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7. 11:12ㆍ나의 동물이야기
우리 님들 저의 집 정원에는 외부에서 들어와 눌러앉은 도둑 고양이가 새끼를 낳은지 2개월이 넘고 있습니다. 어미 고양이는 저를 잘 따르지만 새끼들은 옆에만 가도 도망가기 일쑤입니다. 이러한 새끼 고양이를 잘 따르도록 하는 방법이 없을가하고 고심을 했었는데, 묘안이 떠올랐습니다.
어떤 방법을 썼을까요? 지금부터 제 집에 있는 도둑 고양이들의 생활상과 저와 친숙해져가는 과정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시기 바랍니다.
정원의 도둑 고양이
제3편
도둑 고양이 새끼들의 순종
사진 촬영 날짜: 2009년 5월 13일
- 지난 주에는 도둑 고양이의 부모에 대해서 잠시 소개를 해드렸는데 이번 주에는 새끼들의 생활상을 주로 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무를 마치고 해질 무렵에 잠시 시간을 내어 그동안 도둑 고양이들이 잘 있는지 궁금하여 이사 전에 살았던 제집을 찾아가보았습니다. 바로 이 헌 개집이 정원에서 사는 도둑 고양이의 보금자리입니다. -
- 빈 집을 도둑 고양이들이 지키고 있군요. 새끼들과 어미가 망중한을 보내고 있네요. 집에 사람이 없으니 이들 세상 같습니다.
새끼 고양이들의 엄마가 나가서 노는 새끼들에게 당부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애들아! 멀리 나가지 말아라. 너희 아빠가 또 오면 큰일난다, 알았냐?"
나와서 노는 새끼 고양이들이 어떤 녀석들인가 했더니만 노랭이와 얼룩이였군요. 벌써부터 밖으로 나돌아다니니 엄마가 걱정이 태산인가 봅니다. 제가 서서히 접근하자 검둥이와 흰둥이는 겁부터 내고 있는 것 같네요.-
- 저는 근무가 끝나고 갔기 때문에 상하의 모두 검은 양복을 입고 있었지요. 저를 보더니 흰둥이가 엄마에게 소리칩니다.
"엄마, 오늘은 아빠 대신 저 아저씨가 또 왔어. 그런데 까만 양복을 입고 왔는데... 검둥아! 까만 게 네 아빠하고 비슷해."
그러자 검둥이도 한 마디 하는군요.
"우리 아빠보다 더 무섭게 생겼어. 난 저 아저씨가 싫은데..." -
- 도둑 고양이 새끼들의 소리를 듣고 있던 엄마 고양이가 화가 또 났군요.
"너희들 두 놈 다 이리 와봐! 아저씨가 뭐야? 누구더러 함부로 아저씨라고 불러. 주인님이라고 하든지 선생님이라고 하든지 해야지. 너희들 잘못 보이면 엄청 아픈 주사 놓는 분이야. 알았어?"
어미고양이의 호통 소리에 검둥이와 흰둥이가 기어들어가는 모기만한 소리로 사죄하는군요.
"엄마, 조심할께요."
"저두요. 용서해주세요."
그러자 밖에서 놀던 노랭이와 얼룩이도 집으로 들어갑니다. -
- 옆집 지붕에다 새끼를 깐 다른 암고양이는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늘어지게 잠만 자고 있군요. 제가 나타나면 즉시 반응을 보이는데 오늘따라 저기압이나 봅니다. 이젠 바람둥이도 찾아주지 않으니 세상 살 맛을 잃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 그건 그렇고 오늘은 새끼 고양이와 친해지기 위해서 왔는데 다른 좋은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가 일단 먹을 것을 사들고와서 길을 들여보기로 했습니다. 오늘 준비한 미끼는 바로 미니 꿀호떡입니다. ㅋㅋ-
- 이번엔 꿀이 든 호떡으로 유인을 해보겠습니다.
"나비야! 꿀호떡 빵이다. 이번엔 정말 맛있는 거야. 한번 먹어볼래."
먹이통에다 빵을 쪼개서 던져주었습니다.
"역시 우리 주인님은 달라. 정말 배가 고팠는데 잘 먹겠습니다."
어미 고양이가 곧장 달려나와 먹이를 먹기 시작합니다. -
- "와! 입에서 살살 녹네, 녹아. 맛이 이거 왕이네요." -
- "뭣이라고? 뭐가 입에서 녹는다고? 아이고! 난 왜 안 준다냐?"
옆집 지붕에서 잠 자는 줄만 알았던 암고양이가 꿀호떡 소리에 눈에다 불을 켜고서 내려다봅니다.
"너도 먹고 싶으면 이리 내려와!" -
- "야! 얼룩아, 너 꿀호떡이란 것 뭔지 아냐?"
"몰라, 그런데 엄마가 뿅 간 것 같아. 그럼 나도 한번 먹어볼까?"
"이번엔 빵에서 향기가 나. 지난 번엔 토할 뻔했는데... "
"Me too! Taste of choice?" -
- 제일 먼저 얼룩이가 나서는군요. 곁에서 다른 새끼 고양이들이 숙덕거리는 것 같습니다.
"야! 얼룩아 일단 먹어보고 맛이 있으면 우리도 좀 불러줘."
"엄마가 정신없이 먹는 것 봐서는 맛이 기가 막힌가 봐."
"난 쳐다만 봐도 배가 부르는 것 같아." -
- "이거 한번 먹어보고 싶다고? 좋아, 자! 여기가 제일 맛좋은 곳이야. 어디 한번 먹어봐."
새끼들 앞으로 맛이 제일 좋은 부분을 한 조각 떼어서 던져주었습니다. 제일 맛좋은 곳이란 소리에 어미가 더 빨리 달려드네요.
"이 애들은 아직 이거 못 먹어요. 제가 먹을께요."
엄마 고양이가 한 마디 하자 얼룩이가 잠시 주춤합니다. -
- "검둥이, 흰둥이, 노랭아! 나 어쩌면 좋아? 엄마가 치사하게 내 것을 다 뺐어가." -
- 엄마 고양이가 먼저 먹기 시작합니다.
"진짜네. 어우! 맛있어. 내가 많이 먹어야 젖이 많이 나오지. 넌 그 대신 내 젖을 원대로 먹게 해줄께."
어미 고양이 말에 얼룩이가 뒤돌아서는군요.
"나도 한번 먹어보고 싶었는데... 쩝쩝."
얼룩이가 혀까지 내밀고서 입맛을 다십니다. ㅋㅋㅋ
다른 새끼들은 모두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고 있네요. -
- "엄마, 그런데 그거 다 먹으면 안돼. 한 입만이라도 남겨야 돼."
얼룩이 이 녀석이 엄마가 다 먹어버릴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네요.
"알았어! 이 놈아. 먹는 데는 개도 안 건들이는 법이야. 입 닥치고 가만히 앉아있어." -
- 옆집 지붕 위에 있던 암고양이는 빵을 먹으러 내려오는 것을 포기했나 봅니다. 새끼들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입맛도 다 떨어졌는데 내려가기 싫어요. 세상사가 다 싫어. 으휴~ 잠이나 더 자야겠어요."
아예 내려오는 것을 포기하고서 드러누워버렸네요.
' 저 녀석 저러다가 새끼들 굶겨죽이는 것은 아닐는지... 쯧쯧!' -
- 그 사이에 도둑 고양이 새끼들은 어찌 되었는지 다시 개집으로 와보니 어미가 거의 다 먹어버렸네요. 이제는 검둥이가 침을 흘리며 엄마에게 조금만 달라고 보채기 시작합니다.
다시 꿀과 단팥이 든 부분을 한 조각 떼어서 새끼 고양이 앞으로 던져 놓았습니다.
곁에 있던 노랭이가 그걸 먼저 보고는 얼룩이를 부릅니다.
"얼룩아! 주인님께서 꿀호떡을 다시 주셨어. 네가 먼저 한번 먹어볼래?" -
- "와! 정말이네."
"네가 안 먹으면 내가 먹을 거니까 알아서 해." -
- " 흠~ 기막힌 이 향기... 정말 맛있게 보여."
" 내가 보기에도 그래."
얼룩이가 침까지 흘려대면서 다가서는군요.
그런데 검둥이 녀석은 계속 엄마 옆에서 조금만 달라고 보챕니다.
" 엄마! 그런다고 다 먹어버리면 어떡해요? 엄만 욕심쟁이야, 정말." -
- "너 지금 나한테 뭐라고 했어? 죽고 싶어? 이걸 콱 그냥..."
엄마 고양이가 검둥이를 혼쭐내고 있습니다. 그 소리에 그만 얼룩이가 뒤로 주춤 물러나네요.
'아이고! 이거 먹었다간 엄마한테 맞아 죽겠다.' -
-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새끼들의 경계심도 모두 사라지고 예전처럼 평온해지기 시작합니다. 도둑 고양이 어미는 느긋하게 새끼들에게 준 것까지 배불리 다 먹어치웠습니다.
이제부터는 새끼 고양이가 얼마나 저를 잘 따르나 실험을 해보겠습니다. 제일 먼저 밖으로 나다니길 좋아하는 노랭이에게 따르도록 한번 시도해보았습니다.
"노랭아! 너 이리 좀 나와봐."
제가 새끼 고양이 노랭이에게 한 마디 했더니만 부르는 소리를 듣고서 살그머니 얼굴을 내밉니다. -
- "엄마, 주인님께서 절 부르시는데 나가볼께요."
노랭이가 밖으로 나오면서 엄마에게 묻는군요.
"그래, 안심하고 나갔다 와."
엄마가 기분좋게 허락을 합니다.
"저 잡아가면 엄마가 책임지세요."
"저분은 정말 좋은 분이야. 널 붙잡아도 절대로 해치지 않으니 가만 있어야 돼." -
- 이제 이녀석이 얼마나 절 따르나 실험을 할 차례입니다. 먼저 새끼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고나서 등쪽을 손으로 잡아보기로 했습니다. 보통 안 따르는 도둑 고양이는 건들일 수도 없습니다. 만일 건들였다간 제 손에서 벼락 총소리가 날 것입니다. 손을 사정없이 할퀴어버릴테니까요.
자! 보세요. 등을 잡고 들었는데도 가만있네요.
"와! 대성공입니다. ㅎㅎㅎ" -
- "엄마! 나 심장이 다 벌렁거렸어. 그래도 절 쓰다듬어주셔서 가만 있었어요. 잘했죠?"
노랭이를 다시 놔주자 엄마에게 가면서 한 마디 하는군요.
"엄마, 저분은 정말 좋으신 분인가 봐. 우리에게 맛있는 거 주고 안 때리고..."
얼룩이도 한 마디 거드는 것 같습니다. -
- "아이고! 우리 새끼 기특하다."
엄마 고양이가 노랭이더러 잘했다고 칭찬하며 혀로 핥아주고 있습니다. 그 곁에서 얼룩이가 서운한 듯 한 마디 늘어놓네요.
"주인님께서 날 불러주지. 하필이면 노랭이야. 나도 나다니길 좋아하는데..." -
- "주인님, 우리 애들에게 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 고양이가 저에게 감사의 표시를 합니다. 그 옆에서 새끼 고양이들이 놀라는 표정으로 절 바라보더군요. 이제는 새끼들도 저와 많이 친숙해져 가는 것만 같습니다. -
- 이번엔 어미 고양이 바로 앞에서 노랭이를 다시 잡아보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새끼 도둑 고양이의 어미가 절 잘 따르더라도 어미 앞에서 새끼들을 건들이면 이번엔 어미가 난리가 날 것 같았는데... 자! 다시 잡아보겠습니다.
ㅎㅎㅎ 역시 대성공! 엄마가 안심을 했는지 이젠 눈까지 감아버렸네요. 다른 도둑 고양이 어미라면 이미 난리가 벌어졌을 텐데... 우리 님들, 이거 이해가 되세요? -
- "애들아, 이젠 젖들 먹자. 모두 이리 모여라."
엄마 고양이가 한 마디 하자 우루루 엄마에게 달려갑니다.
"엄마, 노랭이가 주인님께서 붙잡아도 가만 있었대요."
얼룩이가 엄마에게 한 마디 하는군요.
"주인님, 저 이제 엄마한테 갈께요. 배가 엄청 고프거든요."
노랭이도 저를 보면서 한 마디 하고 엄마에게 달려갑니다. -
- "검둥이 너, 이리 나와. 엄마가 나한테 원대로 젖을 먹으라고 말씀하셨어."
얼룩이가 엄마의 젖을 향해서 파고 들어가더니 느긋하게 젖을 먹는 것 같습니다.
"엄마, 저도 말을 잘 들었는데 젖 많이 먹어도 돼?"
노랭이가 엄마에게 자랑하듯 한 마디 하는군요.
"그럼, 그럼. 내 새끼들 모두 착하니 오늘은 원대로 먹어도 돼."
어미 고양이가 배가 부른지 기분 좋게 한 마디 하고 즐거운 표정으로 드러누워줍니다. -
"검둥이, 흰둥이 너희들 빨리 못 나와. 나보고 많이 먹으라고 했단 말이야."
"얼룩아! 지난 번엔 내가 쫄쫄이 굶었으니 한 번만 봐주라." -
- "아이고! 나 죽겄네. 한꺼번에 네 놈이나 날 깔아뭉게니 숨을 못 쉬겠네. 애라, 기분이다. 오늘 너희들 배 터지게 한번 먹어봐라."
어미 고양이가 아예 하늘을 쳐다보고 누워버렸습니다. 그래도 새끼들이 기특한지 앞다리로 껴안아주고 있군요. 정말이지 흐뭇한 광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
- 저도 이러는 도둑 고양이 가족이 너무나 좋아보여 엄마와 새끼들을 번갈아가며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어미 고양이가 기분 좋은 표정으로 절 바라보면서 이렇게 묻고 있더군요.
"주인님, 저 새끼들 잘 키우죠?" -
- "그래. 정말 잘 키우고 말고. 너에게 순종하는 너의 새끼들이 너무 예뻐서 나 지금 눈물이 나올려고 그래."
"주인님, 늘 이렇게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엄마 고양이와 저는 서로 눈으로 이런 대화를 나누고나서 이제 헤어질 시간입니다.
새끼 고양이들이 엄마 말도 잘 듣고 언제까지라도 이렇게 행복하게 살기를 바랍니다. -
(사진 및 스토리 구성: 고란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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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정말 오늘도 찾아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물론 저로써는 모험이었지만 이렇게까지 새끼들과 가까와질 줄은 몰랐습니다. 마치 집고양이들을 보는 것만 같네요.
앞으로도 종종 찾아와 좋은 모습들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님들 모두가 오늘도 정말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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