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2. 13:22ㆍ은사님의 글
우리 님들 의사가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어떻게 답하시겠습니까?
저의 은사님께서 쓰신 글 중에서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사실 의사란 인술을 베풀고 환자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어야 하지만 다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저의 은사님께서 보신 의사에 대해서 그대로 올려드립니다.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만 해보시기 바랍니다.
의사가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옛날 훌륭한 의사는 나라를 다스렸고, 중질 의사는 사람을 다스렸고, 째마리 의사라야 병을 다스렸다고 합니다. 오늘날 의사를 날더러 답하라면 훌륭한 의사는 집을 짓고, 중질 의사는 정치를 한답니다.
그 옛날 대학교수는 어땠는지 모르지만, 오늘날의 그 이름을 날더러 답하라면 훌륭한 교수는 장이 되어야만 하고, 중질에나마 붙어 있으려면 돈을 잘 벌어야 하고, 그렇지도 못한 째마리는 쫓겨날 밖에 없답니다.
그 옛날 의사의 신은 백 가지 풀잎을 스스로 맛을 보아 독약을 가렸다 했으나, 근대화된 오늘날의 중시조 의사들은 맛은커녕 함부로 침질만 한답니다. 옛날 의사는 펫사리도 아니 썼다는데, 오늘날 칼잡이들은 고환도 함부로 깐답니다.
그 옛날 자선병원에서는 무료로 병을 고쳐주었다는데, 오늘날은 유료라야 우선이라 한답니다. 옛날 인도주의 병원은 어쨌는지 모르지만, 오늘날엔 쥐꼬리만 한 월급쟁이 의사를 써서 흑자를 내야하는 곳이랍니다. 헐벗고 굶주리다 못해 앓아 누워있는 사람을 어떻게 하겠느냐 물으신다면 그 옛날 째마리 의사라도 눈물의 씨앗이라 했거늘, 오늘날 훌륭한 의사일수록 마땅히 죽어야지 호통을 칠거라고 답하겠습니다.
그러기에 의사란 게 무어냐고 물으신다면 돈에만 굶주린 이리떼 같은 거라 대답치 않을 수 없겠다 이 말입니다. 모름지기 옛날의 의사는 뭣이냐고 묻는다면 의사가 뭣인가를 아는 의사라야 훌륭한 의사이겠고, 아무리 보통 의사라도 내 스스로 자기 자신이 뭣인가 쯤은 알아야 할 거라고 답하겠습니다, 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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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읽어보셨나요?
지금은 작고하신 저의 은사님께서도 유명한 의사신데 정말 냉철하게 글을 쓰셨군요. 제가 보기에는 약간 편견적인 부분도 있어 보입니다만 수긍이 가는 부분도 제법 많습니다.
이 글은 은사님께서 쓰신 것이라서 더 이상 댓글을 달기가 어렵습니다.
우리 님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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