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도둑 고양이 제2편

2011. 2. 27. 11:05나의 동물이야기

 우리 님들 저의 집 정원에는 외부에서 들어와 눌러앉은 도둑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는데 이제 두 달째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새끼들도 제법 많이 컸고 한창 재롱을 부릴 시기가 되었습니다. 새끼고양이 엄마의 헌신적인 보살핌으로 한 마리도 안 죽고 이렇게 잘 컸던 것이지요.
 허! 이런, 오늘에야 비로소 그간 고양이 새끼와 새끼들의 엄마를 내팽개치고 바람이 나서 밖으로만 싸돌아다니던 새끼들의 아빠(?)가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이건 또 뭔가? 바로 이 녀석이 제집 정원에 살고있는 모든 암컷 고양이들의 정부(?)인 것만 같네요.
 그렇다면 사실 그런지 지금부터 제 집에 있는 도둑 고양이들의 생활상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정원의 도둑 고양이





                                                            제2편



                                                       


                                    도둑 고양이 새끼들의 부모







                                                                                             사진 촬영 날짜: 2009년 5월 8일


- 제가 새끼 고양이들에게 불쑥 나타나자 모두가 당황합니다. 그간 골고루 잘 먹였는지 이번엔 새끼들의 사이즈가 다 비슷해졌네요. 검둥이 저 녀석도 많이 양보한 것 같습니다. -


- 누가 도둑 고양이 새끼들이 아니랄까봐 엄청 경계하면서... 발톱을 세우고는 카아악~! 겁주는 소리를 내더군요. 얼룩이 저 녀석은 숨어서 나오지 않으려고 합니다. 새끼들의 엄마 고양이가 저를 잘 따르는 탓에 이젠 엄마가 새끼들을 안심시키는 것 같네요. -

- "나비야, 그간 못 먹었지? 자! 밥 먹자! 네가 좋아하는 햄소시지와 빵이다."
제가 고기와 빵을 그릇에 넣어주면서 어미를 쓰다듬어 주었더니만 순식간에 먹더군요. 그간 자주 들여다보지 못해서 그런지 어미가 많이 말라있었습니다. -


- 새끼들이 갑자기 놀라는 눈치입니다. 제가 편의상 새끼고양이의 이름을 색깔에 따라 사진의 왼쪽부터 검둥이, 그 다음이 흰둥이, 그 옆이 얼룩이, 가장 오른쪽이 노랭이라고 지어놓았습니다.
 "검둥이, 흰둥이, 얼룩아! 엄마는 도둑 고양이가 아닌가 봐. 저거 봐! 주는대로 받아먹고 있잖아."
 "맞아, 맞아. 노랭아, 그럼 우리들도 도둑 고양이가 아니겠지?" - 



- "자! 빵이다. 너희들도 좀 먹어라."
 새끼 고양이들에게 먹을 것을 던져주었습니다. 지금까지 엄마 젖만 먹고 컸는지 빵은 잘 먹지 않는군요. -


- "크~ 이상한 냄새. 엄마는 어떻게 이런 걸 먹고 앉았냐?"
  "우욱! 나 토할 것 같아."
  "나도, 그래."
  "Me too! dizzy state now."-


- 어미 고양이가 화가 났습니다.
 "이 분은 우리에게 엄청 잘해주시는 분이야. 이 분께서 주시는 음식은 영양가 100%라구. 모두 다 무릎 꿇고 앉아서 빌어, 이 녀석들아." -


- "그런데 엄마, 이걸 어떻게 먹어요? 속이 매시꺼운데..."
  "자! 봐, 이렇게 먹는 거야."
 이제야 새끼들이 어미 말을 듣는 것 같습니다.
 이러는 사이에 새끼들의 경계심도 어느덧 사라져가고 평온을 되찼았습니다. -


- 바로 이때였습니다. 옆집 담벼락 위에 숫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야옹, 야옹! 여보, 마누라들, 나 왔어. 한번 나와봐."
 제법 무게있게 한 마디 내뱉으며 지나가더군요. -


- 이웃집 지붕 위에 제집에 있던 다른 암고양이가 앉아 있더니만 숫고양이를 내려다봅니다.
 "나도 네 마누라야. 저 바람둥이가 날 안 찾고 또 어딜 가는거야?"
 사실 이 암고양이도 옆집 지붕 위에다 새끼를 낳았는지 그 곳에서 새끼 우는 소리가 들렸는데 그 곳에 올라갈 수가 없어 사진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


- 이 녀석이 제집에다 새끼를 깐 도둑 고양이의 정부임에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이 고양이 닮은 새끼들이 두 마리나 있었거든요.
 "아이고! 피곤하다. 한숨 자고 애들 보러가야지."
 오자말자 정원의 그늘 밑에 드러누워 있네요. 어제 밤에도 올나이트를 했는지 얼굴이 많이 마르고 다리에 힘이 없어 보입니다. - 


- "아니, 저런 바람둥이가 지금 어디 가서 자빠지는 거야? 지 새끼들 여기도 몽땅 있는데 쳐다보지도 않고 그냥 가? 내 이런! 당장 내려가서 (가운데?)다리 몽둥이를 콱 부러뜨려 놔야지."
 옆집 지붕에 있던 암고양이가 엄청 화가 난 표정으로 숫고양이를 내려다보고 있네요. - 
 


- "잠 좀 자려고 했더니 누군지 되게 짹짹거리네, 정말. 그런데 뭘 부러뜨려버린다고? 아이고! 안돼. 난 무슨 낙으로 살게."
 숫고양이가 벌떡 일어나 자리를 피하는 것 같습니다.
 "야옹, 야~아옹! 애들아, 나 왔다."
 이번엔 새끼들이 있는 곳으로 가면서 큰 소리를 내더군요, -


- 아빠를 쏙 빼다 박은 듯한 새끼 고양이가 그 소리를 듣고서 나옵니다.
"야, 노랭아! 네 아빠 목소리 같은데 무슨 소리 못 들었냐?" -



- "여보, 마누라! 나 왔다고. 내 새끼 잘 크고 있지?"
 우리 님들, 이 녀석이 노랭이의 아빠가 틀림없는 것 같죠? -


- "엄마! 아빠가 왔데. 나 지금 나갔다 오면 안돼?"
새끼 고양이가 엄마에게 묻고 있군요. -


- "너 지금 나한테 뭐라고 했어? 이 속없는 녀석아. 저 놈은 바람둥이야. 따라 다니면 너도 그렇게 돼. 알았어?"
 새끼 고양이 노랭이가 엄마 고양이에게 혼쭐이 나고 있군요.
그런데 그 옆에서 검둥이 녀석이 속없이 이렇게 묻는군요.
 "엄마, 엄마. 난 왜 새까맣게 생겼어? 아빠는 노랭인데 어떻게 된 거예요?" -


- "그건 몰라도 돼. 꼬마가 별 것을 다 알려고 하네."
 차마 검둥이 아빠가 따로 있다는 말을 못 하나 봅니다. 발정난 암컷 한 마리에 몇 마리의 숫고양이들이 달라붙는지 새끼들의 색깔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하더군요. -


- "야~아옹! 여보 마누라 나 안 보고 싶어?"
 밖에서 숫고양이가 불러도 그 자리서 꼼짝도 않고 앉아 있는 암고양이입니다.
 "허! 날 언제 봤다고... 내가 지 마누라래. 애라! 메롱이다."
 암고양이가 혀까지 내밀고서 메롱! ㅋㅋㅋ
 그 옆에서 속 모른 검둥이 새끼 고양이 왈,
 "엄마, 그럼 나, 엄마가 바람 피어서 난 거야?"
 "이런! 씨~, 입 닥치라니깐! 넌 다리 밑에서 주워왔으니 조용히 하고 있어." -


- "애들아, 모두 이리 와서 젖 먹어라."
 엄마 고양이의 말에 모조리 젖을 향해서 돌진하는군요. 그런데 검둥이가 안 보이네요.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나봅니다.-


- 새끼 고양이들이 열심히 젖을 먹고 있습니다. 검둥이만 꼴았는지 드러누웠네요. 저 녀석 이러다가 제일 못 클 것만 같습니다. ㅎㅎㅎ-



                                                                     (사진 및 스토리 구성: 고란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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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그래도 오늘 새끼들과 어미 고양이의 즐거운 하루를 보았습니다. 불청객인 아빠도 보긴 했지만...
 비록 도둑 고양이들이지만 저를 많이 따릅니다. 이젠 새끼들도 잘 따르도록 자주 만나봐야 할 것 같네요. 
  우리 님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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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우커 2009.05.10  00:59 

고양이들이 많이 자랐군요. 전보다 더 똘망똘망하게 보입니다.
얼마안있으면 독립을 하겠네요.. 다행이 고란초님의 헌개집에다
새끼를 쳐서 잘자란게 느껴집니다..
바람둥이 아빠 고양이가 새끼들이 독립하면 또 새끼를 낳을려고
하는가 봅니다.
예쁜사진 잘 보았습니다^^
건강한 휴일이 되십시요!

 고란초 2009.05.11  09:50 

조우커님 방문에 감사드립니다.
고양이들이 잘 자라고 있지요?
그렇지요. 도둑 고양이는 조금 크면 모두 독립해서 나가버립니다.
자주 길을 들이면 눌러앉기도 하구요.
집에 있는 암컷들은 숫컷 애인이 많은가 봅니다. 이놈 저놈 골고루 찾아오니까요.
위의 사진에 나오는 숫컷도 이들 중 하나일 것 같네요.
고양이는 근친상간을 피하기 위해 여러 배우자와 관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를 증명하는 것으로 새끼들의 색깔이 다양하거든요.
조우커님, 항상 건강하시길 빕니다.

 화석 2009.05.10  15:26 

즐겁게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동화 작가로서의 앞날이 훤합니다. ㅎ
어찌 그리 생활상에 맞게... 혹시 경험이 있으신 것 아니지???... ㅎㅎㅎ
농담입니다. ㅋ

 고란초 2009.05.11  09:41 

화석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런대로 즐거우셨나요?
제집의 도둑고양이에 대한 사진들을 찍어서 설명을 재미있게 붙이다보니 이렇게 되었네요. ㅎㅎ
다소 어색하고 민망스럽더라도 이해하시길...
이런 것은 사실 제작하기가 어렵지요.
특히 말을 안 듣는 도둑고양이는 더욱 힘이 들어요.
스토리에 맞는 사진을 제작하기도 어렵고...
화석님, 그런데 동화작가라니요?? 저는 작가와는 거리가 멀어요.
그저 재미있는 표현만 조금 했을 뿐입니다.ㅎㅎㅎ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시길 빕니다.

 화석 2009.05.13  17:18 

아닙니다. 고양이의 상황에 맞추어... 정말 적절한 분위기와 언어를
선택하셨습니다. 다음 3편이 기대 됩니다.

 고락산성 2009.05.10  22:28 

잘 보고 갑니다.
오늘 산악회원 자녀의 결혼식에 참가하여, 회원들과 고스톱치며 한잔 야무지게 하고
늦게야 집에 돌아와서 잠시 죽었다가 다시 부활하여 이제 컴에 앉았습니다.
댓글 남기산 분들께 감사의 인사나 하고 다시 골아 떨어지렵니다.ㅎㅎㅎ
편안한밤 되시기 바랍니다.

 고란초 2009.05.11  10:15 

산성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결혼 피로연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셨나 봅니다.
그런데 죽을 정도로 한잔 하셨다구요. ㅎㅎ
그럼요, 다시 부활하셔야죠. 그대로 가는 수도 있으니...ㅎㅎㅎ
오늘은 매우 기분이 좋으신 것 같습니다.
산성님, 항상 이렇게 즐겁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다영맘 2009.05.11  13:52 

고란초님! 글 모우셨다가 책을 한권 내셔도 되겠어요. 얼마나 재미있는지...
의사가 안 되셨음 아주 유명한 작가가 되어 계셨을 것 같아요. 다영아빠 생일 덕담 너무 감사 드리구요.
울 다영이 요즈음 자란다고 엄마 말 엄청 안 듣고 있답니다. 제가 나쁜 엄마가 되어 가는 것 같구요.

 고란초 2009.05.11  17:04 

다영맘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도둑 고양이 이야기가 재미있으셨나요?
글쎄요, 제가 만일 작가로 나섰으면 밥을 굶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ㅎㅎ
이렇게 시덥지 않은 글만 써드려 죄송..
사실 글은 자꾸 써보면 재미있는 표현도 가능하더군요.
저도 글을 매우 좋아하고 오랫동안 써왔거든요.
하지만 본업이 아니라서 신경을 제대로 쓰질 못하고 있습니다.
아, 참, 다영이도 매우 깜찍하고 귀엽더군요. 어릴 때는 약간 말을 잘 안 듣기도 해요.
너무 나무라지는 마시고 스스로 깨우칠 수 있는 방법을 써보심이 어떠실지..??
그럼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azuka999 2009.05.11  23:49 

http://img.blog.yahoo.co.kr/ybi/1/9a/a3/azuka999@ymail.com/folder/3/img_3_9763_0?1241959904.jpg
저는 아무런 문제 없거든요...ㅎㅎ
2009.05.11

늘 감사한 님~
싱그러운 5월의 3분의 1이 지나갑니다.
때이른 초여름날씨와 세계적인 역병으로 인하여
주변이 어수선하기도합니다.편안한 마음으로 자신의 일에
열중 할때 매사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 봅니다.
해피한 월요일 열어가시고 편안한 한주되셔요..
제가 업무상의 이유로 한동안 인사드리지 못했어요..
지송합니다....행복은 마음속에서....
_()_살롬. 아주카 배상

 고란초 2009.05.13  11:05 

아주카님 방문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웬 돼지 새끼를?? 아! 그렇군요. 돼지 인풀루엔자 때문에 이걸 보내셨군요.
그렇지요. 인플루엔자 자체가 문제이지 돼지면 어떻고 조류면 어떻습니까?
저도 자주 뵙도록 해야 하는데 잘 안 되네요. 저도 죄송합니다.
아주카님,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빕니다.

 물방울 2009.05.12  14:35 

ㅎㅎㅎㅎㅎ 넘 재밌게 읽었습니다 아빠도 바람둥이 엄마도 바람둥이 ㅋㅋㅋㅋ 고란초님도? ㅋㅋㅋㅋ 아니겟지요? ㅎㅎㅎ 동화책 출판해도 되겠어요^^

 고란초 2009.05.13  11:13 

물방울님 방문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글이 재미있으셨나 보네요.
도둑 고양이는 부모가 바람피지 않으면 새끼가 나올 수가 없지요.
애고! 그런데 저까지?? 저는 이 글을 쓴 죄만 있네요. 제가 그랬다간 당장 쫓겨나지요. ㅋㅎㅎ
이거 동화책으로 냈다간 큰일나요. 풍기문란죄에 해당되지 않을는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