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30. 09:47ㆍ나의 정원
우리 님들 최근에 연이은 태풍 때문인지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한풀 꺾인 느낌이군요. 영농지는 이번 태풍 말로가 비껴가 다행히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태풍이 지나가자 이번엔 가을의 늦장마가 시작되는 듯합니다.
최근에 찾은 영농지 인근 야산과 들판엔 가을꽃들이 뒤덮혀 있고, 곤충들도 활발하게 먹이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자세하게 야산에 핀 가을꽃과 겨울을 준비하는 주머니나방애벌레(일명 도롱이벌레), 그리고 사마귀, 논우렁이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님들 저와 같이 인근 야산과 들판으로 가셔서 가을꽃과 곤충들의 생활상을 재차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가을의 정원에서
제2편
야산과 들판의 가을꽃과 곤충들
사진 촬영 일자: 2010년 9월 7일 ~ 9월 9일
- 이젠 전형적인 가을 하늘처럼 파랗고 흰구름 몇 점만 떠있을 뿐입니다. 하늘을 나는 백로가 한가롭게 보입니다. 파란 들판의 벼들도 익어가는 듯 서서히 고개를 숙이고 있습니다.-
- 영농지 앞 소류지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백로가 여유롭게 날아 오르네요. 그럼 인근 야산으로 발걸음을 옮겨보겠습니다. -
칡꽃
- 야산으로 오르는 길목 언덕의 경사면엔 온통 칡덩굴로 뒤덮혀 있습니다. -
- 아카시아 나무까지 타고 올라가 거의 다 덮어버렸군요. 그런데 어디서 달콤한 향기가 풍기는 것 같습니다. -
- 아! 바로 이 칡꽃 때문이었네요. 칡덩굴엔 수많은 칡꽃이 한창 만개하고 있습니다. -
- 칡도 콩과 식물처럼 꽃이 피는데 붉은 꽃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
- 새색시 볼에 묻은 연지처럼 붉고 화사합니다. 중앙에 노란 무늬가 특이하네요. -
- 위의 칡꽃을 가까이서 찍은 것입니다. 정말 예쁘죠? -
- 칡꽃은 아래부터 피어 올라가는데 먼저 핀 꽃들은 이미 시들었습니다. 저의 영농지에도 칡이 자라고 있는데 아직 어려선지 꽃이 안 피었더군요. 잠시 칡꽃의 향기에 흠뻑 빠져보고 다시 야산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런데 큰 소나무 아래 음침한 곳에 이상하게 생긴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
이건 뭘까요?
- 달걀보다 약간 더 큰 조약돌처럼 생긴 것인데 저도 처음 보는 것입니다.-
- 손으로 만져보니 약간 단단했지만 돌은 아니었고, 표면의 무늬가 쉽게 벗겨지면서 검은 속살이 드러나네요. 밑바닥에 작은 줄기가 붙어있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더군요. 바로 버섯이었습니다. 그런데 못 먹는 독버섯 같습니다. 이름은 한번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주머니나방애벌레(도롱이벌레)와 도롱이집
- 야산의 잡초 줄기엔 도롱이집이 붙어 있습니다. 주머니나방애벌레가 고치 모양의 집을 만들어 그속에서 번데기 상태로 겨울을 나고 내년 봄에 주머니나방이 되어 나온다고 합니다. -
- 그렇다면 도롱이집에 들어있는 도롱이벌레를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어떻게 생긴 벌레일까요? -
- 도롱이집 끝에 구멍을 내보니 그곳에 번데기로 변태되기 직전의 애벌레가 한 마리 들어있습니다. -
- 정말 통통하게 살진 도롱이벌레군요. 이 애벌레는 고치집을 달고 다니면서 잎을 갉아먹습니다. 몸을 고치집에 위장하고 입만 내밀어 먹지요. 그러면 이를 노리는 새들에게 안 잡혀먹고 클 수가 있겠네요. -
- 어! 이런!! 너무 많이 먹었는지 실례까지 하네요.ㅋ
도롱이집 안쪽은 실을 뽑아 붙여 매끈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 도롱이벌레의 전체 모습을 한번 보실까요? 다소 징그럽게 생긴 주머니나방 애벌레군요. 이 애벌레도 사실은 철쭉이나 목련 등의 잎을 많이 갉아먹는 정원의 해충이지요. 도롱이집은 모두 제거하여 땅에 묻거나 태우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만... -
- 이녀석을 다시 도롱이집에 놔두었더니 곧장 실을 뽑아 집을 수리합니다. -
- 그리고는 잡초 위로 기어올라가 줄기에다 도롱이집을 붙여놓습니다. 이런 상태로 겨울을 날 것 같습니다. -
나방 애벌레
- 이런 나방애벌레는 고치집을 안 만들고 바로 번데기로 변태하는 것 같더군요. 쐐기처럼 무섭게 보입니다. 그래도 도롱이벌레보다는 좀 더 쉽게 새들에게 붙잡힐 것만 같네요. -
- 제가 디카를 들이밀자 쏘아보는 눈이 매섭습니다. 이런 나방애벌레는 혐오스럽게 생겨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하지만 새들에겐 중요한 먹이가 됩니다. -
사마귀
- 야산엔 곤충들이 제법 눈에 띄는데 이번엔 사마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마귀는 날아서 도망가려다가 저의 디카에 찍혔네요. 곤충들은 쉽사리 도망다니므로 사진으로 담기가 매우 힘이 듭니다.-
- 날개가 다 자란 것을 보니 성충인 것 같습니다. 사마귀는 육식성이어서 주로 곤충을 잡아먹는데 짝짓기하다가 배가 고프면 짝을 잡아먹기도 합니다. -
- 사마귀의 앞다리입니다. 다른 다리와는 다르게 굵고 더 길며 튼튼하게 생겼네요. 그리고 끝에 날카로운 가시 같은 발톱도 나있습니다. 이러니 곤충들이 한번 잡히면 꼼짝도 못하고 먹히는 듯합니다. -
- 평소에는 앞다리를 구부리고있다가 곤충이 지나가면 길게 뻗어 낚아채지요. 곤충들의 포식자다운 모습입니다. -
거미에게 잡힌 꿀벌
- 쑥부쟁이꽃 아래에 꿀벌 한 마리가 목이 매어 죽어있었습니다. 저는 꿀벌에게 너무 일을 많이 시켜 자살을 했나하고 여겨졌는데 가까이 가보니 그게 아니었네요.ㅋ -
- 거미집을 안 짓고 꽃에 숨어있다가 곤충을 잡아먹는 거미들이 있습니다. 이런 거미가 두발로 꿀벌 목을 붙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꿀벌의 머리 뒤로 거미의 다리가 보이고 있지요. -
- 야산 아래에는 야생 콩과식물로 보이는 노란 콩꽃이 피었습니다. 콩꼬투리도 보이고 있네요. -
- 이 야생콩꽃은 일반 콩보다는 비교적 작고 단순한 형태를 지닌 것 같습니다. 이제 다시 발걸음을 들판 쪽으로 옮겨보겠습니다.-
논우렁이와 우렁이알
- 올해 벼를 심지 않은 소류지 앞에 있는 논입니다. 깝작도요로 보여지는 도요새 한 마리가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군요.-
- 뭔가를 찾은 것 같습니다. 그게 뭘까요? 간혹 백로도 이곳에 내려앉는 것 같던데... -
- ㅋ 바로 우렁이였네요. 이곳에는 외래종 우렁이 많이 삽니다. 토종 우렁은 요즘 거의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풀의 줄기에는 붉은 것이 빙둘러 붙어있습니다. -
- 이건 외래종 우렁이의 알입니다. 과거에 환경친화적인 농법과 농가 부업의 하나로 외래종 우렁이를 수입하여 논에다 풀어놨는데 이것이 전국적으로 퍼져 저수지나 논에 상주하고 있지요. -
- 논에서 자라는 풀엔 모두 이런 알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군요. -
- 벼의 포기에도 역시 여러 군데 우렁이 알이 보입니다. 이 우렁이는 한번에 100개 이상의 알을 이렇게 둥글게 식물의 줄기에다 붙여가며 낳더군요. 이거 다 부화하면 엄청난 우렁이가 새로 생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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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지난 여름엔 너무 더워서 야산이나 들판을 자주 찾아보지 못 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저의 정원에 있는 꽃과 곤충들을 올려드렸지요. 이제 날씨도 산행하기에 적당해질 것 같네요. 좀 더 많은 야생화와 곤충들을 찾아 올려볼 생각입니다.
우리 님들 모두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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