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8. 20:04ㆍ나의 단상집
우리 님들 이제 암환자의 마지막 심리 변화인 타협의 단계입니다. 이때는 비로소 치유가 시작되고 투병생활과 극복의 시발점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암환자는 어떤 타협이 이루어지며, 이때 가족들이 해주어야 할 것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마지막 타협에 대한 의견을 간단히 피력해보겠습니다.
저도 사실상 암환자를 접하면 마음이 너무나 아픕니다. 제가 암환자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될 수만 있다면 그 무엇을 못 하겠습니까? 이런 글들이 암으로 진단된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 뿐입니다.
우리 님들도 끝까지 잘 읽어보시고, 주위의 암환자에게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랍니다.
암환자의 타협
암으로 진단받은 환자들이 맨 먼저 불안해하고, 분노를 폭발한 후에 우울의 단계를 거쳤습니다. 이제 환자는 암을 순순히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스스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즉 타협이 이루어지는 단계이며, 이제야 비로소 치유가 시작되는 단계에 들어선 것입니다.
이때 환자는 이렇게 말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하라는 대로만 하면 나도 암을 극복할 수가 있을까요?”
“약물치료를 잘 견디게 해준다면 저도 잘할게요.”
이제부터는 환자 스스로 어떤 식으로든 암과 대면을 해야 하고, 극복해 나가는 것 말고는 해답이 없다는 것을 잘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지려고 노력하기 시작합니다.
한 가지 명심해두어야 할 것은 아무리 좋은 말이라도 그 말을 해야 할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기에 따라 좋은 말이라도 전달이 안 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뜻한 격려와 사랑이 넘치는 말이라 할지라도 환자가 부정이나 분노를 하고 있는 동안엔 제대로 들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는 오히려 우울한 시기에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환자를 다루는 데도 일종의 요령이 필요한 것입니다.
환자에 따라서는 신앙심이 깊거나 자신을 다스리는 훈련이 잘 된 사람들은 분노나 우울이 거의 안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인격적으로도 훌륭하지만 환자로써도 바람직합니다.
이제 타협의 단계에 와있는 환자는 보호자와의 타협이나 옵션이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내가 다시 좋아지면 이번에는 싸우지 말고 잘 살아보자고.”
이런 희망적인 옵션입니다.
그러면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환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해주거나, 칭찬과 격려 그리고 위로입니다. 이때 보호자는 이렇게 말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다른 것도 잘 해냈으니 암도 잘 이겨내실 거예요. 용기를 가지세요.”
아울러 ‘용기를 가져라, 사랑합니다. 당신은 우리에게 소중한 존재입니다.’라는 말도 환자는 잘 알아듣게 됩니다.
이때부터는 지시나 강요하는 말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입니다.
“잘 먹어야 해요.”
“힘들더라도 엄살 부리지 말고 치료를 잘 받아야죠.” 등등.
이런 말들은 분노의 단계에서는 먹혀들지 않았지만 강도 높은 지시나 강요, 충고 같은 말들도 타협의 단계에서는 귀를 열고 마음을 열어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제부터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 환자가 보다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타협이 끝나면 이제는 극복하는 것만 남습니다. 이때부터는 환자는 더 이상 환자가 아닙니다. 아프기 전보다 훨씬 성숙한 인간미를 풍기게 될 것입니다.
암환자와의 대화에서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말조심을 하라는 것입니다.
암환자는 사실상 너무 예민해져 있고 말 한 마디에 아주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고 귀를 닫은 것처럼 보여도 사실은 모든 소리를 다 듣습니다. 마음의 귀는 오히려 예민하게 열려 있어서 말로 하지 않은 것(표정이나 인상 등)까지 다 알아듣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다른 사람과 소곤거리거나 속삭이는 소리까지도 다 듣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자가 내 말은 안 듣겠거니 하며 말을 함부로 뇌까려대는 것도 금해야 합니다.
환자와 직접 대화를 않더라도 모든 대화는 환자가 듣는다는 가정 하에서 해야 합니다. 특히 병원에서 보면 보호자들끼리 병실 밖에서 하는 말까지 환자는 알아듣습니다. 환자는 어감 등 눈치로 이미 다 알아들어 버립니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서운한 말을 하거나 상처가 되는 말을 하면 바로 환자의 마음에 비수가 꽂히게 된다는 것을 알고 계셔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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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잘 감상하셨나요?
이제 암환자에게 단계별로 해주어야 할 사항들을 아시겠지요?
많은 암환자들의 쾌유를 빌며 저의 암환자 이야기를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우리 님들, 오늘도 보람찬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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