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8. 12:07ㆍ나의 정원
우리 님들 벌써 백로가 지났지만 가을은 이제 문턱을 넘어선 듯합니다. 최근에 연이은 태풍 때문인지 기승을 부리던 무더위가 한풀 꺾인 느낌이군요.
영농지는 이번 태풍 말로가 비껴가 피해를 입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조석으로 시원한 바람이 부니 이제 잡초도 제거하고 농작물도 새로 심어야 되겠습니다.
최근 다시 찾은 영농지는 많은 꽃들이 뒤덮혀 있고, 곤충들도 2세를 위한 짝짓기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좀 더 자세하게 화단에 핀 가을꽃들과 섬서구메뚜기의 짝짓기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우리 님들 저의 영농지 화단으로 가셔서 가을꽃과 곤충들의 생활상을 재차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가을의 정원에서
제1편
섬서구메뚜기의 짝짓기와 가을꽃들
사진 촬영 일자: 2010년 8월 31일 ~ 9월 7일
- 지난 8월 말 태풍의 영향인지 영산강과 목포 앞바다엔 검은 구름들이 몰려들고 있었습니다. -
- 그러더니 난데없이 우측으로 구름이 몰린 무안 쪽만 소나기가 내리고 좌측의 목포 쪽은 맑은 날씨를 보이더군요. 한눈에 국지성 소나기를 보는 것 같습니다. -
- 소나기가 그친 하늘엔 아직도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기 시작합니다. -
- 영농지의 하늘엔 예쁜 새털 모양의 흰구름이 떠있군요. 그러면 화단으로 발걸음을 옮겨 지금 피고있는 꽃들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 메리골드입니다. 올해도 씨가 많이 떨어져 화사한 꽃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 닭의장풀입니다. 달개비라도고 하는데 잡초에 속하지만 꽃은 예쁘게 피지요. -
- 이질풀입니다. 이것도 번식력이 강하여 순식간에 군락을 형성합니다. 암술머리가 벌어지지 않아 완전개화는 아니군요.-
- 완전 개화된 이질풀꽃입니다. 암술머리가 별처럼 갈라지네요. -
- 콩꽃입니다. 녹두꽃보다는 꽃의 구조가 다소 복잡하군요. 그러니 더 신비스럽게 보입니다. -
- 익모초입니다. 이 풀의 잎과 뿌리가 매우 쓰지요. 약제로 많이 사용됩니다. -
- 결명자입니다. 씨를 물에 끓여 차로 마시기도 하지요. -
- 마타리입니다. 야산에 군락을 이뤄서 피면 장관인데 근처 산에 있는 씨가 많이 날아와 떨어졌는지 정원에도 몇 그루 나왔습니다. -
- 위의 마타리꽃을 가까이서 찍은 것입니다. 매우 작은 꽃이 뭉쳐서 무수히 피더군요. -
- 꽃이 너무 작아서 마타리꽃을 접사로 찍어본 것입니다. 이런 작은 꽃은 확대해보면 제법 봐줄만 하지요. -
- 뚜깔(뚝깔)입니다. 이것도 야산에 많이 자라는 야생초인데 꽃이 마타리처럼 작습니다. 그래서 근접확대를 해본 것입니다.-
- 수수꽃을 담아보았는데 마치 벼꽃처럼 보이더군요. -
- 수수꽃을 접사로 찍은 것입니다. 수수의 낱알 하나하나에 모두 꽃이 달리는군요. -
- 달구지풀(?)로 보이는 야생 콩과식물의 꽃입니다. -
- 무릇꽃을 근접확대한 것입니다. 꽃은 작지만 확대해보니 그럴 듯하네요. -
- 오이풀의 꽃이 피고 있습니다. 이렇게 작고 붉은 꽃이 덩어리로 뭉쳐서 핍니다. -
- 등골나물도 작은 꽃을 선보입니다. 이것도 야산에 잡초처럼 자라나 이런 꽃이 피는데 번식력이 매우 강하지요. 이건 골등골나물 같습니다.-
- 위의 등골나물꽃을 접사한 것인데 꽃은 다소 볼 품이 없어보이네요. -
섬서구메뚜기의 행복한 짝짓기
저의 정원과 텃밭엔 잡초들이 많아선지 곤충들이 많이 삽니다. 이번엔 섬서구메뚜기의 짝짓기를 보도록 하겠습니다. 섬서구메뚜기들은 고구마나 들깨잎을 갉아 먹고 살더군요. 그러니 텃밭의 채소엔 해충이 될 것 같습니다.
섬서구메뚜기 암컷은 매우 커서 간혹 수컷을 한 마리 이상 등에 업고 다니더군요. 수컷들이 많이 달라붙어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행복한 암컷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좀 더 자세한 이들의 짝짓기를 감상해보시겠습니다.
사진 촬영 일자: 2010년 9월 7일
- 텃밭에 있는 들깨잎에는 섬서구메뚜기들이 제법 많이 찾아옵니다. 고구마나 들깨잎을 많이 갉아먹어 망가뜨려 놓는데 다소 정이 안 가는 곤충이지만 짝짓기를 하고 있으니 조용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
- 그런데 암컷의 몸집이 매우 커서 수컷을 두 마리나 등에 업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컷 두 마리가 모두 짝지을 수는 없을 것이고 나머지 한 마리는 스페어로 있는 것인지..?? -
- "텃밭 주인님, 죄송해요. 제가 그만 흥분해서 실례를..."
"죄송할 것까진 없어. 이미 네가 여기저기 갉아 먹어 먹긴 다 틀렸거든."
으이구! 이런 뚱뚱이 암컷 녀석, 실례까지 해가면서 짝짓기에 열중이네요. 암컷이 너무 행복하면 간혹 실례를 하는 수도 있다던데... 안 그런가? ㅋ-
- 등에 붙어있는 두 마리의 수컷 모두 꽁무니 쪽이 암컷 꽁무니 쪽을 향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지금부터 이 녀석들은 어떻게 짝짓기를 하는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 먼저 수컷의 꽁무니와 암컷의 꽁무니 쪽에 많은 변화를 일으킵니다. 특히 암컷은 그곳이 두드러지게 커져있습니다. 이에 비하면 수컷은 약간 커지는 정도이지요. 따라서 사진의 수컷은 두 마리가 모두 성적자극을 받은 것만 같고... 짝짓기가 끝난 이후 정상 상태로의 변화는 맨 뒤에 있으니 참고하십시오. 그것과 비교해보면 쉽게 이해하실 수도 있습니다.-
- 이걸 보면 수컷 한 마리만 짝짓기가 가능하고 다른 한 마리는 들러리라는 것을 쉽게 알 수가 있지요. -
- 그 중요부분을 최대로 근접확대 해본 것입니다. 섬서구메뚜기의 짝짓기 진수를 보는 것 같죠? 지난번에 보았던 콩풍뎅이와는 전혀 다른 정반대의 모습입니다. 암컷의 변화엔 저도 정말 두 눈이 휘둥그레지네요.ㅋㅋ -
- "거기 재미 못 보는 녀석아, 너는 뭐 하려고 그렇게 안고 다니냐?"
"저요? 혹시 저 녀석이 기권하면 제가 대신 하려구요.ㅋ" -
- "너 지금 나보고 기권하라고 했냐? 내가 이 날을 위해 얼마나 스테미너에 좋은 것만 골라서 먹었는데. 더 이상 피해주지 말고 사라져!"
"그럼 나보고 떨어지라고? 내가 한 발 늦어 너에게 우선권을 뺏겼다만 그렇게 못혀!!"
"둘 다 입닥쳐!! 2세를 위한 성스러운 일에다 재 뿌리지 말고." -
- "너 때문에 우리 여왕님께서 진노하시잖아. 할 일 없으면 조용히 자빠질 일이지. "
그런데 짝짓고 있는 수컷의 꽁무니 부위를 뒷다리로 단단히 누르고 있는 것 같은데 저 다리는 누구 것일까요? -
- 오늘의 퀴즈입니다. 저 뒷다리의 정체는 암컷일까요? 짝짓고 있는 수컷일까요? 아니면 들러리 수컷일까요? 이거 못 맞히신 분은 손 들고 서계시길...ㅎㅎ -
- 답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들러리라고 생각되는 엉뚱한 수컷의 뒷다리였군요. 그러니까 다른 수컷도 짝짓기에 일조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저는 들러리 수컷이 빨리 떨어져라고 짝짓기하는 수컷의 배를 뒷다리로 걷어차는 줄만 알았습니다.ㅎㅎ 못 먹는 호박 쑤셔놓듯이...-
- 그런데 한 시간 이상 경과해도 떨어지지가 않습니다. 날씨도 엄청 더운데 이녀석들이 저까지 벌 세우네요.-
- 갈수록 오히려 더욱 단단히 붙어있는 것만 같고... 그렇다면 들러리 수컷도 지겨울 것만 같습니다.-
- ㅎㅎㅎ 결국은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고 말았네요. 짝짓기 하는 한 쌍과 포기하고 떠나는 수컷을 한번 찾아보시길... -
- "이런 옴붙을... 저렇게 지독하게 달라붙은 녀석들은 섬서구메뚜기로 태어나서 처음이네." -
- "AC! 둘이 짝짓다 같이 지구를 떠나거라."
그래도 입만 살아가지고...ㅎ 진작 포기하고 떠났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을 ... -
- 다시금 이들의 짝짓기에 평화가 찾아온 것 같습니다. -
- 어! 이런!! 그런데 지금도 짝짓기가 안 끝났을까요? 제가 보기엔 진작 끝난 것 같은데... 꽁무니 쪽 변화를 잘 보시기 바랍니다. -
- 짝짓기가 끝난 이후의 모습. 암컷은 원상복귀고 수컷은 아직도 팔팔. -
- 이제 둘다 짝짓기 이전의 모습으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래도 무슨 미련이 남아있는지 수컷은 암컷의 등에서 떨어질 생각을 않습니다. -
- 수컷이 다 떠난 암컷의 모습입니다. 이제 이 녀석이 텃밭에다 알을 깔텐데... 흐~ 안돼!! 제발 알은 다른 곳에다 까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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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이제는 가을이라 본격적인 가을꽃들이 피어날 것 같습니다. 여름꽃들이 지금도 남아있는 것을 보면 철을 잊은 꽃들이겠지요?
섬서구메뚜기도 재미있는 짝짓기를 보여주네요. 아무튼 짝짓기는 좋은 일이나 제발 텃밭에다 피해를 안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하지만 이 종류는 채소의 해충으로 낙인이 찍혔더군요.
우리 님들 모두 오늘도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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