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12. 07:23ㆍ나의 의학소고
우리 님들 약 이야기 열번째로 한약에 대해서 언급해보고자 합니다. 한약은 이미 민간요법에서 친숙해지기 시작하여 많은 발전을 해왔지만 아직도 과학화되었다고 말할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어떤 방향이 바람직하며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 것인지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해보시고 한약을 이용하는데 많은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약 이야기
제10편
한약에 대한 소고
1) 한약의 과학화에 대하여
지금 약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한약 중에서 가장 보편화되어 있는 것은 ‘쌍화탕’과 ‘우황청심환’입니다. 여기서 한약이라고 하는 말은 흔히 화학적인 합성약이 아니라 생약을 달이거나, 가루로 만들거나, 알코올에 녹이거나 하여 유효 성분을 물약, 가루약 또는 환약으로 만들어 놓은 것을 말합니다. 물론 첩약이라고 하는, 생약을 종이에 싸놓은 형태의 전통적인 한약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보통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약들 중에서 한약은 어느 정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까요? 쌍화탕과 우황청심환이 한약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지만, 그 외에도 갈근탕, 용각산, 고약, 은단, 기융환, 구심, 포룡액, 백초, 위청수, 활명수, 총명탕, 청간탕, 편자환, 경옥고, 키디, 아토실, 정로환, 여성모, 고호환, 만금고, 진사나, 홍삼원, 생위단, 안중산, 자모 …… 등 우리가 광고를 통해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는 이와 같은 약들은 모두 한약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명백히 한약이라고 할 수 있는 약 외에 원비, 삼정톤, 젠, 브론치쿰, 아스마, 사포날, 지미코프, 치선액, 영비천, 속청, 사루비아, 맥생, 생단액, 화콜 …… 등의 약은 한약과 양약이 섞여 있는 종류들입니다.
사실 약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약 중에서 한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데, 다만 우리가 잘 모르고 있을 뿐입니다. 서양에서 들어온 양약 중에도 생약을 추출한 형태의 약이 상당히 많은데, 아락실, 네프리스, 싸이피놀, 파로돈탁스, 징코민, 비코사이드, 다이어트라, 홀스, 레가론, 인사돌, 마데카솔, 오체나, 알로에 …… 등이 바로 그러한 종류들입니다.
그런데 이렇듯 우리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있어서 한약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약이 우리 몸에서 어떠한 원리로 약효를 나타내는 지가 아직도 과학적으로 확실하게 해명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은 한약 대중화의 시대에 커다란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 우리들이 살아가는 시대는 첨단 과학의 시대가 아닌가요? 우리 몸의 생존(생리적인 현상)과 질병(병리적인 현상)은 대부분 과학적으로 밝혀졌으며, 우리가 아플 때 사용하는 약들도 과학적인 판단 하에 처방됩니다. 그런데도 유독 한의학과 한약만이 아직도 그 이론이나 효과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고 경험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입니다.
따라서 한의학과 한약의 이론과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해 내는 일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민족의 공통 과제가 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며, 모든 보건의료 전문가와 과학자들이 힘을 합해 ‘한의학이란 무엇인지, 한약의 약효는 어떤 것인지’를 과학적으로 해명하고, 세계만방에 우리 한약의 우수성을 증명해보일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한편 한의학과 한약의 이론과 효과가 과학적으로 밝혀지기 전까지 환자나 소비자들은 한약과 양약을 마음대로 섞어서 사용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산형과 식물(대표적으로 당귀, 백지, 지실, 강활 등의 약제가 있다)은 간장의 약물대사기능을 떨어뜨린다는 서울대학교 생약연구소(신국현 박사)의 연구 결과만 보더라도 그러한 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더욱 바람직스럽기는 양의학 체계와 한의학 체계가 합리적으로 접목되고, 또한 의와 약이 완전하게 분업되어서 국민들이 양약이나 한약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길입니다.
2) 한약은 우리 유산이므로 발전시켜야만 한다.
한약의 역사는 줄잡아 오천 년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오천 년 전 중국의 세 황제 중 신농씨는 평생을 약초를 발견하고 구분하다가 약물중독으로 사망하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때 신농씨에 의해 구분된 약초는 상약(보약)의 120종, 중약(강장약)의 120종, 하약(치료약)의 125종으로 나뉘어졌습니다. 요즈음 신비의 영약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영지버섯은 신농씨에 의해 상약으로 구분된 약이었습니다.
물론 신농씨 이후에 수많은 한의학자들에 의해 약물도 많이 발견되고 분류되었고, 그 약물들의 배합 방법도 다양하게 분류, 복합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한의학과 한약은 한 가지로 공통되어 통용되는 것이 아니라 이론을 만들고 약물을 사용한 사람의 독자적인 학설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결과 지금까지도 통일된 한의학 이론이 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에게 설명해내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릅니다. 서양의 의학이나 의약품이 세계 모든 사람에게 합리적으로 설명되고 과학적으로 입증되는 것과 비교한다면 바로 이 부분이 한의학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약에는 많은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가슴에 심한 통증이 자주 일어나서 병원의 진찰을 받아 보았지만 신경성이라는 진단만을 받았을 뿐 아무런 치료도 받지 못하다가, 하도 답답해서 한약을 먹었더니 깨끗하게 나았다고 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소화기능이 약해서 병원에서 위내시경과 초음파 검사를 받고 약을 몇 년 동안 사용했는데, 약을 먹을 때만 괜찮다가 안 먹으면 다시 병이 재발하는 고생을 면해보려고 노력하던 중 한약을 먹고 거의 회복되었다고 합니다.
한 초로의 부인은 신장염으로 온몸이 부어올라 병원에서 포기한 상태였는데, 속는 셈치고 한약을 사용한 후 건강해져서 10년간이나 재발없이 잘 살고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일화는 불임으로 고민하던 부인이 시험관 아기를 시도하려다가 그 전에 한약부터 시험 삼아 먹었는데, 한약 한두 제로 임신을 하게 된 경우입니다. 그러한 경우 중에는 여의사도 있었고, 심지어는 산부인과 여전문의도 들어 있었습니다.
우리가 경험한 사실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그 효과를 무조건 무시하는 것은 과학적인 태도가 아닙니다. 또한 그 가설이 옳지 않다고 구체적인 현상을 검증하지 않는 것도 과학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면 삼가야 할 자세입니다. 과학은 자유로운 상상력 속에서 발전해왔고,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모든 문명은 과학의 산물임을 부정할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동양의 한국에서 사는 우리들은 우리의 훌륭한 유산인 한의학과 한약을 올바르게 발전시켜야 할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그것이 지금 이론적으로나 학술적으로 과학적이지 못한 점이 많다고 하더라도, 가능성 있는 부분에서부터 시작하여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이것이 이 시대를 사는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해야 될 일입니다.
또한 한약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주의를 통해 한약이 과학화될 때까지 자중하여야 합니다.
먼저 한약은 부작용이 없다고 생각하여 함부로 이 약 저 약(특히 양약과 함께) 섞어서 사용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요즘은 갑자기 술 깨는 약이라고 오해를 받고 있는 우황청심환과 같은 약을 술 마시고 계속적으로 복용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한약 중에서도 환약이라고 하여 팥알이나 녹두알만 하게 빚은 알약이 있는데, 이 환약은 생산하고 보급하는 곳이 한의원이나 제약회사가 아닌 정체불명인 경우가 많습니다. 약국에 이러한 환약을 문의하러 오는 환자도 의외로 많습니다. 특히 신경통에 특효약이라고 하는 꾐에 넘어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쌈짓돈을 털어, 경로원이나 노인대학 같은 곳으로 다니는 약장사에게 속아서 환약을 사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이러한 환약을 오랫동안 복용하고 난 후에 얼굴에 살이 찌고 속이 쓰리다는 사람이 많은 것을 볼 때, 그 속에 부신피질호르몬과 같은 위험한 약이 섞여 있지 않을까 의심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약을 사용할 때는 생산 출처가 확실한 것인지 확인해봐야 할 것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전염병이 거의 없어지고 성인병, 만성병이 더욱 보편화되어 갈 전망인데, 우리의 한약이 과학화되고 효능이 확실해져서 질병 치료에 한몫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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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한약도 아직까지 과학화가 안 되어 있으므로 양약과 혼용을 삼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울러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정체불명의 환약을 함부로 사서 드시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신경통약이라는 환약에 든 부신피질호르몬제는 매우 많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약이 되는 약이야기'를 다소 참고하였습니다. 우리 님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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