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님들 친절은 아무리 강조해도 좋다고 합니다. 요즘은 친절과 미소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고도 하더군요. 그런데 그 친절과 미소라는게 때와 장소를 가려서 적절히 사용해야지 잘못하면 혼짝나는 수가 많지요. 병원에서 환자가 죽어가는데 보호자에게 친절을 베푼답시고 웃었다간 벼락 총소리가 나는 것을 경험한 바 있거든요. 친절과 관련된 우스개 소리를 사례별로 써보았습니다.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세요.
과잉 친절은 금물입니다.
사례 1
요즘 병원에서는 친절교육이 한창입니다. 환자도 고객이니까 미소로, 친절로 대하라는 것이 교육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그런데 젊은 사내가 입원되어 있는 병실에서 간호사가 직책상 상냥스럽게 웃으면서 친절을 베풀었더니만, 요런 속절없는 사내 하는 짓거리 좀 봐라구요. 지 좋아서 그런 줄 알고 함부로 덤벼드는 것 아니겠어요?
사례 2
시내버스 속에서는 늙은이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미덕이 보기에 좋습니다. 그런데 저는 제 앞에 젊은 여자가 애처롭게 서 있기에 부리나케 일어나 자리를 양보해주었지요. 그러자마자 다른 사람들이 야릇하고도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더라고요. 그 여자에게 무슨 속셈이나 있어서 그런가 하고 말입니다. 사례 3
어두컴컴한 밤이었습니다. 생면부지의 젊은 여자가 혼자서 귀가하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그 여자를 집에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처음으로 친절을 베풀어봤습니다. 그랬더니만 날 인신매매단이나 부녀자 유괴범으로 생각하는 듯 화들짝 놀라서 무엇 빠져라 도망가더라구요.
사례 4
지난날 제가 서울에 처음으로 갔었는데 도무지 어디가 어딘지 알 길이 없더라구요. 마침 어여쁜 아가씨 한 분이 내 앞을 지나가길래 '아가씨 잠깐만'하면서 길을 물어봤지요. 그랬더니만 그 여자가 자길 조롱이나 하는 눈초리를 보내며 대꾸도 않고 가버리더라구요. 남자에게 친절을 베풀기가 이리도 힘이 드는지...
사례 5
외국에 여행을 하다보면 젊은 여자들의 친절은 몸에 벤 것 같습니다. 어찌나 자세히 가르쳐주던지.. 그런데 그걸 자기에게 호감이 있어 그런가하고 군침을 흘리거나 잘못 생각했다가는 코창을 뗄 것입니다.
그런가하면 이런 사례도 있더군요.
사례 1 길을 걷고 있는데 앞서 가던 사람이 멀쩡해보이는 담뱃갑을 땅에 떨어뜨리고는 그냥 가더라구요. 그걸 얼른 주은 나는 부리나케 달려가 소리치며 돌려 주었죠. 그런데 그게 빈갑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는 굽실하며 받더라구요. 만일 그가 '이건 내가 그냥 버린 것이오'라고 말했다면 난 얼마나 무색했을가 싶었습니다.
사례 2
만원 버스를 타고 가는데 여차장이 너무 한다 싶더라구요. 무슨 말이냐구요? 좌석에 앉아 가는데 내 앞에 서 있는 어린애가 앞으로 엎어졌다 뒤로 넘어졌다 하면서 시달리고 있기에 하도 안타까와 그 애를 붙잡아 내 무릎에다 앉혔지요. 그랬더니만 그 여차장 난데없이 그애를 붙잡더니 내동댕이 치는 것 아니겠어요. 난 보다 못해 여차장에게 이렇게 소리쳤습니다. "이 년아, 그럼 못 써. 이 애가 불쌍하지도 않냐?" 그랬더니만 그 여차장 하는 말. "음마, 지 새끼도 아니구만 별라도 지랄이네." 난 여차장을 자세히 살펴보았더니 나올 곳은 다 그대로인 신체 상의 문제는 없어보였습니다. 고명하신 선생님들, 신속한 진단과 치료를 하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요. 네.
사례 3
버스나 기차를 타고 장거리를 가다보면 꼬부랑 노인이 서있는 데도, 젊디 젊은 학생들이 버젓이 앉아 있는 꼴을 보면 선생님들은 도대체 무엇을 가르쳤을까, 어쩌면 저렇게도 버르장머리가 없을가하고 얼굴이 찌뿌려지더라구요. 그런데 어떤 학생은 나에게 선뜻 자리를 비워주는 친절을 대하면 코끝이 뜨거워질 만큼 고맙고 갸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내 몰골이 이렇게까지 늙어보이는가 오히려 서글퍼지기도 합디다.
우리 님들에게 고합니다. 친절을 베풀다 따귀는 고사하고라도 뭇매질을 받아도 좋으니 사람들끼리만이라도 훈훈한 친절에 넘치는 미소가 정말이지 아쉽기만 합니다.
이상으로 친절 에피소드를 마칩니다. ........................................... 우리 님들 잘 감상하셨나요? 이제 친절도 어느 때 필요한 지 아시겠지요? 우리 님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빕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