올려드리겠습니다.
우리 님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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