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5. 22:15ㆍ나의 의학소고
우리 님들 약 이야기 다섯번째로 주사약에 대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사약이 훨씬 더 좋고 치료가 잘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람에 따라 가급적이면 먹는 약보다는 주사를 선호하는 경향도 높습니다. 병원에서 먹는 약만 처방해주면 은근히 서운해하는 사람도 꽤나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주사를 맞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닙니다. 가급적이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내복약을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래 글을 읽어보시면 그 이유를 아시게 될 것입니다.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해보세요.
약 이야기
제5편
주사를 맞는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다.
- 으악! 난 주사가 싫어! -
어린애나 어른 누구를 막론하고 주사 맞는 일은 공포의 대상입니다. 가늘고 뾰쪽한 주사침이 팔이나 엉덩이에 꽂히는 것은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칩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은 병원 문턱만 들어서도 울음을 터뜨리는 수도 있고, 흰옷 입은 사람만 봐도 의사나 간호사인줄 알고 숨이 넘어갈 정도로 울어 젖히는 경우도 흔히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은 몸이 아플 때엔 먹는 약으로는 양이 안 찬 것인지 모르지만, 주사를 반드시 맞아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병원에 가서 진찰하고 검사한 후 막상 치료를 위해 주사를 맞지 않고 약만 처방받는 경우엔, 괜히 약국만 가도 될 것인데 돈 들여 병원까지 왔다고 후회하기가 일쑤입니다.
“주사 한 대 꼭 놔주시오. 기왕이면 독한 것으로 주사 한 방에 단번에 낮게 좀 해주시오.”
“우리 아인 약 먹어선 듣지가 않아요. 주사 밖에는 안 들어요.”
마치 환자나 환자 보호자 자신이 의사나 되는 것처럼 주문도 가지가지입니다. 이런 것을 보면 주사 한 대로 모든 병이 싹 나아버리는 기적을 바라는 것 같기도 하고, 아픈 만큼 성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픈 만큼 병도 잘 낫는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만 같습니다.
과연 주사약이 그럴까요? 그렇다면 우리들의 병을 기적처럼 치료해준다고 오해를 받고 있는 주사약이 과연 어떤 약인지, 그리고 먹는 약과는 어떻게 다르게 작용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주사약에는 정맥주사, 피하주사, 근육주사약 등이 있습니다. 사실상 주사제는 소화관을 통과하지 않고 혈관으로 바로 가기 때문에 위장에서 분해되지 않으므로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일은 없습니다.
원래부터 사람의 몸은 매우 정교하여 소화관에서 흡수된 것은 지방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일단 간이라는 관문을 통과하는데, 간장에서는 몸에 이롭지 못한 것은 분해를 해버립니다.
약도 몸의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 이물(異物)로써 본래의 몸이 요구하고 있는 영양분이 아니기 때문에, 약이 간장을 지나는 동안 대사되어 양이 줄어들게 됩니다. 내복약의 경우는 대부분 여기에서 분해되어 효능이 떨어집니다.
그런데 주사제는 위장뿐만 아니라 간장도 통과하지 않고 직접 혈중으로 들어가므로, 내복약에 비하면 작용이 신속하여 효과가 빠르며, 따라서 효능이 강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의 부작용(유해 작용)도 일어나기 훨씬 쉽습니다. 예를 들면 페니실린 등에 의한 쇼크도 내복으로는 극히 드물지만, 주사로는 자주 나타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사제는 내복으로 사용할 수 없거나, 긴급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될 수 있는 한 삼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주사가 필요한 경우와 주사의 부작용
주사가 필요한 조건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가 있습니다.
첫째, 약물 쪽에서 보면 당뇨병 치료제인 인슐린처럼 내복에 의해 위장에서 파괴되어 효과가 없어지는 약물, 또는 결핵치료제인 스트렙토마이신처럼 내복으로는 흡수가 되지 않거나, 흡수가 아주 나쁜 약물을 사용할 경우는 주사가 아니면 효과가 없으므로 주사를 이용해야 합니다.
둘째, 환자 쪽에서 보면 약물을 내복할 수 없는 경우나, 병의 상태로 보아 신속한 효과가 요구될 때에는 주사를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주사는 속효성이라는 이점은 있으나, 지속성이 없는 결점이 있습니다. 즉 내복약보다는 신속하게 혈액 중 약물농도가 상승되지만, 반면에 신장에서 신속하게 배설되어 금방 효과가 소실됩니다. 특히 정맥주사는 이 현상이 현저하고, 피하주사는 비교적 느리며, 근육주사는 그 중간입니다.
특히 내복하는 것으로도 유효한 약물을 병원에서 주사로 맞으면 집에 도착할 때쯤이면 이미 효과가 많이 없어져 버립니다. 그러므로 지속성이 없는 항생제 주사 등을 하루에 한 번씩만 맞게 되면 거의 효과가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입원환자에게는 점적주사(링거라고 하는 수액제 주사)를 사용합니다. 이것은 지속적인 효과를 나타내는 것 이외에 다량의 수분을 보급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는 탈수증, 쇼크 등의 증상 회복에 매우 유용합니다. 아울러 영양 공급도 어느 정도 가능하고, 혈액 내 전해질의 균형 조절에도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음식 섭취가 가능한 경우엔 점적 정맥주사로 영양을 공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약물의 종류에 따라 피하, 근육, 정맥의 어느 것으로도 주사할 수 있는 것과 특정한 주사 방법만을 이용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또한 일주일 또는 그 이상의 간격으로 근육주사를 하면 되는, 효력이 늦게 나타나는 것도 있습니다. 이것은 아주 서서히 흡수되도록 만들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내복약이 소화관 장애가 일어나는 것과 마찬가지로, 주사에 의해서도 예기치 않은 장애가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하주사, 근육주사는 주사 부위의 출혈, 근육의 위축, 신경 장애 등을 일으키는 일이 있습니다. 또한 정맥주사로 혈관염을 일으키는 일도 있고, 급속한 주사로 인해 순환계, 호흡계의 장애가 일어나는 일도 있습니다. 정맥주사를 맞으면서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한 경험을 한 사람이 많은데, 순환이나 호흡기 장애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내복약에 비해 정맥주사는 각종 부작용의 증상이 급격하고 강한 경향이 있습니다. 그 외도 각종 주사액의 혼합으로 효과에 변화를 미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내복으로 잘 흡수되는 약물은 원칙적으로 주사를 맞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신속한 효과를 원할 경우는 주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위장에 직접적인 작용을 기대하는 약물은 주사하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동일한 작용을 나타내는 약물의 경우 내복과 주사의 병용은 가능한 한 피해야 합니다.
현재 제약업계에서는 주사와 동일하게 효과가 감소하지 않으면서 효율이 좋은 제형의 개발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언젠가는 주사를 맞지 않아도 되는 날이 찾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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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물론 주사가 꼭 불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지만, 가급적이면 내복약을 드시는 것이 위험한 부작용을 줄이는 데 좋습니다.
내복약 복용이 불가능하다면 모르되, 똑같은 효과가 있는 약을 먹고 주사하는 것은 피해야 할 것입니다.
이 글은 '약이 되는 약 이야기'를 다소 참고하였습니다.
우리 님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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