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8. 17:48ㆍ나의 단상집
우리 님들 혹시 각종 전시회에 가보신 적이 있으세요?
전시장에 여러가지 상패나 상장이 놓여있는 것을 보셨나요?
그렇다면 작품 감상과 상패 감상을 같이 하셨나요?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여기서는 한국춘란 전시회를 언급했지만 대부분의 전시회가 다 해당될 것입니다.
어떤 불만이 있었는지 한번 잘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한국춘란 전시회에 부쳐
지난 봄날, 어느 한국춘란 전시회를 감상하러 간 적이 있었다.
난을 감상하려 함은 그래도 하나의 낭만을 찾고자 함인데, 낭만이 없는 생활은 마치 겨울에 눈이 없는 것만 같아 삭막하게 여겨질 수밖에 없으리라.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열리는 한국춘란전은 난을 보는 안목도 길러줄 뿐만 아니라, 사람의 궁극적 욕구를 만족시켜주기에 충분했다. 남의 축제행사에 밤 놔라, 대추 놔라 하는 것은 실례의 말이 되겠지만, 차후에 다소 개선을 해봤으면 하는 불만이 서서히 생겨나는 것을 막을 길이 없었다.
전시장을 황홀하게 만들고 있는 난들은 말없이 자신의 모습만을 보여주고 있건만, 마치 세속에 물든 사람들이 찧고 까부는 것만 같은 무슨 무슨 상 등등의 금, 은, 동 딱지들이 너저분하게 붙어있는 것들이 많았는데, 이 얼마나 자질구레한 짓들인지 모를 정도로 불만이었다.
물론 우수한 작품과 열등한 작품은 같을 수는 없다. 그런 작품을 만들기까지 출품자의 보이지 않는 정성과 노력이 베어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런 상패와 딱지가 으리으리한 계급장만 같아 보여, 모처럼 힘들여 출품된 여타의 작품들은 마치 무슨 졸병들만 같이 초라해보이는 것이었다.
일노 전쟁 시절, 자기 과시를 위해 너무나도 눈부신 훈장들을 붙여대고 출전한 일본장교들이 적의 눈에 잘 띄어 더 많이 죽었다고 한다. 지나친 자기 과시는 결국 불행을 자초할 수도 있는 것이다.
미란 아름답고 보기 좋으며, 진과 선이 구상화된 것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미를 관상하는 세계에도 이렇듯 계급이 꼭 있어야만 하며, 금은 딱지에다 상패까지 놔두어야만 흡족하겠는가 말이다. 주최 측에서 미란 무엇인지를 안다면 이런 딱지나 상패가 얼마나 직접적인 감상을 앞에서 가로막고 있는지 알아야만 하리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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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님들 즐겁게 감상하셨나요?
전시장에서의 문제점은 비단 저만 느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렇지만 다소 개선되어야 할 점도 있을 것만 같습니다.
우리 님들,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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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인 섬세함이 글에서 느껴지네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여울목 2009.01.04 18:29
- 고통도 시련도 나의 벗이엿거늘 그것을 모르고 살아온 제 자신이 참으로 부끄럽다
생각하는 그런 하루였습니다 앞으로는 지혜롭고 슬기롭게 벗을 인정하는 참 인간으로
태어나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 고란초 2009.01.04 20:52
- 신디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님께서도 한국춘란을 좋아하시는지요?
저도 난을 좋아하긴 합니다만 전시회를 자주 관람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약간 개선의 여지가 필요할 것만 같아 이 글을 써본 것입니다.
신디님, 항상 바쁘실텐데 와주셨군요.
신디님께서도 올 한 해 항상 건강하셔야 합니다. 아울러 행복만이 충만하시길 기원드립니다. -
- Catalina 2009.01.05 01:34
- 네~맞는 말씀입니다.
전시회에 출품된 난들은 모두가 어떤 상이라는(?)
리본이 다 붙어 있겟지요<?>
비단 저 모습 뿐만은 아닌줄 압니다 저도.
해서~문외한들의 안목은 거기에서 머물겠지요?"
거리에 나서 보면~간판들이 그렇습니다.
남의 것보다 내 것이 더 눈에 띄도록
어지럽게 늘어선 것이나 다를바 없습니다.
유럽에선~선진국에선 그렇게 안해도
다들 장사를 하고 있는데~말입니다.휴~ -
- 고란초 2009.01.05 09:45
- 여울목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님께선 회한이 있으시나 봅니다.
항상 서로를 위로해주고 서로에게 용기를 주면서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만 같습니다.
여울목님, 그간 잘해오셨는데요. 님의 고운 마음을 보는 것 같아 숙연해집니다.
여울목님, 방문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항상 행복하셔야 합니다. 저도 그렇길 빕니다. -
- 고란초 2009.01.05 10:01
- 카타리나님, 방문해주시고 평까지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전 미를 감상하는 전시회의 느낌과 불만을 좀 늘어놨거든요. 좀 심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런 것들이 마치 자기 과시만 같이 보여서요..다른 작품들은 너무 죽어 있는 것만 같았거든요.
즐거운 글이 아니라서 죄송합니다.
카타리나님, 항상 즐겁게 사시고 행복만이 충만하시길 빕니다. -
- Catalina 2009.01.18 11:46
- 아닙니다.
저도 전시회엘 가 보진 않았지만.
tv등에서 관심있게 보고 있었습니다.
모두 무슨 무슨 상이라고 꼬리표가 다 붙어 있는것 같은데요"ㅎ -
- 고란초 2009.01.20 19:55
- 카타리나님, 그렇습니다. 그런 꼬리표가 문제같습니다.
예술의 세계나 미를 관상하는 세계는 우열이 존재할지라도 각자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을 그래도 모두 다 예술적으로 봐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꼬리표를 붙여 열등한 작품에다 침을 뱉어서는 안 될 것만 같았기에...
저도 간혹 춘란을 전시해보곤 하는데 제가 전시한 곳은 이런 것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기른 춘란도 별 볼일 없지만 많이들 봐주시고 은근히 보람있기도 하더라고요.
만일 딱지가 붙었다면 제것은 가장 햇졸병일 것입니다만,,ㅎㅎ -
- Catalina 2009.07.07 04:06
- 춘란의 심오한 아름다움은 느낌으로만 알수 있을것 같습니다.
이곳의 기후가 춘란엔 어울리지 않아서 볼 수 없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난에 대한 우열은~아무런 의미가 없고 저 나름의 가치로 보면 되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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