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2. 13:16ㆍ은사님의 글
우리 님들 요즘 함부로 남의 것 복제하면 큰 코 다칠 수 있다는 것 다 아시죠?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불허복제(不許複製)란 말 같습니다. 이것은 저의 은사님께서 불허복제란 소설을 읽으시고 쓰셨던 글입니다.
우리 님들 어떤 글이었는지 한번 즐겁게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불허복제(不許複製)
책의 맨 꽁무니에 쓰여 있기 일쑤지만 미셀 루브렝이란 프랑스 작가가 쓴 소설의 제목이다. 줄거리를 간추려 말하자면 화가와 화상이 짜고서 폴 고갱의 그림을 위조하여 외국 특히 미국 사람에게 비싸게 팔아먹는 이야기다. 그러면서도 화가만은 양심에 찔려 마주앉은 공범인 장사치들과 술을 마시며 중얼대는 대목이 눈에 띈다.
“네놈들은 예술을 모른다. 그림이란 계집이나 마찬가지, 한번 사로잡히면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아편중독과 같은 것이다. 고갱은 가엾게도 아내와 다섯 아이들을 굶기며 날이면 날마다 몸과 마음을 다 바쳐 그림에 쏟았다. 그런데 이렇게 훌륭한 분의 작품을 위조하다니 난 정말 처참한 동물이다. 처음엔 고갱을 싫어했으나 그의 전기와 편지까지 다 읽은 다음부터는 그가 좋아졌고, 지금은 그의 생활에 대해 진심으로 존경하고 꽃다발이라든가 항아리 같은 작품에 반해버렸다. 이놈들아! 네놈들은 돈밖에 모르지. 고갱은 버림받고 섬으로 쫓겨 가서 백 프랑만 보내달라고 우는 편지까지 썼는데, 그런 고갱을 밑천 삼아 도적질을 하며 수백만 프랑을 벌다니 도대체 말이 되는가? 이젠 절대로 안 그린다.”
이렇게 뉘우치는 몸부림도 아랑곳없이 그나마도 돈을 속여 적게 나눠주고 결국은 발각될까 두려워 화가를 죽이고 화상도 자살을 하고 만다.
프랑스에서는 실제로 유명한 그림 위작에 골치 덩어리이며, 그만큼 가짜를 탐지해 내는 기술도 발달한 모양이다. 그러면서도 가짜가 국외로 나가는 건 눈을 감아 주면서 진짜는 엄히 감시를 하는 모양이니 그 나라도 어지간하다.
하기야 여기서는 박사 논문까지도 복제해서 나오는 판국이니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얼굴에 두드러기 마냥 덧이 난 처녀가 병원을 찾아왔는데, 의사 왈 “국산 화장품 발랐소?”하고 물었더니 “천만예요, 프랑스제인데 가짜였어요.”하며 입을 쀼루퉁하게 내밀었다. 그러니까 그 화장품이 진짜 국산이란 말 아닌가?
나는 혼자서 속으로만 복제, 가짜, 위조 등등은 만드는 사람보다 그걸 찾고 속아서 사는 사람의 탓인 게 분명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그래도 아직까지 태양이나 달을 위조했다는 말은 없으니 정말 다행이라 생각하고 살 수 밖에…
각설하고 불허복제(不許複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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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소설 내용으로 보아 진품을 복제한 위작을 진품처럼 속여 팔다가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군요. 모사한 작품은 결국 자기의 작품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걸 자기 작품인양 속여서 파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가짜를 속아서 사주는 사람이 있으니 가짜를 더 많이 만들어내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님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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