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 10:12ㆍ나의 문학작품
우리 님들 중에도 홀쭉이가 있으시겠지요?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붙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갈비씨들을 두고 하는 말인데 체질적인 소인이 다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갈비씨의 하소연을 한번 작품 형태로 써본 글인데, 고아무개의 독백이라고 해야 할 것만 같습니다.
우리 님들 어떤 하소연인지 한번 들어보시죠.
피골상접(皮骨相接)의 변(辯)
애당초 갈비씨, 홀쭉이, 뼉따귀, 명태, 장작, 심하게 말하면 호네가와(皮骨) 쯤으로 불러준다면 이런 따위로 군말이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걸핏하면 세상에 의사라는 녀석이 어쩌면 이리도 잘 말라 비틀어졌느냐, 어디 병든 게 아니냐는 등 내 진정 바라지도 않은 극진한 동정까지 베풀어주는 데는 나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 오른다.
핑계 없는 무덤이 없다는데 하물며 내 이다지도 피골이 상접한 것에 대한 변(辯)이 없을 수 없는 노릇이다. 내 느끼는 것마저도 언제나 꼴사나운 동정을 받았을 때였다.
내 오장육부의 어느 한 모서리가 어긋났던지, 아니면 내 오각(五覺)이 비틀어져 꼬인 탓인지 알 수 없는 일이나, 하여간 삼천리금수강산이란 이 풍토가 내 생리에 맞지 않는다는 것뿐만 아니라, 오천만 배달민족의 긍지가 구역질이 났으면 났지, 도대체 달갑지 않은 탓이란 것에 자탄(自嘆)을 토로해봄직도 하다.
또한 마음이 내킨다면 나마저 살이 찐다면 무엇이 되겠냐하는 밑천 한 푼 안 드는 갸륵한 애국의 소리를 부르짖어 보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간에 나만큼 말라빠졌다는 것도 정녕 희한한 노릇임에 틀림없을 성싶다. 그러나 기왕에 겉모양이 보통 평균치에서 다소 벗어날 바에야, 유들유들 개기름만 번지르르하게 흐르는 비만이 넘치는 것 보다는 오히려 마른 쪽을 택했다는 데에 대하여 얼마나 다행스러움을 느끼고 있는지 모른다.
-이 사진은 이 글과는 무관합니다.-
우선 몸이 홀가분해서 좋고, 옷을 입을 때나 음식을 먹을 때도 좋다. 겉모양이 제 아무리 육중하다손 겉껍질 한번 벗겨내면 눌눌한 비계덩이가 나는 딱 질색이다. 걸핏하면 똥을 누거나, 그렇지 않으면 야간에 힘 한번 쓰다가도 골속의 혈관이 터져 쓰러지기가 일쑤일 테니까 말이다. 항차 그 기름덩이가 머리로 올라가 생각함마저 흐릿해져, 올바른 것보다는 헐뜯고 중상모략 하는 그런 따위의 일 밖에 자아내지 않는 게 비만의 특성 아니겠는가?
원래 눌눌한 비계란 항시 밑바닥에 깔리기 마련인 아낙(?)이면 모르되, 어엿한 사나이가 가질 것은 아니란 게 내 항변이다. 그러기에 나는 내 피골상접을 지금까지 한번이나마 슬퍼해본 적이 없다.
사람이면 사팔뜨기면 사팔뜨기, 납작코면 납작코로 여기엔 뜻도 있고, 쓸모도 있는 법이다. 사팔뜨기라면 세상이 뒤숭숭하니 먼 데 보는 것을 포기하고, 노상 내 앞만 보고 살기 위한 것일라치면 그만이고, 납작코 아낙이라면 또 어떠냐 이 말이다. 서양 영화를 볼라치면 양놈들 입 한번 맞출 녘이면 서로 코가 맞다아 별의별 고생을 다 하지 않던가? 납작코란 그런 꼴불견을 피하기 위해서 있는 것이라며 한바탕 뻐겨 볼만한 조건이기도 하지 않는가 말이다.
타고 난 것을 하필 언짢게만 생각해서 짐짓 그렇게 얼굴 찌푸리고 살 계제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기에 이 한 겨울 땅이 꽁꽁 얼어붙어 미끄러운 한길 바닥을, 키가 작았으면 작았지 얼마나 더 커 보이겠다고 굽 높은 뾰쪽 구두를 기어이 신고 나서더니만, 모처럼만에 점잖아야 할 숙녀가 길 한복판에서 보기 좋게 넉장구리를 쳐야만 할 것인가? 이러한 어리석은 짓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렷다.
내가 이렇듯 뼈다귀로만 보인다고 친들 진짜 싸움꾼일수록 나와 겨루는 것을 피하는 이유가 한 대 갈기면 그냥 어긋날까 봐서라고 생각하는 것은 정녕코 거짓이다. 내 단단한 주먹이나 헤딩의 세례를 받을라치면 진짜 쇠뭉치나 방망이에 얻어터지는 것이나 다름없으리라는 공포의 탓인 것임에 틀림없다.
언젠가 나보다 약간 체격이 나은 한 친구 가라사대,
“이 사람아, 자네야말로 진짜 공동묘지에서 태어났나? 이거 정말 잘도 말랐네, 그려.”
이러면서 자못 그럴싸한 나에 대한 핀잔이었다. 이 친구 필시 다른 사람에게 당한 분통을 나에게 되갚으려는 것이겠거니 생각이 들자 불현듯 얄미워졌다. 그래서 난 당장에 이렇게 퍼부어 주었다.
“에끼, 이 사람아, 방향이 다르네. 내사 분명 내 어머니 자궁에서 태어났지, 어디서였겠나? 그렇지만 자네 말마따나 ‘에서’는 아니지만 확실히 공동묘지로 가는 길임엔 틀림없네. 오는 길이 아니라 가는 길이란 말일세. 자넨 또 뭐 뾰쪽한 수나 있는 줄 아나? 자네 자신 뻗을 구멍이나 구덩일 미리 파놓지 않았을 바에야, 역시 나와 마찬가지로 날이면 날마다 부지런히 공동묘지로 향하여 가는 길임에 틀림없네, 너무 그러지 말게 … ”
.....................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이만하면 피골상접에 대한 변으로는 괜찮았지요?
갈비씨들도 다 긍지를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요. 너무 안쓰러워하지 마시길...ㅎㅎㅎ
우리 님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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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락산성 2009.01.27 15:10
- 잘 보았습니다.
설명절 잘 지내고 계신가요?
정신없이 설연휴를 보내고 있습니다.
2팀은 출발하고 아직도 딸냄이 식구 한팀이 남아있습니다.
오늘밤에는 정상적인 생활로 복귀가 가능할듯합니다.
그러면 하루밤은 푹 잠을자고 내일이 되어야 일상으로 돌아올듯합니다.
컴방에 애들이 주둔하여 ㅎㅎㅎㅎ
복많이 받는 한해 되시고 활기찬 일주일 되시기 바랍니다 -
- 고란초 2009.01.28 08:46
- 화석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화석님은 약간 통통하시네요. 그 정도면 괜찮습니다.ㅎㅎ
사모님이 약간 저랑 비슷하네요. 저는 167cm에다 60kg 약간 못 미칩니다.
아무리 먹어도 60kg 넘은 적이 없어요. 그래서 뭐든 잘 먹는 편입니다.
그래도 주위에선 마른 장작이라하니 ㅎㅎㅎ 화력은 엄청 세지요. ㅋㅋㅋ
화석님, 어제 겨우 부모님 뵙고 밤 늦게 돌아왔습니다.
화석님은 구정 잘 보내셨지요? 고생을 많이 하셨다는 것 같기도 하고..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기원드립니다. -
- 고란초 2009.01.28 08:56
- 산성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구정 때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그래도 모두 모이니 즐겁고 보람이 있으셨겠지요?
저는 눈이 많이 내려 구정 때는 못 가고 어제 오후에야 부모님 뵙고 밤 늦게 내려왔습니다.
저의 아버님이 거의 아흔이 다 되셔서 다소 힘들어 하시더군요.
그래도 아직까지 정정하시다고 자랑하시던데요.ㅎㅎ
산성님, 항상 건강하시고 올 한해도 기쁨과 행복이 넘치시기를 간절히 기원드립니다. -
- 화석연료절감 2009.01.29 06:20
- 감사합니다. 바쁘실텐데도 장문의 답글을 쓰심에 감탄스럽습니다. 전 새벽 3시부터 7시까지가 피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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