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7. 11:33ㆍ나의 동물이야기
우리 님들 봄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비가 와서 모내기를 앞둔 논에 물을 가득 채워주었군요. 정말 고마운 단비였습니다.
그런데 저의 집 정원에 있는 도둑 고양이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비였던 것 같습니다. 새끼 고양이들이 감기에 걸렸는지 비실거리는 녀석들이 있더군요. 옆집 지붕에다 새끼를 깐 다른 도둑 고양이 가족은 모두 비를 피해 다른 곳으로 피신을 했습니다. 그 곳에 있던 새끼 고양이들은 모두 어디에다 숨겨두었는지 알 수가 없네요.
지난 번에 도둑 고양이 새끼들과 만나 서로 친숙해졌는데 이번엔 얼마나 가까와졌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부터 제 집에 있는 도둑 고양이 새끼들의 생활상을 알아보고, 저와 얼마나 가까와 질 것인지 다 같이 함께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정원의 도둑 고양이
제4편
즐거운 도둑 고양이 새끼들
사진 촬영 날짜: 2009년 5월 17일
- "나비야! 그동안 잘 있었냐?"
먼 곳에서 저의 목소리가 들리자 암고양이 나비가 집을 나오며 저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주인님, 그간 안녕하셨어요? 어서 오세요."
이 암고양이는 제가 길을 많이 들여선지 저를 잘 따르고 금방 제 목소리를 알아 듣습니다. -
- "어제는 종일 비가 많이 와서 힘들었어요. 애들이 약간 아픈 것 같아요. 지금 애들은 모두 밖에 나갔네요. 제가 조금만 놀다가 들어오라고 했거든요." -
- 집안을 들여다 봤더니 정말 새끼들이 한 마리도 없었습니다. 저는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갔나 했는데, 집 뒤에서 새끼들이 우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개집 뒤의 공간이 새끼들의 놀이터였나 봅니다.
"허허허! 이 녀석들이 모두 여기 있구나. 애들아 모두 잘 있었냐?"
"주인님, 오셨어요?"
어둠 속에서 검둥이가 얼굴을 내밀며 인사합니다. -
- "나비야! 너의 새끼들이 이젠 인사까지 하는구나. 그간 새끼들 보살피느라 고생했다."
저는 어미 고양이를 손으로 쓰다듬으며 칭찬을 해주었습니다. -
- 그리고나서 준비해 온 꿀호떡 빵을 쪼개어 암고양이 앞으로 내밀었습니다.
"나비야, 그간 못 먹었지? 자! 네가 좋아하는 꿀호떡이다."
그러자 암고양이가 즉각 반응을 보입니다.
"이거 정말 맛있는 건데.. 흠~ 향기가 좋습니다." -
- 그러더니만 한 입에 베어 먹더군요.
"정말 맛있네요. 주인님, 감사합니다."
저는 두어 개의 빵을 주고나서 새끼들이 보고싶어 애들의 이름을 불러보았습니다.
"애들아! 검둥이, 흰둥이, 얼룩이, 노랭아! 모두 다 나와라." -
- 그러자 한두 마리의 새끼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너희들 주인님께서 부르시는 소리 못 들었냐? 빨리 들어오너라."
어미 고양이가 다시 새끼들을 불러 모으는군요. -
- 이 무렵 옆집 지붕에 있던 다른 암고양이가 저의 집 정원에 있는 실외온실 지붕으로 오자말자 피곤한 듯 잠이 들었습니다. 어제 비가 많이 와서 고생을 많이 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새끼들은 모두 어디다 옮겨두었는지 알 수가 없군요.
'네 새끼들은 다 괜찮냐? 정말 걱정되는구나.' -
- 다시 개집에 있는 암고양이에게로 가보았습니다. 어미 고양이가 모두 집합을 시켰는지 3마리가 모여 있네요. 얼룩이만 보이지 않습니다.
"주인님, 애들이 대충 다 모였거든요. 얼룩이가 더 놀고 싶은지 왔다가 다시 나갔네요. 이 녀석들아, 인사 안 하고 뭐해?"
어미 고양이 말에 흰둥이가 먼저 인사합니다.
"주인님, 안녕하셨어요? 저두 보고 싶었어요." -
- "아이고! 이 녀석 많이 컸구나. 귀여워 죽겠네. 한번 들어볼까? 얼마나 무거워졌는지 어디 한번 들어보자."
저는 흰둥이를 쓰다듬고나서 한번 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등쪽을 손가락으로 붙잡고서 들어올렸는데 전혀 반항하지를 않네요. 멋지게 들어올리는데 성공! ㅎㅎㅎ -
- "엄마! 주인님께서 절 들어주었어요. 그런데 머리가 어지럽던데요. 그래도 가만히 있었어요. 저 잘했죠?"
흰둥이가 너무 갑작스러운 일에 멍한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날 보더니 어미에게로 가면서 한 마디 합니다.
"그래, 잘했다. 이젠 우리 애가 많이 컸구나."
어미도 칭찬을 하네요. 뒤에 앉아 있던 노랭이도 으아스러운 눈으로 흰둥이를 보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 노랭이는 이미 경험을 했기로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입니다.
"야, 흰둥아! 꼭 비행기 타는 것 같지?" -
- 이번엔 검둥이 차례입니다. 이 녀석은 만져도 아랑곳하지 않고 젖만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나비야! 애들이 모두 착하구나. 검둥이도 한번 들어보고 싶은데 괜찮겠지?"
저의 말에 어미 고양이가 순순히 허락하는 것 같습니다.
"네~ 주인님, 마음대로 하세요."
그런데 흰둥이가 겁이 나는지 어미 품속으로 파고드네요. 어미 고양이도 귀여운 듯 꼭 안아줍니다. -
- "흰둥아, 아무 걱정마라. 주인님께서 네가 귀여워서 그랬어."
어미 고양이가 흰둥이를 안심시키며 혀로 핥아주고 있네요. -
- 이번엔 검둥이를 들어올렸습니다.
"으악! 나 죽어요. 검둥이 살려!"
검둥이가 제 정신이 아닌가 봅니다. 그래도 크게 반항하지는 않네요. -
- 이 녀석도 어지러운지 두 눈을 꼭 감아버렸습니다. 아무튼 들어올리는데 또다시 성공! -
- 이번엔 검둥이의 몸통을 붙잡아 보았습니다. 역시 전혀 반항을 하지 않습니다. 이런 일은 정말 믿기 힘들 것만 같네요. 저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입니다. -
- 이제 검둥이를 조용히 내려놓았습니다.
"엄마! 나 어지러워요. 온 세상이 빙빙 돌아요. 기절하기 일보직전 같아요."
검둥이가 비틀거리며 어미 고양이 앞을 지나가는군요. 그 뒤에서 노랭이가 한 마디 합니다.
"검둥아! 처음엔 다 그래. 나도 그땐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거든. 조금 지나면 괜찮아질거야." -
- "엄마, 이젠 괜찮아졌어요. 저도 잘했죠?"
"그럼, 잘하고 말고. 우리 검둥이도 이젠 많이 컸구나. 아이고! 귀여운 내 새끼." -
- "에이! 이거 신경질이 나서 잠을 잘 수가 있나. 주인님께선 난 맨날 찬밥 취급만 하셔."
실외온실 지붕에서 잠을 자던 다른 암고양이가 성질이 난 듯 저를 내려다봅니다. -
- "거 참, 꼴 사납게 되게 지 새끼들 자랑하고 있네. 주인님! 저도 제 새끼들에게 온 정성을 다하고 있으니 절 괄시하진 마세요. 지금 잠시 쉬려고 나왔거든요. 그러니 조용히 좀 해달라고 하세요."
암고양이가 투덜거리며 저에게 훈계하듯 한 마디 늘어놓는 것 같습니다.
"그래, 알았다. 알았어. 조용히 하라고 할 테니 푹 쉬거라." -
- 다시 새끼 고양이들에게로 왔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4마리 모두 있군요. 얼룩이도 어미에게 왔나 봅니다.
"주인님, 밖에서 놀다가 지금 왔어요. 그간 안녕하셨어요?"
얼룩이도 저에게 인사를 하는군요. -
- "아이고! 나 죽겠네. 누구야, 내 목을 밟고 올라가는 녀석이?"
어미 고양이가 두 눈을 부릅뜨며 한 소리 합니다.
"얼룩이가 버릇이 없어서 그래요."
"얼룩아, 주인님께서 이번엔 널 붙잡을지도 몰라. 날 맨 먼저 붙잡았거든."
노랭이와 흰둥이가 한 마디씩 하는 것 같습니다. -
- ㅎㅎㅎ 녀석들이 귀신 같이 알아맞추네요. 이번엔 얼룩이를 만져보기로 했습니다. 등에다 손을 댔더니만 겁이 나는지 아예 고개를 푹 숙여버렸네요. -
- 저는 장난끼가 동하여 어미 고양이의 꼬리를 가지고 얼룩이 앞에서 흔들어 보았습니다. 얼룩이도 신기한 듯 바라봅니다. 그런데 얼룩이가 약간 몸이 아픈 것만 같네요. 눈꼽도 많이 끼고 힘이 없어보입니다. 일반적으로 어미의 꼬리를 흔들어주면 새끼고양이들은 호기심이 발동하여 즉각 장난을 치는데 이런 반응을 보이지는 않습니다.
"너 어디 아픈 거 아니냐?"
저의 물음에 다소 뒤로 주춤 물러납니다.
"약간 안 좋아요. 그래도 많이 아프진 않거든요." -
- "나비야, 애들이 다행히 많이 아픈 것 같지는 않구나. 너무 걱정하진 말아라. 많이 아프면 내가 치료해줄께."
저는 어미 고양이를 쓰다듬어 주었는데 어미도 즐거운 눈으로 절 바라보면서 이렇게 답례하는 것 같더군요.
"저도 주인님이 계시니 안심이 되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주인님." -
- 이제 모두가 평온을 되찾은 듯합니다. 고양이 새끼들이 어미 젖을 빠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
- 얼룩이와 흰둥이가 열심히 젖을 먹고 있는데 너무 귀여워 가까이서 찍어보았습니다. -
- 최대로 접근하여 흰둥이의 젖 빠는 모습을 찍었는데 행복한지 눈을 감고 있습니다. 저도 이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지네요. 우리 님들께선 어떠세요?
저는 아기들이 엄마 젖을 먹는 모습이 가장 보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바로 이 때가 엄마나 아기 모두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일테니까요. -
- "주인님, 흰둥이만 그렇게 찍어주시면 우린 어떡해요? 저도 좀 찍어주세요."
노랭이가 한 마디 합니다.
"저도 좀 찍어주세요."
검둥이도 같이 거드는군요.
"애들아, 그럼 단체로 먹어라."
어미도 새끼들에게 허락합니다. -
- 그러자 4마리의 새끼들이 머리를 맞대고 동시에 젖을 먹기 시작합니다. -
- 어미 고양이가 즐거운지 벌렁 드러누워버렸네요. 새끼들이 빙둘러 앉아 모두 머리를 맞대고서 젖을 먹는 듯 합니다. 너무나도 행복하고 즐거운 도둑 고양이 새끼들입니다. -
- 이런! 이제 새끼들도 엄마 배 위에서 그대로 잠이 드는 것 같습니다.
우리 님들 어떻습니까? 새끼들이 행복해보이지 않으세요?
아기들은 엄마 젖을 먹고 엄마 품에 안겨서 잘 때가 가장 행복을 느낀다고 하더군요. 저도 이 장면이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저~ 혹시 젖을 안 먹이시는 아기 엄마들께선 이 장면을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
- 저는 이러는 도둑 고양이 엄마와 새끼들에게서 너무나도 감동을 받아 마치 ET의 한 장면처럼 저의 손가락 끝을 내밀어 어미와 교감을 나눠볼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저의 손 끝이 어미의 입을 향해서 서서히 접근합니다. 과연 어미와 교감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자! 나비야, 이제 내 손끝에다 입을 한번 맞춰봐."
너무 갑작스러운 일에 노랭이가 놀라는 눈치입니다. 우리 님들 과연 이 어미 고양이가 제 손끝에 입을 맞출 수 있을까요? -
- ㅎㅎㅎ 대성공입니다. 어미 고양이 나비가 제 손끝에다 입을 맞추네요. 전 이 사진을 찍으면서 눈물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
- 이제 헤어질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저는 도둑 고양이 가족에게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해주면서 새끼들을 번갈아가면서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어미 품에서 잠이 든 새끼 고양이들이 모두 꿈나라로 여행을 하는 것 같네요. 저도 좀 더 오래 있고 싶지만 새끼들이 조용히 잠자도록 놔두고서 즐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 가는 길에 온실 지붕을 올려다보았더니 이 암고양이도 작별인사를 해주더군요.
"주인님, 안녕히 가세요. 다음엔 제 새끼들도 데리고 올지 모르겠어요."
"그래, 다음엔 너의 새끼들도 좀 봤으면 좋겠다. 잘 있거라."
오늘도 정말 흐뭇한 광경을 많이 보았고 새끼들과도 많이 가까와졌습니다. 약간 새끼들이 아픈 것 같아 걱정되기도 하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네요.
이제 새끼 도둑 고양이들이 모두 건강하게 자라나 재롱 피울 날을 고대해보겠습니다.
(사진 및 스토리 구성: 고란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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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오늘은 정말 흐뭇한 광경이 많았죠?
아울러 예상치 못한 일들도 많이 일어났습니다. 이제 새끼 고양이들도 저를 많이 따를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자주 가보지를 않아 어찌 될 지는 더 두고봐야 할 것 같네요.
우리 님들 오늘도 모두가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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