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과 왼쪽

2011. 3. 12. 08:13은사님의 글

 우리 님들 오른쪽과 왼쪽에 대한 의미를 알고 계세요?
우리 말도 좌 또는 우란  접두어가 붙은 말이 많고, 그 의미를 잘 모르고서 쓰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은사님의 좋은 글, 두 번째로 '오른쪽과 왼쪽'이라는 글을 그대로 여기에다 소개합니다.
 우리 님들도 즐겁게 읽어보도록 하십시오. 

  


                                                     오른쪽과 왼쪽




 우리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일상생활을 하면서 오른쪽과 왼쪽을 거의 의식하지 않은 채 습관적으로 행동하며 살고 있습니다.

 나라마다 빈도의 차이가 다소 있긴 하지만 오른손잡이는 인류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TV 등 거의 모든 가전제품을 포함한 각종 생활용품의 설계도 오른손잡이가 사용하기에 편리하도록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라틴어로 오른손을 dexter라고 하며 dexterous라는 말은 ‘솜씨 좋은’, ‘손재주가 있는’것을, 그리고 왼손은 sinister로 ‘기분 나쁜’, ‘불길한’것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왼손잡이라는 말은 오른손이 솜씨 좋은 것에 비해 ‘서툴다’는 의미가 담겨져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베토벤과 같은 음악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같은 화가, 유명한 운동선수들, 슈바이처, 아인슈타인 그리고 미국의 역대 대통령의 대부분이 왼손잡이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보더라도 왼손잡이가 서툴다고 하는 말은 신빙성이 많아 보이지 않습니다.

 의학적으로 사람의 뇌는 뇌량(腦梁, corpus callosum)을 중심으로 오른쪽과 왼쪽 뇌로 구분되어 있으며, 오른손잡이와 왼손잡이는 생후 36개월이 지난 다음에야 결정됩니다.

 따라서, 돌이 되기도 전에 아이가 좌우 어느 한쪽 손만을 사용한다면 이는 반대 측 뇌에 손상이 있음을 의미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한쪽 팔과 다리의 지각 및 운동기능은 반대 측 뇌의 명령을 받는 셈이 됩니다.

 기능적 견지에서 보면, 왼쪽 뇌는 수학적이고 분석적이며 논리적 사고력이 우세한 반면, 오른쪽 뇌는 예술적이고 음악적이며 창조성이라는 점에 차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또한 왼쪽 뇌는 언어중추가 자리 잡고 있어 ‘언어 뇌’라고 하고, 오른쪽 뇌는 그림이나 음악 감상, 스포츠 활동 등 상황을 파악하는데 직관적이고 감각적이라고 하여 ‘이미지 뇌’라고 불립니다.

 그렇지만 이상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상호 보완적 관계에 있는 양쪽 뇌의 기능이 균형적으로 발달되어야 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조선시대의 정치제도는 왼쪽 선호현상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대에 좌의정이 우의정보다 직위가 높았고, 문관은 좌측에 무관은 우측에 자리하였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런 연유에서인지는 알 수 없으나 사자성어를 살펴보면, 좌충우돌(左衝右突), 좌지우지(左之右之), 좌고우면(左顧右眄), 좌차우란(左遮右?), 좌포우혜(左脯右醯) 등 모두 왼쪽이 우선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교에서는 왼쪽을 이단으로 보고 있으니, 유교를 신봉하였던 조선시대에 항상 왼쪽만을 숭상한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으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또한 민간사회에서도 오른쪽은 항상 정상이며, 왼쪽은 이단까지는 아니더라도 비정상으로 간주하였다고 합니다. 그 당시 왼손잡이를 싫어하던 풍습도 그 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비정상’이라는 말은 ‘범상치 않음’을 의미할 수 있기 때문인지, 왼쪽을 성스럽게 여긴 일도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평상시에는 오른쪽으로 새끼를 꼬지만, 출산 후 금줄을 드리울 때는 왼쪽으로 새끼를 꼬아서 매다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오른쪽과 왼쪽을 구분하는 것은 그 시대의 사회 관념에 큰 영향을 받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근래에 서구문화가 도입됨으로 말미암아, 좌우의 개념이 혼란을 불러오게 되었습니다. 오른쪽은 선이고 왼쪽은 악이라는 미국식 가치관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입니다. 정작 민주주의 고향이라고 자처하는 영국에서조차 왼쪽이 선이었음에도 말입니다. 또한 최후의 심판 때도 선택된 자들은 성부의 오른쪽에, 버림받은 자들은 왼쪽에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고 합니다.

 이슬람권의 사람들은 악수를 하거나 음식을 먹을 때, 그리고 선물을 주고받을 때 반드시 오른손만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그들에게 왼손은 화장실에 용변을 씻을 때, 신발을 닦을 때, 그리고 코를 풀 때만 사용한다고 합니다.

 좌익과 우익이라고 하는 어원은 18세기 프랑스 국회에서 과격파는 의장의 왼쪽에, 온건파는 오른쪽에 앉아 의사를 진행한데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 온건파는 우익, 과격파는 좌익이라고 하였으며, 오늘날에 와서는 정치적으로 공산주의를 일컬어 좌익이라고 하고 민주주의를 우익이라고 합니다.

 삼라만상이 음양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새가 좌우의 날개로 날듯이, 오른쪽과 왼쪽도 서로가 있음으로 해서 서로가 존재한다는 공존의 진리를 새삼 되새기게 하는 시간입니다.

...............................
 우리 님들 잘 감상하셨나요?
이제 좌우에 대한 의미나 사용도를 아시겠지요?
이 글도 황교수님의 산문집을 소개한 것이라서 감히 후기를 쓸 수는 없습니다.
 우리 님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은사님의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만의 독백(獨白)  (0) 2011.03.12
비정(非情)한 인술(仁術)  (0) 2011.03.12
가을의 스탠드바 정경(情景)  (0) 2011.03.12
노인의 건강 소고  (0) 2011.03.12
낙엽의 지혜  (0) 2011.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