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13. 13:39화석·청천리님 방

 

 

가을의 길목에 서서... 火石

오늘 문득 많은 생각을 하다가 장재언님이 쓴 글을 보았습니다.
많은 생각에 치우쳐...

고교때 죽어라 외운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 다시 생각납니다.


가지 않은 길(The Road Not Taken)

Robert Lee Frost (1874 ~ 1963)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살며 항상 어느 길을 선택할까? 항상 갈랫길 속에서 선택의 연속이 삶이였음을 재삼
깨닫게 되는 오늘입니다. 후회없이 항상 최선과 정성을 다하며...
후회없는 선택을 이순간도 합니다.

요즘 자주 찾아뵙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하며... 火石배상


 

 

 

 

 
 

 

 

길을 떠나기 전에는 설렘이 있습니다.

설렘을 넘어 흥분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어렸을 때 말뚝박기놀이 생각이 나세요?

 

말뚝 박기를 할 때 이긴 편이 말을 향해 출발하려면

그 흥분이 전율에 가깝습니다.

“막 달려서, 부-웅 날아서, 쾅 앉으면…, 와지끈”

이런 상상만으로도

온몸이 부르르 떨려 옵니다.

 

하지만 가장 세게 흥분하는 쪽은 말뚝을 박고 있는 진 편입니다.

정작 달려오지도 않으면서 이쪽을 노려보고 서있는 친구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동안

그 긴장감은 극에 달합니다.

 

서울에서 차를 달려 6시간, 거제도에서 다시 배를 타고 30여 분. 

외도 해상농원에 도착할 수 있답니다.

설렘이 여독 탓에 다 풀어져 갈 때쯤,

이 절묘한 조각상- 말뚝박기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여행 내내

‘말뚝박은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가보고 싶습니다.... 나도
 

 

 


 

     사람이 만든 길과 하나님이 만든 길이 나란히 갑니다.

곧게 뻗은 사람의 길은 빠르고 편하지만,

큰비가 오고 나면 자연의 모습으로 돌아가기가 일쑤입니다.


 

 

 


 

밤으로 가는 길. 종일 대지를 달구던 해가

뉘엿뉘엿 산그늘 뒤로 모습을 감추고

세상을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이며 마지막 열정을 토해내고 있습니다.

 

낮 동안 일어난 수많은 사연들도 그 빛 속으로 서서히 잠기고,

이제 편안한 휴식과 달콤한 꿈을 위한

밤으로 가는 길이 열리고 있습니다.


 

 

 

 


 

“늦가을/ 잎새 떠난 뒤/ 아무 것도 남김 없고/ 내 마음 빈 하늘에/

천둥소리만 은은하다” (김지하 시인의 〈늦가을〉)

 

가을걷이도 끝나고 모든 것을 잃은 텅 빈 들판이

모자이크처럼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의 태양을 이기고 결실의 계절을 지난 들판의 허허로움.

고단한 인생길처럼 벌판을 가로지르는 길엔 농부들의

피 같은 땀과 눈물이 얼룩져 있을 겁니다.

 

그 위로 나그네를 태운 비행기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갑니다.

 

 

 


 

“이랴! 이랴! 이놈의 소가 왜 이리 말을 안 들어?”

 

충북 단양군 적성면 기동리에 사는 농부 이수현(66)씨가

쟁기질에 나선 소를 앞세우고 비탈밭을 갈며 비지땀을 흘립니다.

 

경운기가 들어올 수 없는 다락 밭을 일구던 이씨는

“내가 죽으면 이 땅도 묵히겄제?”라며, 쓴 담배를 털고

다시 소를 재촉합니다. 산비탈에 힘들여 심은 콩이

큰 수확은 안되겠지만,  우직한 소를 따라 쟁기에

힘을 주고 묵묵히 뒤따르는 게 농부의 길인가 봅니다.


 

 

 


 

백의민족의 영산 백두산, 비록 중국 땅을 통해

오르긴 하지만 그 곳에 오른다는 생각만 해도

가슴이 뭉클하고 기대가 되는 2744m 높이의 한반도의 성산.

 

백두산 입구에서 입장료를 내고 다시 차를 타고

20여분을 가면 주차장이 나타납니다.

산행이 시작되는 곳. 드디어 백두산을 오른다는

기대감에 젖어 걷기 시작하는 길은

경사가 지긴 했지만 평평한 차도.

조금 가다 보면 산길로 들어서겠지.

 

그러나 끊어지지 않고 계속 나타나는 차도.

걷기에 불편할 정도로 연방

지프들이 굉음의 경적을 울려대며 오르내립니다.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중.

걷기를 시작해 서너 시간이 지나면 드디어 정상이 눈앞에.

그런데 어느 방문객은 말합니다.

자꾸만 속에서 실망감 같은 것이 밀고 올라왔다고.

 

왜냐고요?

백두산 꼭대기까지 뚫린 차도가 그를 기쁘게 하지 않고

우울하게 했다는 거죠.

중국이 관광지로 개발한 백두산을 오르내리는 길.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간다.

 

집에 다다르면 엄마가 기다리고 있다가 반갑게 맞아주었으면 좋겠다.

친구랑 구멍가게에 들러 과자 하나 사서 함께 먹으며 걷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산골마을 외딴집으로 가는 길엔 동무도 없고 멀기만 하다.

 

아스팔트 길을 한참 걷고 나서도 산길로 시오리를 더 가야 하는 집에

도착하면 아무도 없다. 과자 대신 찐 감자가 기다리고 있겠지.

감자 두세 알을 먹고 나서 엄마·아버지가 일하는 밭으로 나가볼 거다.

 

학교 문을 나설 때는 고개를 푹 숙이고 걸었지만,

집에 도착하면 갓 받아낸

샘물 한 주전자 들고 밭으로 달려가야지.


 

 


 

무더위와 일상에서의 탈출을 외치며 떠납니다.

전국토의 70%가 산인 한국을 여행하다 보면 숨이 턱에 차고도

모자라 헐떡헐떡 넘어야 하는 고산준령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 굽이 돌며 계곡을 바라보고

저 굽이 돌며 산골 외딴집을 바라보는 재미,

드디어 구름이 걸린 고갯마루에 닿으면

어김없이 반겨주는 휴게소에 들러 쉬어가는 재미 또한

여행의 추억을 아름답게 꾸며주는 이야깃거리들입니다.

 

한데 우리는 이제 단숨에 터널을 통해

그 길을 지나고 맙니다. 토목기술의 발달로 큰 산을 넘던 고갯길은

거의 대부분 십리가 넘는 긴 터널로 바뀌어 우리에게 빠른 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빠른 길이 우리의 인생마저 급하고

메마르게 하는 건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이번 가을 한국에 가시는 분들이여...  

그 여행길엔 한번쯤 옛 도로를 따라 굽이굽이 넘어보십시오,

한결 여유롭게…


 

 

 


 

고운 편지지와 정갈한 봉투를 꺼내 편지를 씁니다.

이 말이 어울릴까 저 말이 어울릴까 지웠다 쓰기를 반복하며 쓴 편지.

침 묻혀 꾹 눌러 붙인 우표가 혹시나 떨어질까 봐 걱정도 합니다.

 

편지를 빨간 우체통에 넣고 돌아서면 그때부터

답장을 기다리지만 빨라도 4~5일은 걸려야 답장을 받아 보겠지요.

그 느림이 결국 죄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부터 편지는 실시간으로 주고받는 문자나 이동전화

그리고 인터넷 편지에 밀려나고 결국엔 전국의 빨간 우체통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 해마다 3000여 개씩.

경북 안동시 와룡면 대곡리 마을 어귀 전봇대에는

아직 빨간 우체통이 매달려 있습니다.

 

젊은이들을 도회지로 떠나 보내고 남아 산과 들을

굽은 허리로 지켜내는 노인들처럼.....


 

 


 

늦가을 늦은 오후, 뉘엿뉘엿 지는 해의 흔적이

안동 하회마을 뒷동산 너머로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루를 마감하는 해는

가을걷이를 끝낸 들판에 긴 그림자를 드리웠습니다.

 

산도 들판도 가을빛에 물들어 노랗고,

은행나무는 더욱 샛노랗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면 샛노란 은행잎은 바닥에 떨어져

겨울을 재촉하는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고, 잎을 잃은 은행나무는

겨울나무가 되겠지요. 저 해가 몇 번 더 산을 넘어가면.. 

이렇게 또 한해는 갑니다.


 

 

 


 

상하수도 맨홀 뚜껑, 길거리 사이드 웍(sidewalk)에 깔린 블록,

건물 실내 바닥, 동네 공원 산책길 고무바닥….

언제 어디서나 항상 발 밑으로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지만,

우리는 그리 주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카메라 창을 통해 눈에 들어온 길바닥을 찍은

여러 장 사진을 이어 붙여 보니

재미있는 풍경으로 다가옵니다.

바쁜 일상에 길바닥처럼 매일 무심히 왔다 갔다 스쳐 지나가는

가족, 동료, 친구, 이웃 등의 얼굴들.

이들의 모습도

관심이라는 을 통해 들여다보면

새롭게 다가오겠죠?  길바닥 표정 모자이크가 한 개 더 이어지면서....


 

 

 


 

파란 바다 위 섬으로 향해 달리는 배들이

하얗게 흔적을 남기고 있습니다.

어디를 보아도 시야가 탁 트인 바다에도

가야 할 길이 따로 있습니다.

 

얼마 전 진도 앞바다에서는 어선과 유조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나기도 했습니다.

어느 곳을 향해 흘러갈지 순간순간 판단해야 하는

우리네 인생길도 망망대해를 가로지르는 물보라처럼

올곧게 나갈 수 있길 기대합니다.



 

 


 

해가 저물어 갑니다.

해넘이를 보려고 바삐 차를 몰고 도시를 떠나

석모도 해변을 찾은 시민들….

아뿔싸! 한발 늦으셨네요. 이미 해는 바닷속으로

풍덩 빠지고 검푸른 빈 하늘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지각생’들 앞에 화려하진 않아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멋진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해넘이를 놓쳐도 뜻밖의 풍경이 기다리고 있는 자연의 섭리.

 

 

 

 


 

로마 바티칸미술관의 출입구로 쓰이는

달팽이 모양의 아름다운 나선계단입니다.

 

이 계단은 건축가 주세페 모모가 1932년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주 오르비에토에 있는

깊이 약 62미터 우물의 나선형 계단에서 착안해 설계했습니다.

미술관 계단의 모델이 된 이 우물은 1527년 독일 용병의

로마 점령 때, 적을 피해  오르비에토로 피신한

교황 클레멘트 7세가 시민들의 안정된 식수 공급을 위해

계획하고 건축가

안토니오 다 상갈로 조바네가 실현했습니다.

 

적의 공격 위협과 가뭄 속에서 시민들이

우물 천장을 통해 떨어지는

아름다운 빛을 등에 지고

생명수를 구하러 계단을 내려갔다면,

바티칸미술관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 등

세기의 작품을 둘러본 관광객들은

무엇을 구하러

계단을 내려가는지 궁금해집니다.
 

 

 


 

“아니야! 그쪽이 아니라니까…, 그래, 그래 좋아 이쪽으로.”

“저기 출구가 보인다… 생각보다 어렵네.”

제주의 ‘

김녕미로공원’에 가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소리입니다.

 

한번 들어가면 10여분 만에 쉽게 나오는 사람들도 있지만,

1시간이 지나서도 못나오는

길치

들도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함께할 ‘길벗’이 있다면 걱정하지 마세요.

복잡한 미로 속에서 머리를 맞댄 채 함께

지도를 보며 길을 찾을 수도 있고,

먼저 나간 벗들이 미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다리 위에서

길을 가르쳐 줄 수도 있으니까요.

 

입구부터 출구까지가 훨씬 긴 인생길

.

옆자리에 버티고 선 가족과 연인,

또 친구가 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겠지요.

 

한 손은 서로의 손을 맞잡고, 또 한 손에는

삶의 지도를 움켜쥐고 행복의 출구를 찾아 힘차게......


 

 

 


 

101101101001…, 디지털 코드인 이진수 1과 0의 배열처럼

잘 정돈되어 있는 층계가 보입니다.

그 층계의 양쪽 끝에 두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한 사람은 휴대폰으로 통화를 하고 있고,

한 사람은 노트북으로 뭔가를 하고 있는 듯합니다.

두 사람은 마치 가상현실 속에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10여m 떨어진 물리적 공간을 사이에 두고도,

모니터 창의 메신저로 대화를 나눕니다.

간편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 모르게 대화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생긴다면?

사진 속의 두 사람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두 발로 층계를 내려오거나 올라가

중간쯤에서 만나 문제를 해결하면 되겠죠?


 

 

 


 

밤 11시29분.

하루의 마지막 경의선 열차가 피곤에 지친 사람들을

백마역에 내려준 뒤 어두운 철길을 밝히며 북쪽으로 향합니다.

 

그 옆 산책로에는 저녁 산책을 나온 시민들이 철길을 따라 걷습니다.

저 철길을 따라 북으로, 북으로 가다 보면

개성도 나오고 평양도 나올 테지요.

지금은 임진강역에서 모두 내려야 하지만,

 

신의주역을 지나 만주 벌판까지

달릴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으시는지.


 

 


 

“덥다. 정말 덥다.”

손끝 하나 까딱하기 싫은 가마솥더위로

축 늘어져 있는 사람들도 있지만,

부지런히 발길을 옮기는 이들이 있습니다.

 

뜨겁게 달궈진 돌벽 위를 줄을 지어 열심히 오릅니다.

이들은 일개미들입니다.

일개미는 집 밖에 나가 먹이를 구해 오고, 집을 지키며

애벌레를 보살피는 본능을 타고났습니다.

 

남녀 구분할 것 없이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현대의 우리 노동자들은 일개미와

다를 바 없는 숙명을 타고났습니다.

 

또 일개미들은 먹이를 작은 주머니에 저장하고,

조금씩 토해내 입에서

입으로 동료들에게 나누어 준답니다.

 

사진 아래의 개미들이 지금 지친 동료들에게 먹이를

나누어 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동료들에게

베푸는 여유를 가져보십시다.

꼭 입으로 전해주지는 않더라도….


 

  

 


 

불면의 긴 밤을 하얗게 지샌 뒤 멍한 눈을 들어 바라본 새벽하늘에서,

먼 나라를 향해 떠나는 비행기가 만들어낸 비행운이 보입니다.

새로 떠오른 붉은 해가 대지를 밝히고,

선뜻한 새벽바람이 머릿속 안개를 걷어갑니다.

그리고 끝 간 데 모를 두 줄기 궤적은

누굴 바라는지 알 수 없는 그리움으로 남았습니다.

 

 

 

 


 

바람이 단풍 든 산을 넘으면 바람에도 단풍 빛이 묻어

한결 따뜻할 것 같다고 생각했던 시절

하릴없이 가을을 좋아했던 그 마음이

이제는 아련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렀습니다.

 

단풍 든 산을 넘은 바람이 길가 미루나무를 간질이어대도

그냥 을씨년스럽단 생각부터 합니다.

그 바람결에 떨어져 길 위에 흩날리는 나뭇잎을 바라봅니다.

백구와 함께 ….

 

한참을 바라보고 있자니 곧 누군가 저 길을 걸어

내게로 올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나는 가을을 기다립니다.


 

 

 


 

북망산천 가는 길도 신호등에 걸렸습니다.

“북망산천 멀다더니 건너 앞산이 북망이었네.”
선소리꾼의 구슬픈 상엿소리가 요령소리에 묻어 퍼지면 망자의 죽음을

애도하는 상제들의 호곡이 뒤따릅니다.
 

어느 시골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만나게 되는 꽃상여 장례행렬도

이제는 쉬 볼 수 없는 풍경이 되었습니다.
 

경기도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구봉부락 앞길

꽃상여 행렬이 건널목 신호 앞에서 한참을 기다리더니

빨간불이 꺼진 뒤에야 가던 길을 재촉합니다.
북망산천으로 되돌아가는 길도 신호대기에 섰다 가는구나...

 

우리들 사는 하루하루도 가다 쉬고 쉬다 가고....  



 

 


 

붉은 바다… 한 포기 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교외로 약 한 시간 반.

모래먼지 자욱한 길을 차로 달리면 붉은 바다가 펼쳐집니다.
오아시스를 찾아 헤매던 사람들의 발자국은

바람이 만든 모래 물결에 이내 사라지고 말지요.
 

인간의 흔적이 사라진, 피를 머금은 듯 붉은 그 사막에

한 포기 풀이 뿌리를 내리고

생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렇듯 생명은 질긴 것.
 

 

 


 

해를 안고 달리는 아이들
 

자연을 찾아나선 아이들이 입춘 추위에 얼어버린

얼음장 위에서 미끄럼을 타며 해를 안고 달립니다.
요즘 어린이들은 시간만 나면 마치 당연한 권리를

보장받으려는 듯 컴퓨터 게임에 매달립니다.
 

이 사진을 보니

그나마 자유롭게 바깥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을 볼 수 있어

밝은 햇살이 더욱 고마운 오후란 생각이 듭니다.
 

 

 


 

안개 자욱한 밤… 눈 부릅뜨고 나아갑시다


밤으로 가는 길,
샛강에 안개가 자욱이 깔렸습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살면 살수록 인생길은

‘오리무중’일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앞이 잘 안 보인다고 멈춰 설 순 없습니다.


뒤따르는 사람들에게 예기치 못한 피해를 줄 수야 없지 않습니까?
평소 익힌 대로, 조심스레 눈을 부릅뜨고 나아갑시다.


곧 짙은 안개가 걷히고 푸른 새벽하늘이 열릴 것을 믿기 때문에.....

 

 

 


 

짙푸른 녹음이 길을 안내하고 있는 의정부시 장암동 시골길 한옆에

분홍빛 들꽃이 화려하다기보다 도전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습니다.

 

여름이 지나 가을이 오면 푸른 잎들은 가을빛으로 옷을 갈아입고

까만 씨앗 몇알갱이를 남기고 땅으로 내려앉겠지요.

형형색색의 꽃들도 유혹을 멈추고

탐스런 열매들에게 자리를 내줄 것입니다.

 

저마다 ‘성숙’을 향해 달려가는 가을의 문턱을 향해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을 뿐.....  

 

우리네 인생길도 화려함을 지나 탐스런 열매를 남길

그 날을 향해 바쁘게 살아가는 나그네 길이어라....(언)

 

 




                                                    박인환 詩, 이진섭 曲,  박인희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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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석 화석
    • 화석
    • 2010년 11월 15일 오전 6:03
    감사합니다.
    선택은 항상 살아 오면서...
    바쁜데 블로그 글을 올릴까 아니면 제 리포트를 쓸까? 이 순간에도 선택이...
    그러면 가지 않은 길이 꼭 하나 남지요. ㅎ
    • 화석 화석
      • 화석
      • 2010년 11월 7일 오후 5:43
      제가 좀 뜸합니다. ㅎ
      • 고란초 고란초
        화석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엔 길에 대한 것을 자세히 올려주셨네요.
        그러고보니 산행 가서 길을 잃어 엉뚱한 곳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혼쭐이 났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특히 초행의 두 갈래길은 선택을 잘해야 하는데 이정표도 없어 애를 먹었지요.
        산길이라서 무작정 갈 수도 없고 물어볼 사람도 없으니 혼자 끙끙댈 수밖에요.ㅎ
        좋은 글 즐감했습니다.
        화석님, 요즘 바쁘시나 봅니다.
        블방 방문은 한가할 때 오셔도 되거든요.ㅎ
        항상 건강하시고 오늘도 행복한 날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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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석 2010.11.07  17:43 

    제가 좀 뜸합니다. ㅎ

     고란초 2010.11.08  14:38 

    화석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엔 길에 대한 것을 자세히 올려주셨네요.
    그러고보니 산행 가서 길을 잃어 엉뚱한 곳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혼쭐이 났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특히 초행의 두 갈래길은 선택을 잘해야 하는데 이정표도 없어 애를 먹었지요.
    산길이라서 무작정 갈 수도 없고 물어볼 사람도 없으니 혼자 끙끙댈 수밖에요.ㅎ
    좋은 글 즐감했습니다.
    화석님, 요즘 바쁘시나 봅니다.
    블방 방문은 한가할 때 오셔도 되거든요.ㅎ
    항상 건강하시고 오늘도 행복한 날 되시길 빕니다.

     화석 2010.11.15  06:03 

    감사합니다.
    선택은 항상 살아 오면서...

    바쁜데 블로그 글을 올릴까 아니면 제 리포트를 쓸까? 이 순간에도 선택이...
    그러면 가지 않은 길이 꼭 하나 남지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